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열사, 노동운동으로 세상을 바꾼 그의 삶을 기억하며_김경숙열사 39주기 추모제

화창하기 그지없던 8월 11일, 이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 섰던 분들이 잠들어 있는 마석 모란공원을 찾았습니다. 8월 11일은 YH무역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여성노동자를 착취하던 회사와 싸우고, 이를 비호하는 국가폭력에 맞서다 돌아가신 김경숙 열사의 기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열사가 돌아가신지 39주기가 되었네요.

 

YH사건과 김경숙 열사는?

1979년 국내 최대 가발공장인 YH무역이 여공들의 임금 수개월 치를 체불한 채 수십억원의 돈을 미국으로 빼돌리고 폐업을 했습니다. 일방적 폐업에 맞서 회사 정상화를 요구하던 여성노동자들은 박정희 정권의 폭력진압에 무자비하게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서 일해야 했던 김경숙 열사에게는 가르쳐야할 남동생과 생활비를 보내주어야하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김경숙열사는 야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YH노동조합에서 열렬히 활동했습니다.
 
갓 스물의 김경숙열사는 폭력진압의 과정에서 국가폭력에 의해 세상을 달리 하셨습니다. 경찰은 김경숙 열사의 죽음을 자살로 발표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고, 부마항쟁을 촉발했습니다. 역사는 박정희 정권 몰락의 기화점이라고 이 사건을 기록합니다. 20여년이 흐른 2008년이 되어서야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서 겨우 국가폭력에 의한 타살이었음을 인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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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열사의 묘소를 찾아가는 길, 얼마전 운명을 달리한 노회찬 의원의 묘소에도 들러 참배했습니다.

 

 

또한, 착취당하고 차별받던 노동자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묘소에도 들러 예를 올렸습니다.

 

마석공원 거의 끝에 위치한 김경숙 열사의 묘소에 다다랐습니다.  돌아가신지 39년이 지난 오늘도, 21살의 앳된 얼굴, 잔잔한 미소로 김경숙 열사는  우리를 맞아 주셨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987년 창립 이후 계속 김경숙열사 추모제를 도맡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엄혹했던 시기에도 이 추모제를 지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김경숙 열사는 우리 시대 여성노동자운동의 증인이고,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추모제에는 여성노동자회 회원, 활동가 뿐아니라 70년대 노동운동을 하셨던 많은 선배들께서 함께 하고 계십니다. 대표로 최순영 선배님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전 YH노조 지부장,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이총각 선배님(동일방직 노동조합 전 지부장)께서 추모제 개회인사를 해주셨습니다.

"김경숙 동지가 이렇게 여성 후배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정말 기뻐할거 같습니다. 최근에도 많은 투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노동운동, 여성운동의 후배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세상이 바뀔 희망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 최순영 선배님
"올 때마다 어린나이에 좋은 세상 보지못하고 세상을 떠난 경숙이가 애틋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숙이가 참 아름다운 삶을 살고 떠나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의를 위해 열정적으로 투쟁하다 떠난 경숙이의 삶을 이렇게 함께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투쟁없는 삶을 발전이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숙이의 뜻을 잊지말고 살아갑시다" - 이총각 선배님

 

이후, 서울여성노동자회 신상아 사무국장이 김경숙 열사의 약력을 읽어주셨고, 안산여성노동자회 젼 활동가가 ‘김경숙열사 추모시 – 우리들의 지지 않는 꽃 김경숙(인천노동자문학회 시창작반 공동작품)’을 낭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차례로 참배를 시작했습니다. 김경숙 열사와 함께 일하고, 투쟁했던 YH노동조합의 동지들, 70년대 민주화와 노동해방을 위해 투쟁한 70민노회 선배들, 그리고 열사의 뜻을 이어 지금도 성평등노동 운동을 펼치고 있는 여성노동자회 활동가와 회원들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선배님들께서는 김경숙 열사 추모 50주기에도 건강하게 참석하자며 다짐을 나누셨어요. ^^

 

더운 여름에도 김경숙 열사의 뜻을 기억하며 함께해주신 40여명의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장이나 돈 많은 사람들은 자기만 잘 살면 돈없는 자들을 마음대로 하나 보지요. 그렇지만 돈 없는 자들은 착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들의 처지를 기억하며 성실하고 정의롭게 사는 일입니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우리의 문제는 곧 해결됩니다. (김경숙 열사의 일기 중에서)”

열사의 뜻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정의롭게, 성평등의 관점으로 노동해방을 외치며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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