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에 턱없이 부족한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고용노동부 대책을 중심으로

[논평]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에 턱없이 부족한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 고용노동부 대책을 중심으로

 

정부는 3월 8일 오늘, 관계부처 합동으로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을 발표했다. ▲ 피해자에 가해지는 2차 피해를 막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며, ▲ 여성가족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범정부 성희롱, 성폭력 근절 추진협의회의’ 를 통해 관련 내용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대책으로 과연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이 근절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으로 △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익명의 신고시스템 운영과 행정지도, △ 피해자 상담 및 권리구제 강화, △ 감독 및 제재 강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관계 부처의 관리 감독과 처벌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러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행정체계가 마련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고용노동부 내에 관련 업무는 개별 근로감독관이 알아서 지도감독하고 진정사건 처리하는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가 제시한 단 47명의 전담 근로감독관 배치로는 문제의 해결은커녕 파악하기조차 버겁다. 단 47명의 근로감독관이 약 400만개 업체(2016년 기준 전국 사업체 수는 3,950,192임)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포함한 성차별, 모성권(출산전후휴가 및 육아휴직 등) 확보 등의 남녀고용평등 업무 모두를 감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평등 근로감독관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또한 현재 근로감독관은 젠더감수성의 부재로 인해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차별과 성희롱을 젠더관점에서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각과 자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 상담 및 권리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고용평등상담실(전국 21개소)의 지원을 강화하고 근로감독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하나 이를 담보할 행정체계 자체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10여년 전 노동부의 고용평등정책담당관과 전국 각 고용노동청 고용평등과는 사라졌다.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은 우리사회 성별 권력관계에서 야기되는 문제이고 구조적 성차별이 발현되는 하나의 현상이다.

노동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 절차를 신설하겠다고 하나 일선 노동청의 법률 위반에 대한 감독과 성평등 고용관행 마련을 위한 예방적 지도, 감독의 정착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평등 노동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행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내에 고용평등정책 담당 부서와 각 고용노동청의 고용평등과를 부활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 각 고용노동청 담당 부서와 고용평등상담실과 민간 전문가를 통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다. 뿌리깊은 성차별과 불평등의 결과 중 하나이다. 정부의 정책의 목표는 단순히 성희롱과 성폭력을 근절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성차별적 구조를 뿌리 뽑고 성평등한 시스템을 우리 사회에 안착시켜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사회의 기본은 성평등이다.

 
2018. 3. 8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경주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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