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행동의 날 기자회견문

20130424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행동의 날 기자회견문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에게 강요되는 저임금,  호봉제 쟁취로 바꾸자!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자!

 얼마 전 이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직위해제 되었다. 그는 행정실무사를 비롯한 학교 여성 노동자들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회식 자리에 동석시켜 술을 따르게 했다. 학교 비정규직 채용 과정에서는 여성 지원자에게 가슴 크기를 물어보아 결국 그녀는 지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행정을 돌아가게 하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먹을 따뜻한 밥을 짓고 과학실에서 수업에 필요한 재료들을 정성껏 준비한 사람들이 바로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학교에서 꼭 필요한 일에 오랜 기간 종사하면서도 처음부터 ‘일용잡급직’으로 불리웠다. 똑같이 일하면서도 터무니 없이 낮은 임금을 감내했고 처우 개선은 말도 꺼내보지 못했다. 방학 때 똑같이 쉬었지만 길고 긴 무급 휴가를 다녀오는 것과 같았다. 2004년 이후 ‘연봉제’가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오래 일할수록 더욱 벌어지는 임금 격차 속에 많은 박탈감을 느껴왔다.

 여성이 90% 이상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저임금은 여성의 일을 하찮게 여기고 보조적인 일로만 여겨 결국 낮은 임금과 안 좋은 노동조건을 감내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다. 하찮은 일을 한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하찮은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이 우리 사회다. 아무리 일해도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노동자는 섣불리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우리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해져온 부당한 처사를 바꾸기 위해 학교 현장에 깊이 박힌 차별의 뿌리를 뽑는데 힘을 모아 연대하고자 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전국여성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전회련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가 지난 4월 8일부터 호봉제 쟁취를 위한 연좌농성과 집중집회 등을 벌이며 공동 투쟁에 돌입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호봉제 실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교육부와 집권 여당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와 사용자성 불인정이라는 핑계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해왔다.

 사회적 여론 또한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는데 크게 공감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15만 명에 달하여 전체 공공부문 노동자 중 43%를 차지하지만 근속연수와 무관하게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되는 연봉제 때문에 오래 일 할수록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심각해지고 있다. 같은 직종인 10년차 비정규직 영양사의 경우 정규직 연봉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거세지자 학교 비정규직 중 상시 지속적 업무에 해당하는 직종을 단계적으로 무기계약직화 하겠다고 발표 했지만 차별적인 임금체계를 바꾸기 위한 노력에는 여전히 관심이 없다. 호봉제가 분명히 도입되지 않는다면 이름만 무기계약직인 저임금 일자리로 고착될지 모를 일이다. 특히 정부가 민간 위탁 방식으로 학교나 지자체의 돌봄 일자리를 늘릴 경우 이 자리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들로 채워질 것이다.

 우리는 동등하게 일하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일터를 원한다. 우리는 여성 노동자가 존중받으며 일하는 사회를 원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호봉제를 쟁취하는 것은, 저임금 일자리가 여성노동자들로 채워지는 차별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호봉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교육부가 책임지고 호봉제를 도입하라. 공공부문부터 평등한 일터 만들기에 앞장서라.

 생생여성노동행동은 여성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앞장설 수 있도록 여성계의 연대를 모아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6월 22일 3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전국대회를 앞두고 호봉제 쟁취를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할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교육부는 호봉제 실시하여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하라!

2. 교육부는 호봉제 도입을 위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하라!

3. 교육부는 학교 비정규직 여성들의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개선하라!

 2013년 4월 24일

 생생여성노동행동

(노동자연대다함께 /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 전국여성노동조합 / 전국여성연대 /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 한국노총 / 한국여성노동자회 / 한국여성단체연합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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