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탄 여성노동계 기자회견

정론관

일자리의 질 ․ 평등한 여성노동권 고려 없이  고용률 달성에만 급급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여성노동자의 이름으로 규탄한다.

 ◆ 일시 및 장소 : 2013년 6월 11일 (화) 오전 9시 40분, 국회 정론관

 ◆ 홍영표 의원실, 남윤인순 의원실, 심상정 의원실, 은수미 의원실, 장하나 의원실, 한정애 의원실,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순 서

 사회 : 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

 – 인사말 : 참석의원 발언

– 여는 발언 :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김수자 회장

– 현장 발언 : 전국여성노동조합 나지현 위원장

– 성명서 낭독 : 한국여성단체 연합 권미혁 대표, 한국여성민우회 박봉정숙 대표

 

일자리의 질 ․ 평등한 여성노동권 고려없이 고용률 달성에만 급급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여성노동자의 이름으로 규탄한다.

  

6월 4일 정부는 ‘일하고 싶으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며 <고용률 70% 로드맵(이하 로드맵)>을 발표했다. 세부 내용을 펼쳐보니 고용률 70% 달성은커녕 더 열악한 일자리만 양산하고, 여성 노동권을 더 약화시키는 그야말로 최악의 로드맵이었다. 이에 우리 여성․노동계는 여성노동문제의 핵심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채 현실과 괴리된 정책만을 계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로드맵에서는 장시간 노동 현실을 해소하여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한다. 한국은 2011년 기준으로 OECD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긴 나라이다. 실제로 야근과 과다 노동으로 인해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노동시간 단축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고용률이 향상되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그림이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방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용률 70% 달성에만 급급하여 시간제 일자리만을 창출하겠다는 것은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로드맵의 핵심 내용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2010년 여성부가 제안한 ‘퍼플잡’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연근무 즉 시간제 노동을 통해 여성이 일도 하면서 가정도 챙길 수 있다는 취지로 제안되었던 ‘퍼플잡’은 여성 노동자를 ‘유연근무’라는 허울 좋은 말 속에 가둬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조건에만 머물게 하는 일자리로서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여성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폐기되어야 할 정책을 재탕하며, 현 정부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는 당시의 ‘퍼플잡’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는 수식어만 덧붙여졌을 뿐 열악한 일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부터 공공부문의 시간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올바른 노동정책을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이 앞장서 ‘시간제 일반직 공무원’과 ‘시간제 교사’ 채용을 추진하고 고용유연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여성․노동계는 시간제 일자리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제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의 기본 전제조건인 최저임금을 통한 생활임금의 현실화, 전일제 전환의 가능, 승진과 복지혜택 등에서 전일제 정규직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 2013년 지금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볼 때, 시간제 일자리가 이러한 전제조건을 갖출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스럽다. 일자리의 기본 전제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고용률 70% 달성에만 급급해 정부가 앞장서서 나쁜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여성․노동계는 반대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로드맵에서 50%에 머물고 있는 여성 고용률을 10% 더 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일자리의 질에 관한 전반적인 고려가 선행되지 않은 채 여성 고용률은 향상될 수 없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고용율 70% 달성에만 눈이 멀어 여성노동자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출산전후휴가 사용 시 육아휴직까지 일괄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자동 육아휴직’ 정책이다. ‘자동 육아휴직제’는 여성노동자에게만 양육을 전담하도록 하여 여성노동자가 종사하고 있는 일자리의 질을 나쁜 일자리에만 머물게 하고, 여성노동자를 노동시장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할뿐이다. 육아휴직은 일․생활 양립을 위하여 여성과 남성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자동 육아휴직제’를 통해 누구나가 활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을 여성의 전유물로만 사고하는 한국사회의 전근대적 가치관을 비판 없이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가 경력단절의 두려움과 염려 없이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조건을 만들고, 남성의 육아참여를 확실히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성 노동문제는 절대 단선적으로 풀 수 없다. 종합적이고 제대로 된 정책이 제출되지 않는다면 여성 고용률은 여전히 바닥을 칠 것임은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요란하기만 한 빈수레 같은 로드맵이 아니라,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다각적으로 파악하여 일자리의 질이 보장 되는, 평등한 노동권이 확보되는 정책을 현 정부는 제시해야 한다. 숫자 채우기에만 급급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여성노동자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하며, 여성․노동계는 박근혜 정부의 앞으로의 행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13. 6. 11

홍영표 의원실, 남윤인순 의원실, 심상정 의원실, 은수미 의원실, 장하나 의원실, 한정애 의원실,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한국가사노동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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