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르노삼성자동차는 성희롱 피해자와 도와준 동료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중단하라

 

르노삼성자동차에 성희롱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팀장이었고 피해자는 팀원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직속상관인 가해자로부터 1년간 상습적이고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했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고통에 회사를 그만 두려고 했습니다. 처음 성희롱 사실을 고지 받은 담당임원은 ‘성희롱이 있었다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그만두어야 한다며 사직은 보류하자’며 피해자를 도와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태도는 며칠 새 바뀌었습니다.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가 먼저 유혹했다.’, ‘만남에 동의해 놓고, 이제 와서 무고한 사람을 성희롱으로 신고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는 사건 보고이후 2달 만에 정직 2주라는 가벼운 처분만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일들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회사는 피해자가 대표이사 및 사직종용 이사, 인사팀장, 가해자 등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중에 드러난 증인, 피해자의 동료 직원에게 피해자와 어울리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동료직원이 말을 따르지 않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징계를 내려 보복을 시작했습니다. 피해자는 전문업무에서 서무업무로 배정되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성희롱 피해자와, 동료직원 이 둘 모두에 대한 부당 징계 결정이 났습니다. 이틀 후 회사는 바로 피해자의 동료 직원 정00씨에게 직무정지와 대기발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놀란 정00씨가 당분간 사무실에 출입할 수 없을 것이 염려되어 자기 개인 사물들을 싸서 퇴근했습니다. 회사 정문에 기다리던 인사팀과 보안팀 용역 직원 등 성인남자 5명은 기다렸다는 듯이 차량을 덮치고, 정00씨와 피해자 김00씨를 회사 기밀을 탈취한 죄인 취급하며 절도죄와 절도방조죄로 형사고소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피해자 김00씨와 도와준 동료 정00씨는 2달째 대기발령중입니다. 화장실 사용 시간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에 의해 감금에 준하는 부당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발표한 2013년 상담사례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 상담건수의 56.35%로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서 12%증가했습니다. 특히 불이익조치에 대한 사례는 총79건을 차지해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중 35.59%에 달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벌어진 사건은 성희롱 이후 조력자를 포함, 피해 노동자에 대한 부당징계와 각종 괴롭힘 등 회사에 의한 불이익조치가 집약된 대표적인 문제 사례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당장 피해자와 동료 직원을 괴롭히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같은 행동이 남녀고용평등법및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에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르노삼성자동차를 주시할 것이며, 부당한 상황에 처해 있는 피해자와 동료직원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행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우리는 르노삼성에서 벌어진 이번 성희롱 사건을 통해 뿌리 깊은 성차별, 성폭력이 사라지는 법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성희롱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한 부당한 보복성 징계와 각종 괴롭힘 등 불이익조치를 즉각 중단하라. 피해자와 조력자를 괴롭히는 2차 가해자들을 징계하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라.

 

■르노삼성자동차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에 대해 제대로 된 징계를 내려라. 노동권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라.

 

■고용노동부는 르노삼성자동차 본 사건에 대해 즉각 면밀한 조사를 행하라.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내 주요기업의 직장내 성희롱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감독하라.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와 조력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기 위해서 기존의 불이익조치(고평법 14조 조항 중 “그 밖의”)에 대한 해석을 확장하고 법적판단 시 전후맥락까지 제대로 짚어내는 해석을 하도록 하는 등 보다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라.

 

 

2014년 2월 5일

다산인권센터,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김상희의원실, 남윤인순의원실, 한명숙의원실

[붙임자료]

르노삼성 성희롱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경과 보고

및 사측 조치의 부당성

 

 

Ⅰ. 성희롱 사건 요약

 

· 피해자 : 르노삼성자동차 10년 근무. 차량상품성팀 과장. 2012년 1월 연구소로 발령.

· 가해자 : 50대. 차량상품성팀 팀장(부장), 2012년 3월 1일 현 팀으로 발령.

 

– 2012년 4월 ~ 2013년 3월 4일까지 약 1년간에 걸쳐 끈질긴 애정표현과 사적 만남 제의 등의 지속적인 구애 행위

 

Ⅱ. 르노삼성의 직장 내 성희롱 해결 절차상 문제점

 

1.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언 왜곡되거나 인정되지 않음.

– 여러 동료들이 ‘피해자로부터 성희롱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해자가 보낸 사적인 문자를 본 적 있다’, ‘회식자리에서 정과장이 울면서 성희롱 때문에 회사 못 다니겠다고 한 사실을 들었다’ 증언. 이러한 진술로는 성희롱 입증할 수 없다며 묵살함.

– 1년에 걸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희롱 행위에 대해, 그 연관성과 전후 맥락, 정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대부분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고 피해자의 진술만 있어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음. 가해자가 인정한 특정 성적 언동에 대해서만 성희롱 인정.

–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있고, 일부는 가해자 스스로도 인정하였으며, 그러한 문자를 본 적이 있다는 증인이 있음에도 “객관적 증거가 없다” 결론.

 

2. 완곡한 거절을 ‘성적 만남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

– 성희롱 초기 가해자가 주말 산행을 하자며 끈질기게 제안하자, 피해자는 당장 피하는 데 급급해 최대한 부드럽게 ‘다음에 가자’며 거절한 메일을 들어 “합리적 여성의 과점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받았다고 평가하기 어려움”이라고 결론.

– 피해자는 첫 번째 산행 이후 단 한 번도 같이 가자고 먼저 제의하거나 같이 간 적 없음. ‘미움 받을까봐,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한 말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음.

– 자신에게 고과를 주는 직속상관에게 처음에 단호하게 거절하기 어려운 심리적 부담과 권력관계에서 발생하게 되는 성희롱 사건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음.

 

3. 2013. 5월 13일 성희롱 가해자 경징계 결정

– 징계 사유 : 성희롱 및 시험용 차량 개인적 유용

징계 수위 : 2주 정직, 팀장 직 보직해임

– 성희롱 신고한 이후 2달여 만에 가해자 징계 결정.

– 조력자의 근태불성실 사유로 한 보복성 징계가 정직 1주인 것을 감안하면 지나친 솜방망이 처벌임. 사내 시험용 차량 유용과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만으로도 충분히 중징계가 내려질 사안인데, 성희롱으로 인한 징계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도록 희석됨.

 

4. 사직 종용한 이사에 대한 징계 이루어지지 않음.

– 2013년 3월 피해자가 처음 성희롱을 보고한 담당 이사가 사직 종용. 이후 피해자가 인사팀에 직접 성희롱 사실을 공식적으로 신고함.

– 인사팀 답변 “본 사건을 당사자 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개인적 발언을 한 것”,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하거나 불이익을 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

– 성희롱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지 ‘당사자 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사적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 성희롱을 당사자 간에 합의로 조용히 해결하려는 시도는 성희롱 사건을 묵인하고 은폐하려는 행위이다.

 

Ⅲ.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한 광범위한 불이익 조치

 

1. 조력자에 대한 보복성 표적 징계

– 조력자 (정00대리) : 인사팀으로부터 악의적인 소문이 유포되었다는 내용 진술. 민사소송에 제출된 증거에 이름이 노출됨.

– 2013년 6월 경 인사팀이 직속 상사에게 피해자와 어울리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 이메일 보냄.

– 조력자 상사가 인사팀으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정00대리를 불러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

– 2013년 7월 근태로 인한 정직 1주 징계 (징계 사유 : 부서장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8시간의 근무시간을 미 준수한 행위)

– 디자인 부서의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유연근무제 시행. 근태는 해당 부서장이 관리함. 부서장이 징계를 반대하는데도, 인사팀장이 와서 무조건 징계 주라고 경고하고 징계 강행.

– 지지자가 보복성 징계를 당하는 것 보면서 이후 어느 누구도 피해자를 돕거나 같이 어울리려 하지 않음.

 

2. 피해자 징계 절차

– 법적 대응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동료에게 진술서를 받은 행위를 문제 삼음. (징계사유 – 같은 팀 부하 직원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며 강압적 분위기 하에서 의무 없는 진술서를 징구한 행위)

– 징계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괴롭힘 행위 : 4번의 조사 이후에도 끊임없이 조사 출석 통보. 험악한 분위기 속에 같은 내용 중복 질문하거나 가지고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 캐묻는 식. 건강 문제로 서면조사로 갈음하겠다고 해도 면접 조사만을 강요.

– 2013년 8월 21일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위원회에 변호사 동행 거부. 정문에서 변호사 통행 막고 피해자 혼자 들어오라고 함. 당사자 불참 하에 징계위원회 진행됨.

– 2013년 9월 4일 협박에 의한 진술서 징구로 “견책” 징계

 

3.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 유포.

– 소문 유포의 진원지는 가해자와 인사팀으로 추정됨.

– 2013년 3월 ~ 5월 성희롱 조사 과정에서 취득된 정보가 피해자의 신원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인사팀원으로부터 유출됨. ‘여자가 먼저 유혹했다’, ‘만남에 동의해 놓고 이제 와서 무고한 사람을 성희롱으로 신고했다’ 등 일방적으로 왜곡된 내용으로 소문이 유포됨.

 

4. 피해자 업무 전환 불이익

– 2013년 10월 17일 기존의 전문 업무(연구직)에서 공통 업무(서무 업무)로의 전환 통보.

 

 

Ⅳ. 공포적인 압박과 탄압

 

: 부당징계 제소하는 등 피해자와 조력자가 끝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더욱 더 과도하고 공포적인 탄압을 계속하고 있음.

 

1.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한 직무 정지 및 대기발령

– 2013년 12월 4일 지방노동위원회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해 부당징계 판정.

– 2013년 12월 6일 금요일 퇴근 10분 전, 조력자에게 직무정지와 대기발령 통보. 짐을 싸서 피해자와 함께 퇴근을 하는 도중 정문에서 보안 점검을 구실로 인사팀과 보안팀, 용역직원 등 5명이 달려들어 개인 짐을 탈취하려 함. (1년 간 보안 점검 없었음.) 큰 공포를 느낀 피해자와 조력자가 차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 고메 파출소에서 보안팀이 아닌 인사팀이 업무 관련 문서와 개인 문서 구분하여 가져감. 그 후 기밀문서를 빼돌려서 직무정지 당하고 형사 고소 할 것이라는 소문 유포하며 겁을 줌

– 2013년 12월 11일 피해자에 대해 직무정지, 대기발령.

– 2014년 1월 경 조력자의 자리에 새로운 사람을 뽑는다는 공고가 남. (대기발령이 종료되어도 돌아갈 자리가 없다는 의미)

– 조력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승급시험을 볼 기회 박탈함.

– 피해자에게 NI (F에 해당) 고가를 배정. (같은 업무에 대해 작년 A 받음)

 

2. 회사 측의 형사 고소

– 2013년 12월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하여 형사고소를 함

– 회사 기밀 문서 반출 절도죄

– 노동위원회 심판 회의 과정에 대해 명예 훼손 고소

 

3. 피해자와 조력자 회의실에 격리 조치

– 별도의 분리된 회의실로 대기 발령 조치.

– 점심시간 1시간, 휴게시간(오전 오후 각 10분씩) 외에는 사전 승인 없이 대기발령 장소를 이탈 할 수 없음.

–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다른 사무실 출입 금지.

– 근무시간 중 사적인 용무 금지

– 회사 시설물 및 비품 사용 금지

 

Ⅴ. 불이익조치의 부당성

 

: 한국여성민우회가 발표한 2013년 상담사례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 상담건수의 56.35%로 절반 이상이었다. 특히, 불이익조치에 대한 사례는 총 79건을 차지해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중 35.59%에 달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벌어진 사건은 성희롱 이후 피해 노동자(조력자 포함)에 대한 부당징계와 각종 괴롭힘 등 회사에 의한 불이익조치가 집약된 문제적인 대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 사업주의 불법성

–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고평법) 제 14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하며, 피해 노동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노동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 이렇게 법상으로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에 대해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지 않도록 명백히 규정되어 있지만 법에서 규정하는 것과 달리 르노삼성자동차는 불법을 행했다.

– 회사로서 행해야 할 피해자보호조치는커녕 가해자를 솜방망이 처벌하고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보복성 징계 등 직접적인 불이익조치뿐 아니라 악성소문유포, 왕따 등 각종 괴롭힘의 중심에 서서 피해자와 조력노동자의 노동권 침해를 자행한 것이다.

 

2. 직장내 성희롱적 조직문화의 문제

–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어떤 특정 조건 하에서나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이전에 이미 만연된 성희롱적 조직문화에 의해 발생되게 된다.

– 성희롱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성찰 속에서 사건을 공동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희롱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 동료나 주변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 결코 피해 노동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직장 동료 등 조력자의 노력과 피해 노동자에 대한 지지가 있어야 성희롱 없는 평등한 공동체, 조직문화 회복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 피해 노동자를 포함하여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의 지지는 제대로 된 사건해결의 밑거름이 된다. 그럼에도 르노삼성자동차는 피해자뿐 아니라 조력자에 대해서도 부당한 불이익조치 화살을 동시에 겨눴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 성희롱 사건에 대해 말문을 막아버리는 ‘본보기’로서 공포적 해결을 함으로서 오히려 성희롱을 덮어버리고자 한 것이다. 결국 불이익조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피해자의 문제제기가 줄어들 수 있다.

– 이는 결국 직장 내 성희롱이 없는 노동환경 조성을 방해하며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다지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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