[논평]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은 시간이 지나면 뭉개지는 잼인가 :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중 여성노동과제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은 시간이 지나면 뭉개지는 잼인가.
–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중 여성노동과제

 

지난 21일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안하는 박근혜정부 국정과제가 발표되었다. 140대 국정과제로 요약된 본 문건은 박근혜 정부가 향후 5년간 국정운영의 지표로 삼고 끌어나가야 하는 주요 과제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국정과제 중 여성노동분야의 내용은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서 후퇴되거나 구체성이 사라져 버렸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은 애초에 여성노동자들이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에 많이 부족한 내용들이었다. 노동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여 보다 나은 정책 구상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또 후퇴한 것이다. 취임도 하기 전에 공약의 말 바꾸기를 반복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5년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은 여성의 60%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법은 사회양극화 해소의 측면에서도 사회 통합과 복지국가 실현, 경제민주화 핵심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므로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제시하여야 한다. 특히 여성비정규직 정책은 비정규직을 줄이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성평등의 관점으로 고용에서 기회의 평등, 과정의 평등, 결과의 평등과 모성권 보장의 방향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별도의 정책이 있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공공부문부터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대해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겠다고 공약하였다. 그러나 국정과제에는 기간의 구체성이 실종되었다. 현재 4만 6천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하였지만 공공부문 여성 비정규직만 20만이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면서 53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 실현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특수고용노동자의 문제는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의 문제로 접근하는 사고는 근본적 문제해결 의지가 없는 시혜적 정책일 뿐이다. 5년 넘게 투쟁하고 있는 88CC 경기보조원이나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문제는 노동자성 인정의 문제가 핵심이다. 장기투쟁 여성노동자의 대표격인 88CC경기보조원과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한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

또 가사노동자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59년 전 제정된 노동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사노동자의 노동자 불인정의 문제는 바뀐 노동환경에 맞지 않는 규정이다. ILO협약 비준, 노동법 개정 등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정과제에서 ‘가사사용인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제정, 자율개선 지원’이라는 내용 밖에 없다. 특수고용노동자와 가사노동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는 법 개정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사회보험료 100%지원 공약이 국정과제에서 1/2로 슬그머니 축소된 것을 보면서 公約은 정말 空約일 뿐인가라는 절망이 더욱 커져간다.

여성의 일․ 생활 균형을 저해하는 환경에 대한 문제해결 의지도 낮아 보인다. 여성의 일․ 생활균형이 가능한 정책은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의 자유로운 사용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그리고 남성의 육아참여가 핵심이다. 국정과제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기간과 소득대체율이 명시되지 않은 [아빠의 달] 도입과 정확한 규모 제시가 없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임신 중인 여성노동자들의 시간제 노동자로의 전환 뿐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우리나라 모든 고용형태 중 가장 저임금의 사회보험 적용률이 낮은 일자리이다.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란 말은 어불성설이다. 시간제 노동자들은 73%가 여성이며 당장 실태파악을 통해 처우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확산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이 자유롭게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고, 아버지 영아육아휴가제는 공약한 대로 한 달간 100% 유급으로,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30%까지 확충토록 해야 한다. 시간제 일자리 확산 정책은 당장 폐기하고 현재의 시간제 노동자 보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이라는 국정과제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공약에도 구체적인 수치가 없기는 했으나 분야별 방안 제시를 통해 여성참여 확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정과제에 이르면 이 내용들이 모두 ‘여성참여 확대’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버린다. 공공기관의 여성관리자 30% 할당 목표제를 신설하고, 평가지표에 반영토록해야 하며 각 위원회 및 여성교수, 여성교장 또한 구체적인 수치를 반영한 채용 쿼터제 도입이 필요하다. 할당제 등은 공공부문에서 앞장서서 선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개선 내용 역시 공약에 비해 후퇴되었다. 여성의 유리천정은 우리사회의 후진성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불평등을 대표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와 지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 의지의 표명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공공부문이 선도해야할 몫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열 자식 굶기지 않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 열 자식 속에 여성노동자는 없는가. 열 자식은 대체 누구인가 묻고 싶다.

 

2013. 2. 22

여성노동정치행동
한국여성노동자회 ․ 전국여성노동조합

 

 

 

첨부] 공약과 국정과제 비교표

공약

국정과제

2017년까지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
– 여성 장관 및 정부위원회 내 여성위원의 비율 단계적 대폭 확대
–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 도입 및 평가지표 반영
– 여성교수 및 여성교장 채용쿼터제 도입
– 여성인재 아카데미 설립

68.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
1)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
공직, 교직, 공공기관 등의 여성관리자 및 정부위원회 여성참여 확대, 여성인재 아카데미 설치를 통한 여성리더 양성 및 여성 인재풀 확충

공약

국정과제

2. 적극적 고용제도 정착을 통한 여성의 고용 확대
– 여성 근로자의 고용기준 미달범위 확대(현행 여성근로자 및 관리자의 고용비율평균 60%->70%)를 통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강화
–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이행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조달계약 혜택 제공
–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미이행 기업에 대한 이행 강제력을 담보하기 위해 시정권고를 지키지 않는 기업 명단 공표

68.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
유연한 일자리 확대 및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정착
–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유연 근무제도 활성화 및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공약

국정과제

3. 종합육아지원대책
– 임신초기 12주, 임신말기 36주 이후 일일 2시간씩 근로시간 단축(유급)
– 출산 후 1개월간 남성 출산휴가 장려(100% 유급)
– 수요자 맞춤형 보육 서비스 제공
– 영아 종일제 돌봄서비스 확대
– 0~2세 영아 보육료 국가 전액 지원 및 양육수당 증액
– 3~5세 누리과정 지원비용 증액
– 어린이집 확충(국공립 어린이집 50개소 신축, 기존운영 시설 100개소 국공립 전환, 공공형 어린이집 확충)

65. 행복한 임신과 출산
6) 일터에서의 임신,출산 지원 강화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 신청제 도입,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발굴 및 참여 사업장 지원 수준 인상, [아빠의 달]도입을 통한 아빠의 출산휴가 장려

66.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
1) 국공립 및 공공형 어린이집 등 확충, 직장어린이집 설치 기준 개선 및 직장보육시설 확충

3) 근로자 자녀양육 여건 조성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까지 육아휴직 사용 확대 검토, 추진. 비정규직 계속고용지원금 및 중소기업 대체인력채용장려금 지원 확대 등

공약

국정과제

4. 여성의 경제활동 복귀를 위한 국가의 전폭적 지원

53. 맞춤형 취업지원 및 고용서비스망 강화
대상별 맞춤형 취업지원 강화
여성 :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지원 강화, 경력단절 여성 취업지원 강화 등

공약

국정과제

5. 상시, 지속적 업무 정규직 고용관행 정착
–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실질적인 고용안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
– 공공부문부터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함.
– 대기업의 정규직 전환 유도

6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근로자 생활 보장
1) 정규직 전환 및 차별해소
공공기관의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고용 개선 추진(비정규직 고용안정 및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제정, 대기업의 고용형태별 고용현황 공시제도 도입 등)

공약

국정과제

6.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을 제정하여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원청업체 정규직 근로자와 동종, 유사한 업무를 할 경우 차별적 처우 금지
– 사내하도급 계약 만료시에 사내하도급 사업주가 교체되더라도 기존업무가 유지되는 경우에는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고용 보호
– 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 실시하여 동일한 불법파견 확인 시 원청업체가 직접 고용하도록 행정명령

6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근로자 생활 보장
2)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 제정 추진 및 불법파견 판정(결)을 받은 사업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 실시(동종, 유사 업무의 원,하청 근로자간 불합리한 차별금지 등)

공약

국정과제

7. 비정규직 근로자 사회보험 적용 확대
– 월급여 130만원 미만(2013년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보험, 국민연금 보험료를 100% 정부가 지원하여 사회보험 적용 확대

6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근로자 생활 보장
3) 사회안전망 확충
고용보험,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대상과 수준 확대 및 지원 대상 사업장 확대 검토
대상근로자 125만원 미만 -> 130만원 미만
지원수준 1/3~1/2 차등지원 -> 일괄 1/2 지원

공약

국정과제

8. 특수고용직 근로자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가입 확대
– 특수고용직 근로자 현실에 맞게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제도를 설계하여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사회안전망 확대
– 특수고용직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여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6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근로자 생활 보장
3) 사회안전망 확충
실태조사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고용보험 적용 확대방안 마련, 추진

공약

국정과제

9. 최저임금 인상기준을 마련하여 근로자 기본생활 보장
– 최저임금 결정 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기본적으로 반영하고, 여기에 노동시장 상황을 감안하여 소득분배 조정분을 더하도록 최저임금 인상기준 마련
– 최저임금제도가 노동현장에서 확실히 이행되도록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반복해서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징벌적 배상 제도 도입

62.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근로자 생활 보장
4) 최저임금 인상기준 마련 및 임금체불 청산
합리적인 최저임금 최저인상률 가이드라인 마련, 중장기적 적정 최저임금 수준 목표치 설정 등
임금체불 청산을 위한 제도개선(지연 이자제 도입, 임금체불 예방, 감시시스템 구축 등) 감독강화 및 대국민 캠페인 등 인식개선 추진

공약

국정과제

12. 여성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확대
– 현행 만6세이하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을 초등학교 저학년(3학년)까지 1년 이내 육아휴직 사용 가능하도록 확대
– 비정규직 여성의 ‘임신, 출산후 계속 고용지원금’, ‘육아휴직 장려금’, ‘대체인력채용장려금’ 확대

66.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
3) 근로자 자녀양육 여건 조성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까지 육아휴직 사용확대 검토, 추진, 비정규직 계속고용지원금 및 중소기업 대체인력채용장려금 지원 확대 등

공약

국정과제

11. 돌봄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 돌봄서비스 유형 및 임금체계의 표준화 등을 통해 체계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돌봄서비스 수요자에 대해 실질적 표준안을 제공
– 서비스 수급현황과 전망, 제공업체 및 고용알선기관, 종사자수와 고용형태 및 임금, 근로시간 현황 등 기본적 통계정보 시스템 구축

54. 복지 일자리 확충 및 처우개선
돌봄 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 4대 돌봄 바우처 사업 중심으로 서비스 유형 및 임금체계 표준안 검토 및 방안 마련
– [사회서비스 사업지원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
– 사회서비스 수요, 공급 실태조사 및 사회서비스 산업 특수분류 신설

55. 고부가가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사회서비스 분야 종사자 종사여건 개선
– 가사사용인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제정, 자율개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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