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원고 패소 판결, 대법원을 규탄한다

KTX 여승무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원고 패소 판결, 대법원을 규탄한다
– 갑질 공화국을 향해 시속 300km로 달려가는 대한민국 –

대법원은 어제 KTX 여승무원들에게 절망을 판결했다. KTX 여승무원들이 코레일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버린 것이다. 대법원은 “(승무원을 감독하는)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 업무와 철도유통 소속 KTX 여승무원 업무가 구분됐고, 철도유통이 승객 서비스업을 경영하면서 직접 고용한 승무원을 관리하고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다”고 하며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근로자 파견계약 관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같은 일정으로 움직이는 열차에 탑승한 열차팀장과 여승무원에게 서로 다른 회사가 지시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또 시속 300km로 내달리는 KTX에 올라탄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서로 다른 지휘명령 체계를 가진 이들이 담보하고 있다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이는 명백한 불법 파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1심과 2심의 합리적 판결을 기억한다. 1심은 “철도유통은 노무 대행기관에 불과했고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했다”며 “코레일의 해고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었다”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되 진정한 도급과 위장 도급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철도유통은 사실상 불법 파견 사업주로서 코레일의 노무 대행기관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2004년 KTX 개통과 함께 여승무원들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 그러나 회사는 2년 후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하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KTX 관광레저로 이적 계약을 제안하고 이를 거부한 이들을 해고하였다. 여성노동자들은 투쟁하기 시작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의 투쟁을 다 해 보고 난 후 법정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재판은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방법이었다. 재판에 걸린 시간만 7년. 대법원에서만 4년. 우리 사회의 마지막 정의에 호소한 것이다.

대한민국 여성노동자들은 분노한다. KTX 여승무원 해고사건은 노동자를 비용으로만 보는 회사가 여성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거부하면서 편법과 탈법으로 이들을 해고하고 나몰라라한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명백한 불법파견을 눈 감으며 비정규직 대한민국 만들기에 일조하고 있다. 우리는 KTX 여승무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원고 패소 판결을 규탄한다.

2015. 2. 27

전국여성노동조합 ․ 한국여성노동자회 ․ 한국여성민우회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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