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노동시장 하향평준화하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안 반대한다!

20050109_비정규직종합대책안 반대

 

오늘은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처음으로 논의하는 날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힌다.

 

정부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노동시장 활력제고 방안’을 부제로 내놨다. 이 논의가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에서 논의되는 것을 보더라도 정부가 ‘노동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으로 ‘근로자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와 관행의 개선’을 꼽고 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대책들은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임금체계 개편이나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등을 내걸고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가 심하니,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임금과 고용안정성을 끌어내리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 계약기간 4년 연장안은 정부가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공약으로 ‘상시, 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화’하겠다고 했다. 4년 동안 일해야 하는 업무라면 상시지속적 업무이며 정규직 채용 원칙이 지켜져야만 한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정규직화 약속을 믿고 2년 동안 쪼개기 계약을 감수하고 일하면서 성희롱까지 당했으나 2년 만에 계약만료로 해고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그녀가 2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규직화에 대한 기대였는데, 희망고문을 당하는 기간을 4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인가?

정규직화를 하지 않을 경우 이직수당을 주겠다는 것도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까지 내걸고 있는 마당에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들은 임금총액의 10%를 이직수당으로 줄 계획을 갖고 미리 연봉을 하향조정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 중 심각한 간접고용에 대한 대책은 실효성 있는 내용이 전혀 없다. ‘55세 이상 고령자와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파견확대’는 가장 근로조건이 열악한 파견노동자를 확대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오늘도 전국여성노조 인천지부 연세대기숙사분회 청소노동자들은 용역회사 변경에 따른 해고통지를 받고 해고철회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간접고용노동자에 대한 대책의 핵심은 파견업종 확대가 아니라 사용자성 확대로 사용사업주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해 간접고용 노동을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사용자의 인력운영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정규직 채용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을 볼 때, 임금 삭감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로계약 해지의 기준과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것도 앞으로는 해고 기준과 절차만 잘 지키면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노동자에 대한 선전포고처럼 들린다.

 

정부는 당장 계약만료로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들의 상황을 악용해 비정규직들이 계약기간 4년 연장을 원한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정규직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규직 보호를 축소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가장 정확한 답이다.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공약을 내걸었던 지난 대선때와 달라진 상황이 있는가. 정규직화에 대한 기대를 잃고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는 노동자들의 절망이 더욱 커지고 있을 뿐이다. 이번 정부 대책 발표로 노동자들의 절망은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다.

 

노동시장을 하향평준화하는 이번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앞장 서서 싸워나가겠다. 노사정위원회도 이번 정부안을 버리고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차별해소를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길 촉구한다.

 

 

2015년 1월9일

한국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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