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여성노동정책은 없었다! : 여성노동포럼 1강 ‘여성은 노동자로 인정되었나’

20150918_포럼

 

지상중계] 여성노동정책은 없었다!
여성노동포럼 1강 ‘여성은 노동자로 인정되었나’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지난 17일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여성노동포럼 1강을 시작했다. 본 포럼은 우리 사회 여성노동자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이고, 이를 위한 철학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되짚어 보기 위해 마련되었다. 쓰다버리는 여성인력활용정책, 날로 격화되는 일자리 경쟁, 남녀임금격차로 상징되는 젠더불평등, 싸구려로 취급되는 돌봄노동, 어디서부터 어디로 바뀌어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내고 다른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기 위해서이다. 본 포럼은 매주 목요일 총 5강이 진행될 예정이다.

총 5강에 걸쳐 진행되는 포럼의 첫날. 지금까지의 역대 정권의 여성노동정책을 평가하면서 이후의 대안에 대한 제안을 중앙대 사회학과 김경희교수로부터 들어보았다. 김경희 교수는 첫머리에 “여성노동정책은 없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껏 여성노동정책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것들을 주워모아 여성노동정책이라고 이야기해 왔을뿐 국가가 정확하게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여성노동정책이라고 범주화하고 정책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경쟁력을 갖춘 여성의 약진과 성평등 달성에 대한 착시가 있지만 이는 착시일 뿐 여전히 대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정 속에 차별받고 있다. 이는 남성의 더딘 변화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스웨덴의 학자 에스핀 엔더슨 이를 일컬어 ‘끝나지 않은 혁명’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97년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경제구조의 재편으로 노동의 불안정성을 낳았고 이는 이전까지 취업과 결혼, 육아와 퇴직으로 이어지는 공통적인 생의 주기, 표준화된 생의 경로가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맞물려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도 주목할 지점이다. 여성들이 전업주부로서 살기란 남성의 안정적인 수입과 직장을 가질 때만 가능해졌고 이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를 불러왔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 시스템에 장착되어 있던 임금체계는 변화된 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임금산정 과정의 오류를 불러오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며 과정 자체가 상품인 서비스산업에 여성이 집중되면서 일의 가치는 저평가되고 있다. 여성의 임금계층은 중간임금과 저임금이 증가하였지만 중간임금은 사실상 저임금에 가깝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한 시간제 일자리는 저임금 비중이 47.4%였던 2004년에 비해 2013년 62.5%로 폭발적으로 저임금 비중이 증가하였다.

98년에 시작된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여성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어 있다. 물론 그간의 성과도 있었지만 이는 다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직접적 차별의 시정과 과거에 비해 향상된 지위는 교묘해진 간접 차별과 양극화로 수렴되었다. 성평등의 정치적 올바름성에 대한 인식은 확산되었지만 물질적 기반은 허약하다. 성평등 달성의 착시가 생겨났고 차별의 비가시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여성(성평등)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하기 까지 하다.

기본계획은 주기가 정권교체시기와 맞물려 있어 이 기본계획을 보면 각 정권별 성격을 알 수 있다. 김교수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수립한 기본계획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정책이라 평했다. 3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은 계획 추진은 노무현 정권에서 진행하였고,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 수정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수정 계획은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와 사회적 통합과 평등문화 정착, 돌봄의 사회적 분담 등의 제목이 사라지고 여성인력활용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기본계획에서 사용되었던 성주류화, 성평등, 차별의 개념을 실종되고 여성을 도구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철학이 바뀐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일,가족 양립 정책의 담론은 성별화된 일·가족 양립의 프레임을 사용하면서 이 안에서 남성의 역할을 실종되어 있다. 여성을 피부양자에서 2차 소득자로, 돌봄의 책임자로 간주하여 결과적으로 여성에게만 일·가족 양립의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낳은 철학이 바로 이것이다. 돌봄의 책임자인 여성은 아이를 돌보고 남는 시간에 일하여 2차 소득자로 역할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김교수는 이 지점에서 맞벌이 부부대상의 일가족 양립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돌봄과 노동시장 참여에서 남성과 여성간의 균형적인 분담의 촉진과 경력단절 혹은 노동시간 단축이 생애 임금과 일을 질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며 돌봄노동에 남성들을 어느정도 참여시키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돌봄에 대한 사회공동책임의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공공성을 강화하고 돌봄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스웨덴의 성평등 계획을 살펴보면 궁극적 목표는 여성과 남성이 사회와 개인의 삶을 형성하는 동등한 권력을 가지는 것이며 세부목표로는 ▲권력과 영향력의 동등한 분배 ▲남성과 여성의 경제적 평등 ▲무급 보살핌과 가사의 동등한 분배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종식이다. 또한 유럽연합의 성평등 로드맵은 중점과제로 첫 번째로 남성과 여성의 평등한 경제적 독립을 명시하고 있다. 결국 여성문제의 핵심은 노동의 문제인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한 자원의 공평하고 평등한 분배와 돌봄, 가사의 평등한 분담은 매우 중차대한 일인 것이다.

강의는 플로어 토론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저평가된 여성의 돌봄노동 가치 측정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김교수는 7-80년대 워싱턴 공무원노조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여성의 임금이 낮다는 사실을 알게된 노동자들은 유사직군에 대한 직무분석을 진행하였다. 간호사와 교도관, 트럭운전사와 웨이트리스 등을 비교하여 이들의 업무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임금이 현저하게 낮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집단소송을 하여 승소하였다. 이후 미국은 실질적으로 같은 노동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여 적용하고 있고 캐나다의 경우도 기업내 자체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낼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문제는 기준의 정확성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노동의 양만을 따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요양보호사의 경우, 환자의 목욕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책정하지만 중증장애인의 경우 목욕탕에 옮기는 시간이 많이 걸림에도 불구하고이는 산정되지 않는다. 또한 말벗도 요양보호사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이는 제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토론은 담론의 제기방식으로 이어졌다. 김교수는 담론을 사회에 제기할 때 8-90년대식의 전체적인 방식을 지양하고 국지적 방식을 채택할 것을 제안하였다. 여성노동포럼은 이후 4강이 더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

 

여성노동포럼 참가신청 => http://me2.do/GUKtI5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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