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사노동자입니다’ 제2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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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서]

 

국회와 정부는 조속히 ILO 가사노동자 보호협약 비준하라!

– OECD 국가 한국, 15번째 협약 비준국으로! –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은 2011년 6월 16일, 제100회 국제노동기구 ILO총회에서 전세계 1억 가사노동자들에게 노동권과 사회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가사노동자 보호협약’ 채택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우리나라에는 가사관리사, 산후관리사, 가정보육사 등 약 30만명에 이르는 가사노동자들이 전문직업인으로 일을 하고 있다. 사회환경과 가족구조의 변화속에 가사노동자의 사회적 역할과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들이 건강하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은 부재하다. 가사노동자는 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에서 제외된 이후 60년이 지난 지금도 최저임금과 4대보험 등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문제를 인정하여 2011년 ILO가 몇 년에 걸친 토론 끝에 가사노동자 보호협약을 비준하였고, 독일과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필리핀, 우루과이 등 14개국에서 협약을 비준하였으며 칠레 등 4개 국가에서는 올해 비준을 목표로 국제적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몇 차례의 연구용역사업을 제외하고는 이에 적극 대응하거나 당사자단체들과 성의 있게 대화하려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국회에 법안이 발의가 되었으나, 이후 어떠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최소 30만에 이르는 가사노동자들을 무시하는 태도이자 국민의 기본권인 노동권과 사회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이에 제2차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맞이하여, 30만 가사노동자들은 양질의 돌봄일자리 확대와 노동권 보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ILO 가사노동자협약 채택에 찬성 입장을 밝힌 정부는 책임을 지고 구체적인 비준 준비하라. 가사노동자, 이용자, 시민노동단체들과 함께 ‘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어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률 개정 및 행정절차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라.

둘째, 가사노동자들에게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을 우선적으로 즉각 시행하라. 노동현장의 작고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도 적정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가사노동자들에게 기본적인 의료비와 생활비를 보장하라.

셋째, 고용과 서비스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가사노동의 공적 고용지원시스템을 구축하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무료직업소개소와 같은 공공의 비영리 취업지원기관을 확대 지원하라.

 

2014. 6. 16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사)한국YWCA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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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가사노동자연맹(IDWF)에서 온 축전을 읽고 있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서울지부 홈닥터 염창순 지부장

 

국제가사노동자연맹(IDWF)에서 온 축전

 

6월 16일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맞아, 우리는 한국의 모든 가사노동자, 특히 IDWF의 가맹 조직인 전국가정관리사협회에 연대를 표하고 싶습니다.

IDWF의 한국 가맹단체인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가사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오랫동안 싸워왔습니다. 가사노동자들은 그 엄청난 숫자와 자신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인 공헌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노동자로 간주되지 않아 휴일, 병가 및 사회적 보호 등 모든 법적 노동자의 권리 적용 범위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올해 가사노동자들은 전세계적으로 ILO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189호 협약) 채택 3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 행사들을 통해 3년 전 제네바에서 열렸던 ILO총회에서 채택된 협약인 가사노동자도 노동자이며, 다른 모든 노동자들과 같은 권리와 보호를 누려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릴 예정입니다. 협약 통과 이후 많은 정부는 국내 가사노동자의 권리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지금까지 14개국은 이 협약을 비준하고 법 개정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대부분이 여성인 가사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끝내기 위해 한국정부가 조치를 취해야할 적기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진행하는 가사노동자의 권리와 사회적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ILO협약을 비준하고 자국 내 가사노동자들을 공식노동자로 인정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 가사 노동은 노동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 가사 노동자는 한국에 있는 다른 노동자들과 동일한 권리를 향유해야한다!
– ILO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 비준!

 

국제가사노동자연맹(IDWF) 사무총장 엘리자베스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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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 심옥섭 지부장님의 당사자발언 모습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 심옥섭입니다. 저는 현재 가정관리사 일을 5년째 하고 있습니다.


옛날, 옛날 1950년대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별로 활발하지 못했고 전문직업으로 삼아 일할만한 직장도 변변치 않아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집에서 가정을 돌보고 직접 가족을 보살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시대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에는 전문 가사노동자의 개념이 없어 가사노동자는 사용자가 개인이라는 점만으로 국가에서 법으로 보호하는 노동자의 지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10년만 지나도 세상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발전하는데 무려 6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가사노동자는 여전히 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답니다. 정부에서 노동자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주 왕복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는 세상 이어도 돌봄노동은 사람의 손으로만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귀한 일입니다.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투철한 직업정신과 봉사정신이 있어야만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맞벌이를 해야 자녀도 기를 수 있고, 교육도 시킬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어린 자녀를 돌 볼 수 없을 때, 몸이 아파 가족들을 챙길 수 없을 때, 늦은 퇴근시간으로 집안일을 보살 필 여력이 없을 때, 집안에 편찮으신 어른이 홀로 계실 때, 나이드신 부모님이 혼자 사실 때, 우리 가사노동자들은 따뜻한 손길로 돌보아 드립니다.

 

가사노동은 궂은일에 노동강도가 높은 중노동입니다. 어지간한 인내심과 부지런함 없이는 해내지 못하는 일입니다. 구석구석 쓸고 닦고 하루종일 발바닥이 헤어지도록 뛰어다니고 진땀을 흘리며 많은 양의 일을 해냅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서 점심은 빵이나 김밥 한줄로 때우고 저녁까지 열심히 일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걸 알아주고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책이 서 있다면 보람 있고 힘이 나겠죠. 바쁘게 일하다 보니 화장실 청소하다가 세제거품에 미끄러져 갈비뼈에 금이가는 중상을 입어도 어디에 하소연 할 곳이 없어 그저 일도 못하고 들어가는 병원비에 한숨만 쉬고 모자라는 생활비에 빚이 늘어갑니다. 채 다 낫기도 전에 붕대를 감은채 다시 일하러 나갈때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제일 많이 아픈 곳이 손가락 관절과 무릎관절입니다. 팔꿈치, 어깨, 허리가 항상 아파서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바로 또 일히러 갑니다. 많이 아파서 며칠이라도 쉬게 되면 고객이 불편하다고 오지 말라고 하기 때문에 쉴수가 없구요.

 

오랫동안 계속 가고 있던 고객댁에서 이사간다고, 전근간다고 하면서 오지 말라고 하면 다른 고객이 생길때까지 그냥 기다려야 됩니다. 우리 인천지부도 대부분의 회원들이 여성가장입니다. 홀로 벌어서 자녀들과 살아나가야 되죠. 정부에선 복기국가를 지향하고 사회안전망으로 사각지대를 없앤다고 하는데 바로 우리 가사노동자들이 그 사각지대에 서있습니다.

 

30만명의 가사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다가 다치고 아플 때 산재보험으로, 갑자가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지고 기본 생활조차 어려워질 때 고용보험으로 최소한의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국회가 나서주십시오.

국제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들도 국제 가사노동자 협약을 비준하여 가사노동자들을 보호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아직 아무런 대책 없이 이 애타는 호소에도 대꾸하지 않는 것입니까?

정부와 국회에서 하루 빨리 ILO 협약을 비준해서 열악한 현실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가사노동자들을 대한민국 안에서 최소한의 복지혜택을 누리면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십시오.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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