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만 양당 합의 규탄,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

국민기만 양당 합의 규탄,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 촉구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문

 

20140811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2014년 8월 7일 세월호 특별법안의 골자에 합의하여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한 것을 두고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의 항의와 규탄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우선, 이 합의의 가장 중대한 문제점은 세월호 특별법의 실제적인 당사자인 가족과 국민들의 입장이 배제된 합의라는 점이다. 세월호 가족들이 제안한 세월호 특별법(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은 불과 두 달 만에 350만 명이 서명한 법안이다. 이는 과거의 전례를 찾기 힘든 가히 폭발적인 호응이었다.

이 폭발적 호응의 배경에는 국가가 마땅히 지켜내야 했던 304명의 목숨이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속절없이 스러져갔던 것에 대한 국가적 충격, 그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무책임과 무능력과 부정부패와 담합에 대한 가족과 국민의 분노, 더 이상 세월호 이전처럼 살 수는 없다는 국민적 각성이 있다. 그래서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전례 없이 강력한 진상규명 특볍법을 만들자는 국민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안을 제안한 가족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가족들과 국민들이 요구해 온 핵심 조항도 배제한 합의를 여야 대표가 밀실에서 단행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합의는 정당성을 가지기 힘들다.

둘째,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의 또 다른 치명적인 문제점은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보장할 장치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는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상설특검법을 활용하는 방안은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방안이다.

상설특검법은 사실상 추천과정에서 법무부 차관과 여당 등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6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는 정당이 특검 추천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최종 임명과정에서도 대통령이 2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지명하도록 함으로써 최종 선택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대통령과 국정원이 참사의 원인제공자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고 행정공권력과 해운업체와의 유착과 담합이 조사대상이 되고 있는 사건으로서, 상설특검법에 의해 대통령이 사실상 선택할 특별검사가 결코 독립적으로 활동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셋째, 여야 원내 대표간 합의의 문제점은 “우리는 더 이상 세월호 이전처럼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새로운 결의에 반하여 집권 여당의 ‘전례 타령’에 야당이 원칙 없이 승복하여 만들어진 지극히 관성적이 처방이라는 점에 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 전례를 따르자는 것은 과거의 관성을 따르자는 것이고 무수히 반복되어온 참사를 다시 반복하자는 것이다. 국민보다 앞서 반성하고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해도 모자랄 정치권이 국민의 각성과 가족의 피맺힌 다짐에 기초한 제안을 전례가 없다는 식의 상투적인 말로 외면한다면 과연 정치의 존재이유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합의는 정치권이 스스로의 존재근거를 부인한 자기 부정이고, 미래로 가려는 국민들을 과거에 묶어두려는 역사의 퇴행에 다름 아니다.

물론, 여야가 합의한 내용 중 특위위원 일부에 대해 피해자 단체의 추천권을 보장하고, 특위에 청문회의 권한을 부여하는 등 가족이 제안한 특별법안의 일부 제안을 수용한 것은 과거의 선례에서 진일보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같은 조사권한을 통해 조사된 내용이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 조사권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독립적인 수사와 처벌 가능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조사권한마저도 무시되거나 무력화될 가능성도 높다. 우리는 많은 선례를 통해 이를 확인해왔다. 따라서 조사권과 독립적인 수사권은 불가분의 요소이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여야 정당은 가족과 국민의 요구가 누락된 밀실합의를 철회하고 즉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둘째, 여야 정당은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대안을 가족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가족들이 제시한 법안대로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특별위원회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해야한다.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29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4월 16일 그 날 이후로 이미 침식을 잊고 살아온 이들이다. 가족들이 죽을힘을 다해 밀고가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은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위한 법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법이다. 우리 모두가 세월호 가족이고 세월호 가족이 우리 모두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특별법과 특검이 과거처럼 실효성 없는 요식절차가 되어 416 대참사 이후에도 동일한 참사가 재발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정치권이 있다면 금배지를 떼고 과거로 돌아가라. 우리는 세월호 가족과 함께 미래로 갈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돈이 생명보다 앞서는 세상, 평범한 사고가 참사로 되는 세상, 참사 이후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 참사가 또 다른 참사를 부르는 세상에서 살 수 없다. 우리는 세월호에서 스러진 아이들과 형제자매들의 영전 앞에서 약속한 이 결의를 실천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이 졸속법안의 처리를 막고 제대로 된 특별법을 쟁취할 것이다.

 

2014. 8. 1.
비상시국회의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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