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

11월 9일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이 생애 첫 결의대회를 국회 앞에서 열었습니다.

결의대회를 준비하며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 소속 단체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도 참여하시겠다고 연락을 받았고,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약 천여명의 분들이 오셔서 사회서비스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여하셨습니다.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은 지난 4월부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전국활동보조인노조, 온케어경기, 한국돌봄사회적협동조합,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한국여성노동자회가 함께 연대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동행동 소속단체들의 회원 기관들은 대부분 지역자활센터 자활기업으로부터 출발한 비영리조직인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들이 많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수가로 양심적으로 근기법과 최저임금을 지켜가며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장애인활동보조인) 들의 임금을 지급하며 기관 운영을 운영하느라 폐업 직전이라고 합니다. 지역자활센터들은 장애인활동지원사업단을 접고 있는 현실입니다. 돌봄노동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맙니다.

 

일선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신 분들, 사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 이용당사자,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센터장 모두 근로기준법에도 어긋나는 현재의 바우처 수가가 부당하다고, 돌봄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되어야 서비스 질도 높아진다고 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가는 우리의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깎아내리지만, 실제로 돌봄노동자들의 업무환경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2005년부터 간병서비스를 시작, 현재 노인돌봄서비스와 가사간병도우미서비스를 제공 중, 경력 10년이 넘은 베테랑이지만 임금은 10년 전보다 6만원 차이, 2005년 임금은 71만 2350원, 얼마 전 받은 월급은 77만 871원!!”

“국가가 더욱 다양한 복지정책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들이 사회서비스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데,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당한 일”

“국가는 우리의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깎아내리지만, 실제로 돌봄노동자들의 업무환경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서비스 대상자 대부분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독거노인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허다”

“ 선풍기도 없는 집이 많아 여름에는 찜통더위 속에서 청소에 목욕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나면 탈진하기 일쑤”

“겨울은 겨울대로 얼어붙을 것 같은 찬물에 손발을 담가 가며 빨래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걱정”

“청소나 빨래뿐만 아니라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대상자분들을 위해 자살 예방 교육까지 받아가며 일을 하고 있다. 육체적 노동은 물론 정서적 노동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것”

“국가가 더욱 다양한 복지정책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들이 사회서비스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데,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당한 일”

“‘사랑과 봉사의 정신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국가, 사회서비스 노동의 가치를 ‘후려치기’하는 국가를 규탄한다!”

 

이번주말이면 국회 예결위 심의에서 내년도 사회서비스 수가가 결정됩니다. 최소한 최저임금은 지급할 수 있는 수가로 결정되길 바랍니다.

[결의문]

사회서비스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보장을 위한 예산

국회가 책임져라

 

2018년 예산안 심의가 시작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초 사회서비스바우처 분야 노인돌봄·가사간병, 장애인활동지원 수가를 10760원으로 제출하였다. 이 수가는 현장에서 노동자·이용자·민간위탁기관이 한 목소리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라도 보장하라는 요구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금액이다.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이 2018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법정 최저수준에 맞춰서 책정하라고 요구한 금액이 12700원이니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대로 수가가 결정된다면 2018년 노동자와 위탁기관, 그리고 이용자들이 겪어야 하는 갈등과 고충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사회서비스 4대 바우처 분야는 이용자수 20만8천2백명, 제공인력수(노동자) 11만6천9백명, 제공기관수 3,641개소로 이루어진 사업이다. 사회서비스는 여성과 가족에게 전가되었던 돌봄을 사회가 책임진다는 취지로 2007년에 도입된 이래 10년간 눈부신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노인 곁에 요양보호사, 산모 곁에 건강관리사, 장애인 곁에 활동지원사가 있는 풍경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 풍경은 정부의 홍보영상처럼 아름답지 않다. 노동자들은 생활임금은커녕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고, 이런 노동자들의 상태가 이용자들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 자료에 보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최근 3년간 (이용자) 만족도 점수는 평균 1.6% 하향추세에 있으며, 외부환경 요인 또한 만족도가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나온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정부는 태평하기만 하다. 장애인활동지원 수가에 대해 “다른 사업이 7~8% 정도 예산이 올랐지만, 활동지원 예산은 23%가 올랐다”고 자랑을 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태도는 국정운영의 철학과 기본에 대한 인식수준의 빈약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어서 실망스러울 뿐이다. 정부가 발간하는 문서에는 정부의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에게 제공할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위반 안내가 알차게 들어있다.

행정, 입법, 사법부 모두 말로만 법을 지키라고 떠들 뿐, 자신들이 저지르는 불법에 대해서는 너그럽기만 한 현실을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도 예산안 제출 국회시정연설에서 “성실하게 하루 8시간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도록 정책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사회서비스노동자는 8시간을 일해서는 굶어죽기 딱 좋은 예산을 정부는 늘 제출해왔고 내년도 그러하다. 국회는 매년 사회서비스 예산을 책정할 때마다 개별사업 예산이 높다고 깎을 궁리만 했지 그 개별사업에서 책정되는 임금수준에는 관심도 없다. 2016년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기획재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노동법위반으로 고발했지만 고용노동부는 ‘혐의 없음’이라는 소견서를 올리고 법원은 이를 냉큼 받았다.

국회는 지금 예산에 대한 공방이 한창이다.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예산을 운용할 때, 불필요한 선심성 예산과 낭비성 예산을 찾아내어 아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에 대해서 액수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적정하게 책정해야 할 예산이 얼마인지를 판단하고 결정하기를 바란다. 국회 예산심의는 예산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필요한 예산을 적절히 책정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다.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은 국회가 사회서비스 수가를 적정하게 책정하여 노동자가 오래 일하고 싶은 일자리, 이용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모든 투쟁을 다할 것이다.

좋은 일자리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 국회는 사회서비스 수가를 12,700원 이상으로 책정하라!

사회서비스노동자 처우개선! 서비스 질 개선! 기관운영 정상화! 국회가 책임져라!

 

2017년 11월 8일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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