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참 좋은 대한민국은 참 못난 나라로 –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수가 인상 요구 기자회견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2017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수가를 동결한 채 예산안을 국회로 넘겼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는 국가가 민간기관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수가라는 이름으로 시간당 9천원을 민간기관에 지급하고 민간기관은 이를 쪼개어 활동보조인들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한다. 문제는 지금의 수가로는 최저임금 조차 지급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내년도 최저임금은 7.3%가 인상되어 6,470원이 된다. 지금도 최저임금 지급도 불가능한데 내년에는 더욱 심각한 사태가 우려된다.

이에 20일 오전 11시,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활동보조인노동조합, 돌봄지부 등 4개 단체는 국회 앞에서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인상을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인상 국회가 책임져라' 기자회견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인상 국회가 책임져라’ 기자회견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는 여는 말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국가사업’이라고 확인하면서 ‘국가가 앞장서서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윤남용 돌봄지부 부지부장은 이어 “장애인활동보조인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전국 돌봄노동자 연대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문제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다음 주부터 보건복지부 예산심의가 시작된다. 이 문제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들의 생존에 대한 요구와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제도이다. 정문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 서비스가 ‘돌봄의 공공성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요구가 합쳐져 노무현 정부 시절 만들어진 제도’인데 ‘지금 지나치게 낮은 수가 탓에 활동보조인들에게 생계의 위협을 주고 있다’면서 개탄했다.

이러한 낮은 수가는 활동보조인 당사자 뿐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최강민 한국장애인자립지원센터협의회 정책국장은 ‘내년도 수가가 동결되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다. 장애인활동보조인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날 것이고 장애인들의 생활은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시설에 수용되거나 다시 집 안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

최강민 한국장애인자립지원센터협의회 정책국장
최강민 한국장애인자립지원센터협의회 정책국장

이 자리에 함께 한 활동보조인 당사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양명자 활동보조인은 “우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돌봄노동자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저임금을 받아서 이 일을 계속 하기는 어렵다고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얼마 전 사회안전정보원에서 모니터링 전화를 받았다며 최저시급도 안 주면서 감시만 지나치다고 일갈했다. 10년간 활동보조인으로 일해 왔다는 이흥엽 활동보조인은 ‘우리 동네 호프집 알바도 시급 7천원은 받더라. 그런데 우리는 10년이 지나도 연차도 없고, 주휴수당도 없다’면서 ‘맨 처음 이 제도가 시작되었을 때는 참 좋은 대한민국이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참 못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으로 대접받는 일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흥엽 활동보조인
양명자 활동보조인

이날 모인 활동보조인들은 입을 모아 수가 인상을 요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6,470원에 맞추어 수가를 조정하며 11,085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 현재 동결된 9천원에서 2,085원이 오른 금액이다. 사실 활동보조인들은 간접고용노동자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지침에 따라 시중노임단가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시중노임단가는 정부는 열악한 환경에 처할 우려가 높은 간접고용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 만든 정부 지침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마다 시중노임단가를 정하여 공공부문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의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하여 수가를 계산하면 14,065원이다.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급격한 수가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우선 내년도 수가를 최저임금에 맞추어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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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수가 인상 요구 기자회견문] “기획재정부 못 믿겠다,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인상 국회가 책임져라”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여 장애인의 삶이 고립되지 않고 더불어 행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이다. 정부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헌법의 정신을 토대로 구체적인 법에 입각해 운영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의 복지서비스를 민간으로 몰아 시장화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민간기관이 근로기준법을 지킬 수조차 없도록 장애인활동지원 수가를 책정하였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과 활동보조인의 노동기본권을 무시한 무책임한 처사이다.

 2016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수가는 9000원이다. 장애인활동지원 수가는 활동보조인의 임금과 장애인활동지원 중개기관의 운영비로 사용된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6,800원 이상을 활동보조인의 임금으로 지급하라고 지침에 명시하고 있다. 얼핏 보면 2016년 최저임금을 상회하여 법적으로 문제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6800원에는 주휴수당, 연차수당 등도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최저임금에 못미친다. 활동지원기관은 남은 2200원의 운영비로 보험료, 코디네이터 등의 인건비, 활동보조인 교육비, 사무실 관리비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 물론 운영비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사실상 정부가 활동지원기관의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위반을 종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2017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수가를 9000원으로 동결하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매년 발표하는 시중노임단가, 생활임금, 최저임금, 최저생계비 중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시급 6,470원으로 오르는 내년도 최저임금이라도 지급하기 위해서 수가는 11,085원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임금은커녕 최저임금법조차 지킬 수 없도록 수가를 동결하였다. 기획재정부는 타당하고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서비스 대상자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장애인활동지원수가 동결 방침은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의 삶을 외면한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

 우리는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을 단지 숫자로만 취급하는 기획재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정부 예산안 심의와 의결의 권한을 가진 국회에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 국회는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응하여 행정부를 통제할 의무를 가지며 국회에서 제정된 법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야할 책임을 진다. 따라서 장애인과 장애인활동지원기관, 그리고 활동보조인은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 국민으로서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인상하라! 수가인상 국회가 책임져라

2016년 10월 20일
장애인활동지원수가 인상 요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2 thoughts on “10년 전 참 좋은 대한민국은 참 못난 나라로 –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수가 인상 요구 기자회견

  1. 전덕규 Reply

    이흥엽님과 양명자님 순서를 바꿔 진행했었어요. 발언내용이 뒤바뀌고 사진도 양명자님입니다. (수정반영하시곤 코멘트 삭제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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