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평등 퇴행에 맞서 저항하는 연대를 구축한다.
현 정부의 침몰로 향해가는 국정운영과 전방위적 성평등 퇴행은 2024년에도 계속되었다. 잇단 실정에 지지자들조차 이미 마음을 돌린 지 오래다. 급기야 12월 3일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 맨몸으로 맞선 시민들과 국회의 민첩한 대응으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되었다. 요건에 맞지 않고 절차조차 위반한 비상계엄은 내란이다. 분노한 시민들은 연일 집회를 열고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였다. 윤석열은 비상계엄 열흘만에 내란을 이유로 탄핵되었다. 시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과 윤석열,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퇴진과 탄핵 등으로 노선이 나뉘어 있던 진보단위들은 하나로 통합하여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으로 결집하였다. 비상행동은 연일 집회를 개최하여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있다. 집회는 전국 각지에서 매주 열리고 있으며, 최대 200만의 참여자가 일시에 모이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국의 여성노동자회 활동가와 회원들은 집회 주최측으로, 혹은 참여자로 함께하고 있다. 특히 2030여성들이 중심이 된 참가자들의 응원봉 물결은 새로운 집회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2030여성들은 남태령 대첩을 기점으로 광폭의 연대를 펼쳐가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광장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소수자와의 연대를 외치며 차별과 배제를 밀어내고 있다.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열망으로 들끓고 있는 것이다.
여성노동자회는 총선을 맞아 지난해 발표한 성평등노동 실현 과제를 제안하고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정책이 실종된 채 비난과 막말만이 난무하는 정치 현실에서 성평등 노동의 논의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동자들이 원하는 정책에 대한 온라인 설문과 정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회원 모임ㆍ교육, 정책 광장 등을 열어나갔다. 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 활동의 일환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각 당에서 발표한 노동정책을 성평등 관점에서 분석하여 유권자들의 판단 근거를 제시하였다. ‘어퍼’는 총선 국면에서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며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보수정권의 주장에 맞서 여성이 겪는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안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쳐내었다.
시국이 어려울수록 성평등 노동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간 전진을 준비해야 한다.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동연대회의, 여성파업 조직위원회 등의 연대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법안 제·개정 및 현안 대응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여성노동연대회의에서는 성별임금격차 원인을 살펴보는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성평등공시제 입법안을 논의하였다. 각종 현안 대응 기자회견도 진행하였다. 연대단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동에 탄력이 붙고 있어 이후 성별임금격차 해소 활동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성파업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한국 최초의 여성파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KEC, 덕성여대 등 노동조합 단위가 많이 결합하였고, 그만큼 힘있게 진행되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라갔다.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저임금 지급 주장과 궤를 맞추어 돌봄업종을 포함한 최저임금 차등지급 논의가 지속되었지만 최종 투표결과 부결되었다. 업종별 차등지급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 될 것이다.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조와 함께 이에 대한 반대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활동을 만들어 나갔다. 여성비정규직 임금차별타파주간을 맞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 저지를 주제로 해당업종 노동자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기획기사 게재, 업종별 차등지급 및 최저임금 인상 요구 서명전, 지역별 기자회견ㆍ캠페인 등을 진행하였다. 여성노동자회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활동을 펼쳐나갔다. 업종별 차등지급은 실행된 적은 없지만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지연시키면서 인하 혹은 동결의 논리를 강화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 논리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대응과 여론을 만들어가는 활동이 필요하다.
페미니즘 백래시가 극심해지면서 노동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응하기 위해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출범기자회견을 통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발표하고, 관련 사건을 정리하여 법적인 쟁점과 인식의 변화지점을 제기하였다. 서초경찰서, 르노 삼성 등에서 벌어진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에 대응하였고, 피해자 지원를 위한 법적 지원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본 연대는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페미니즘 백래시에 대항해 사상검증을 뿌리뽑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6월,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인구 문제로 사고하며 여성을 인구 생산을 위한 도구로 치부하는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대책 자체가 국가비상사태’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본 기자회견에는 담론, 성평등 노동, 성평등, 주거, 공공돌봄, 노동시간 등 여러 관점에서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2024년 활발한 연대를 통해 성평등 퇴행을 막기 위해 애썼다.
제15회 김경숙상 수상자로는 한국옵티칼 옥상에서 장기 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두 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단물만 빼먹고 먹튀한 외국자본에 맞서 노동자의 생존권과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 지자체는 이 사안에 손 놓고 있다. 1970년대와 다르지 않은 2024년에 분노하며 노동자의 편이 아닌 정부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에 저항해 함께 싸워갈 것이다. 차년에도 다양한 사안에 더욱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여 현안에 대응하고 성평등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2. 탈성장ㆍ돌봄중심 사회로의 방향을 채택하고 가치를 확산한다.
여성노동자회는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실천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불편운동 뿐 아니라 기후정의 행진에 지속적으로 함께하고 있다. 2024년 기후정의행진은 강남 한복판에서 진행되었다. 기후악당기업으로 지목된 회사들이 즐비한 강남대로를 행진하며 참가자들은 기후정의를 외쳤다.
한편 돌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국내외적으로 커지고 있다. UN은 지난해 10월 29일을 국제돌봄과 지원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이 날은 돌봄의 사회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돌봄의 국가 책임을 명시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돌봄에 대한 저평가를 더욱 악화시키고 공공돌봄을 파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원 폐지를 빠르게 추진하면서 동시에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도입을 진행하였다. 서울시의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필리핀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도입 문제에서 정부는 앞장서 최저임금 차등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여성노동자회는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시범사업 저지 공동행동’을 결성하여 본 사업의 인종·국적·성차별과 돌봄의 저평가, 엉뚱한 저출생 원인진단 및 이주노동자 차별 각인에 문제제기하였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로 조직을 재구성하였다. 현재 정부는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를 비공식 노동으로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연대회의는 시범사업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전체적인 이주 가사돌봄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활동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여성노동자회 부설로 20년째 운영하고 있었던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활동의 역사와 의미를 정리하고 해산하였다. 플랫폼 자본의 가사서비스 시장 잠식으로 인해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회원의 규모가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조직은 해산하지만 지역조직은 다양한 형태로 운영키로 하였다. 전가협은 가사법 제정, 가사관리사 명칭 확립, 가사노동자 직무분석 등의 성과를 남겼다. 내부적으로는 협회원의 노동자 정체성 확립과 의식 성장, 공동체 구성 및 협동조합 정신의 확산 등의 노동자 성장 서사를 만들어 내었다. 전가협을 중심으로 한 가사노동자운동은 막을 내렸지만 플랫폼 자본의 가사서비스 시장 잠식, 이주 가사돌봄 노동자 확산 등 큰 변화 앞에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가사노동자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시간 노동은 돌봄을 할 절대적 시간을 빼앗는다. 여성노동자회는 주4일제 네트워크에 결합하여 돌봄의 시각으로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돌봄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장기요양법 개정을 추진 중인 ‘장기요양공대위’, 아파도 나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 받지 않고 돌볼 수 있도록 상병급여 제도화를 위한 ‘아프면 쉴 권리 공동행동’을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돌봄중심사회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1회 국제돌봄과 지원의 날을 맞아 연대단위와 함께 공동행동을 진행하였다. 기자회견, 영화상영, 토론회, 증언대, 집회와 행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활동은 돌봄에 대한 주의를 집중시키며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까지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은 여성노동자회만의 구호였지만 사회적 지향으로서 공감을 얻으며 확산해 가고 있다.
3. 단단하고 평등한 여성노동자회를 만든다.
전 지부에서 여성노동자회를 단단한 조직으로 다지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위기상황이지만 굴하지 않고 회원 확대와 적극적인 회원활동, 그리고 후원사업을 강화해나갔다. 대구ㆍ인천ㆍ안산ㆍ경주ㆍ마창여노는 미술치료, 책읽기, 글쓰기, 드로잉, 풋살 등 기존 소모임 활동을 좀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는 가운데 새로운 모임도 시작하였다. 모임을 통해 새로운 회원의 유입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회원 간의 활발한 소통을 꾀하고 소속감과 결속력을 다졌다. 부천ㆍ수원ㆍ마창여노는 1인 활동가 구조에서 회원들과 지역, 집행위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후원행사를 치러냈다. 1인 활동가 구조에서 후원행사를 치러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탄탄한 회원과 운영체계, 지역간 연대로 이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안산여노는 회원모임의 결과물로, 광주여노는 구술사 인터뷰를 책으로 발간해내었다.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리고 사라져가는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부산여성회는 동여성회 건설에 매진하여 지역 속으로 더 넓고 단단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전북ㆍ수원여노는 언제 어디서든 회원가입 권유를 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다지고 회원확대와 증액에 집중하였다. 서울여노는 핵심가치를 점검하고 이를 조직 내에서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워크숍 결과를 조직의 과제로 선정, 민주적인 조직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어렵고 힘들지만 조직구조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 회원모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다. 회원이 있어야 조직이 존재할 수 있다고 다시금 깨닫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역간 연대가 단단해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위기는 고난과 고통을 내포하지만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단단한 연대와 결속으로 오늘을 잘 견디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나아가자!
4. [2024년] 퇴행과 역행의 시대, 여성노동자회를 강화한다
2024년은 여성노동자회에게 도전의 한 해였다. 민간고용평등상담실 예산 전액 삭감으로 전국 지부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2024년 한 해는 조직논의가 아니라 재정 논의에 집중키로 하여 조직 점검은 진행하지 못 하였다. 전국의 여성노동자회는 후원행사와 물품판매, 회원확대 캠페인 등으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다. 지금껏 해 보지 않았던 활동과 사업을 만들어가는 도전의 시간이었다. 지역 내 단단한 연대로 활동해 왔던 만큼 후원행사와 물품판매는 대부분 목표금액을 달성하였다. 서울ㆍ수원ㆍ대구ㆍ안산ㆍ부천은 후원행사를 진행하였고, 광주ㆍ전북ㆍ마창은 물품판매를 진행하였다. 대표자회의, 와와회의 등을 통해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각자의 경험을 나누면서 기획부터 행사 진행 품앗이까지 도우며 서로가 서로의 힘임을 확인하였다. 부천여노는 강희대부천시민상을, 전북여노는 박영숙살림이 단체상을 수상하였다. 경주여노와 마창여노는 민주노총 법률원으로부터 이례적인 금액의 지원금을 받았다. 한국여성재단에서는 여성노동자회의 사정을 헤아려 프로젝트 지원을 먼저 제안해 주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도 역대 세번째 후원의 밤을 개최하였다. 진행 과정에서 회원과의 소통이 이루어졌고, 연대 단위와의 돈독한 관계 확인, 지지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지역의 지원으로 든든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는 모두 여성노동자회가 그동안 치열하게 활동하고 저변을 넓히며 지속해 온 것에 대한 인정의 의미이며, 연대의 결과이다. 자매조직인 전국여성노동조합도 25주년을 맞아 여성노동자회를 돕기 위한 모금을 결의하였다. 조합원들이 뜻을 모아 5천여만원을 달성하여 여성노동자회 위기의 상황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자매조직으로서의 우애를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연대였다. 여성노동 상담실은 공공인프라로 만들어져야 한다. 전체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확보하는 일이고, 빈 곳 없이 촘촘하게 상담실이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성노동자회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여성노동 상담실을 만들어 보려 하였다. 광주와 경기도(안산ㆍ수원ㆍ부천)에서 논의를 붙여 진행 중이다.
많이 애쓰고 노력했지만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예산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다. 행사 모금이나 상금, 지원금은 도움이 되긴 하나 일회성이며 불확실성이 높다. 정기적인 회원 회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회원확대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만큼의 회원확대는 어려웠다. 활동가가 줄고 상담도 줄어들고 있다. 상담시간ㆍ상담요일ㆍ상담활동가 인원 등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은 상담뿐만 아니라 회원 관리, 조직운영, 재정확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상담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여성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여성노동자회의 조직 운영방식과 활동 방향, 사업방식을 새롭게 구상해야 할 때이다. 연말에 지역별 대표자 간담회를 통해 지역의 상황을 확인하고, 조직의 변화와 이후 운동의 방향을 찾기 위해 애썼다. 상황이 어렵지만 함께하는 많은 이들이 여성노동자회를 응원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볼 때이다. 새로운 활동과 방향을 위한 논의와 지속적인 토의,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1. 성평등 퇴행에 맞서 저항하는 연대를 구축한다.
현 정부의 침몰로 향해가는 국정운영과 전방위적 성평등 퇴행은 2024년에도 계속되었다. 잇단 실정에 지지자들조차 이미 마음을 돌린 지 오래다. 급기야 12월 3일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 맨몸으로 맞선 시민들과 국회의 민첩한 대응으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되었다. 요건에 맞지 않고 절차조차 위반한 비상계엄은 내란이다. 분노한 시민들은 연일 집회를 열고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였다. 윤석열은 비상계엄 열흘만에 내란을 이유로 탄핵되었다. 시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과 윤석열,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퇴진과 탄핵 등으로 노선이 나뉘어 있던 진보단위들은 하나로 통합하여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으로 결집하였다. 비상행동은 연일 집회를 개최하여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있다. 집회는 전국 각지에서 매주 열리고 있으며, 최대 200만의 참여자가 일시에 모이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국의 여성노동자회 활동가와 회원들은 집회 주최측으로, 혹은 참여자로 함께하고 있다. 특히 2030여성들이 중심이 된 참가자들의 응원봉 물결은 새로운 집회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2030여성들은 남태령 대첩을 기점으로 광폭의 연대를 펼쳐가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광장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소수자와의 연대를 외치며 차별과 배제를 밀어내고 있다.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열망으로 들끓고 있는 것이다.
여성노동자회는 총선을 맞아 지난해 발표한 성평등노동 실현 과제를 제안하고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정책이 실종된 채 비난과 막말만이 난무하는 정치 현실에서 성평등 노동의 논의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동자들이 원하는 정책에 대한 온라인 설문과 정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회원 모임ㆍ교육, 정책 광장 등을 열어나갔다. 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 활동의 일환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각 당에서 발표한 노동정책을 성평등 관점에서 분석하여 유권자들의 판단 근거를 제시하였다. ‘어퍼’는 총선 국면에서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며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보수정권의 주장에 맞서 여성이 겪는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안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쳐내었다.
시국이 어려울수록 성평등 노동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간 전진을 준비해야 한다.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동연대회의, 여성파업 조직위원회 등의 연대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법안 제·개정 및 현안 대응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여성노동연대회의에서는 성별임금격차 원인을 살펴보는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성평등공시제 입법안을 논의하였다. 각종 현안 대응 기자회견도 진행하였다. 연대단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동에 탄력이 붙고 있어 이후 성별임금격차 해소 활동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성파업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한국 최초의 여성파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KEC, 덕성여대 등 노동조합 단위가 많이 결합하였고, 그만큼 힘있게 진행되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라갔다.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저임금 지급 주장과 궤를 맞추어 돌봄업종을 포함한 최저임금 차등지급 논의가 지속되었지만 최종 투표결과 부결되었다. 업종별 차등지급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 될 것이다. 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조와 함께 이에 대한 반대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활동을 만들어 나갔다. 여성비정규직 임금차별타파주간을 맞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 저지를 주제로 해당업종 노동자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기획기사 게재, 업종별 차등지급 및 최저임금 인상 요구 서명전, 지역별 기자회견ㆍ캠페인 등을 진행하였다. 여성노동자회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활동을 펼쳐나갔다. 업종별 차등지급은 실행된 적은 없지만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지연시키면서 인하 혹은 동결의 논리를 강화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 논리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대응과 여론을 만들어가는 활동이 필요하다.
페미니즘 백래시가 극심해지면서 노동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응하기 위해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출범기자회견을 통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발표하고, 관련 사건을 정리하여 법적인 쟁점과 인식의 변화지점을 제기하였다. 서초경찰서, 르노 삼성 등에서 벌어진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에 대응하였고, 피해자 지원를 위한 법적 지원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본 연대는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페미니즘 백래시에 대항해 사상검증을 뿌리뽑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6월,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인구 문제로 사고하며 여성을 인구 생산을 위한 도구로 치부하는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대책 자체가 국가비상사태’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본 기자회견에는 담론, 성평등 노동, 성평등, 주거, 공공돌봄, 노동시간 등 여러 관점에서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2024년 활발한 연대를 통해 성평등 퇴행을 막기 위해 애썼다.
제15회 김경숙상 수상자로는 한국옵티칼 옥상에서 장기 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두 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단물만 빼먹고 먹튀한 외국자본에 맞서 노동자의 생존권과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 지자체는 이 사안에 손 놓고 있다. 1970년대와 다르지 않은 2024년에 분노하며 노동자의 편이 아닌 정부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에 저항해 함께 싸워갈 것이다. 차년에도 다양한 사안에 더욱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여 현안에 대응하고 성평등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2. 탈성장ㆍ돌봄중심 사회로의 방향을 채택하고 가치를 확산한다.
여성노동자회는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실천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불편운동 뿐 아니라 기후정의 행진에 지속적으로 함께하고 있다. 2024년 기후정의행진은 강남 한복판에서 진행되었다. 기후악당기업으로 지목된 회사들이 즐비한 강남대로를 행진하며 참가자들은 기후정의를 외쳤다.
한편 돌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국내외적으로 커지고 있다. UN은 지난해 10월 29일을 국제돌봄과 지원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이 날은 돌봄의 사회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돌봄의 국가 책임을 명시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돌봄에 대한 저평가를 더욱 악화시키고 공공돌봄을 파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원 폐지를 빠르게 추진하면서 동시에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도입을 진행하였다. 서울시의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필리핀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도입 문제에서 정부는 앞장서 최저임금 차등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여성노동자회는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시범사업 저지 공동행동’을 결성하여 본 사업의 인종·국적·성차별과 돌봄의 저평가, 엉뚱한 저출생 원인진단 및 이주노동자 차별 각인에 문제제기하였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로 조직을 재구성하였다. 현재 정부는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를 비공식 노동으로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연대회의는 시범사업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전체적인 이주 가사돌봄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활동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여성노동자회 부설로 20년째 운영하고 있었던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활동의 역사와 의미를 정리하고 해산하였다. 플랫폼 자본의 가사서비스 시장 잠식으로 인해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회원의 규모가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조직은 해산하지만 지역조직은 다양한 형태로 운영키로 하였다. 전가협은 가사법 제정, 가사관리사 명칭 확립, 가사노동자 직무분석 등의 성과를 남겼다. 내부적으로는 협회원의 노동자 정체성 확립과 의식 성장, 공동체 구성 및 협동조합 정신의 확산 등의 노동자 성장 서사를 만들어 내었다. 전가협을 중심으로 한 가사노동자운동은 막을 내렸지만 플랫폼 자본의 가사서비스 시장 잠식, 이주 가사돌봄 노동자 확산 등 큰 변화 앞에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가사노동자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시간 노동은 돌봄을 할 절대적 시간을 빼앗는다. 여성노동자회는 주4일제 네트워크에 결합하여 돌봄의 시각으로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돌봄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장기요양법 개정을 추진 중인 ‘장기요양공대위’, 아파도 나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 받지 않고 돌볼 수 있도록 상병급여 제도화를 위한 ‘아프면 쉴 권리 공동행동’을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돌봄중심사회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1회 국제돌봄과 지원의 날을 맞아 연대단위와 함께 공동행동을 진행하였다. 기자회견, 영화상영, 토론회, 증언대, 집회와 행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활동은 돌봄에 대한 주의를 집중시키며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까지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은 여성노동자회만의 구호였지만 사회적 지향으로서 공감을 얻으며 확산해 가고 있다.
3. 단단하고 평등한 여성노동자회를 만든다.
전 지부에서 여성노동자회를 단단한 조직으로 다지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위기상황이지만 굴하지 않고 회원 확대와 적극적인 회원활동, 그리고 후원사업을 강화해나갔다. 대구ㆍ인천ㆍ안산ㆍ경주ㆍ마창여노는 미술치료, 책읽기, 글쓰기, 드로잉, 풋살 등 기존 소모임 활동을 좀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는 가운데 새로운 모임도 시작하였다. 모임을 통해 새로운 회원의 유입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회원 간의 활발한 소통을 꾀하고 소속감과 결속력을 다졌다. 부천ㆍ수원ㆍ마창여노는 1인 활동가 구조에서 회원들과 지역, 집행위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후원행사를 치러냈다. 1인 활동가 구조에서 후원행사를 치러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탄탄한 회원과 운영체계, 지역간 연대로 이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안산여노는 회원모임의 결과물로, 광주여노는 구술사 인터뷰를 책으로 발간해내었다.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리고 사라져가는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부산여성회는 동여성회 건설에 매진하여 지역 속으로 더 넓고 단단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전북ㆍ수원여노는 언제 어디서든 회원가입 권유를 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다지고 회원확대와 증액에 집중하였다. 서울여노는 핵심가치를 점검하고 이를 조직 내에서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워크숍 결과를 조직의 과제로 선정, 민주적인 조직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어렵고 힘들지만 조직구조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 회원모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다. 회원이 있어야 조직이 존재할 수 있다고 다시금 깨닫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역간 연대가 단단해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위기는 고난과 고통을 내포하지만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단단한 연대와 결속으로 오늘을 잘 견디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나아가자!
4. [2024년] 퇴행과 역행의 시대, 여성노동자회를 강화한다
2024년은 여성노동자회에게 도전의 한 해였다. 민간고용평등상담실 예산 전액 삭감으로 전국 지부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2024년 한 해는 조직논의가 아니라 재정 논의에 집중키로 하여 조직 점검은 진행하지 못 하였다. 전국의 여성노동자회는 후원행사와 물품판매, 회원확대 캠페인 등으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다. 지금껏 해 보지 않았던 활동과 사업을 만들어가는 도전의 시간이었다. 지역 내 단단한 연대로 활동해 왔던 만큼 후원행사와 물품판매는 대부분 목표금액을 달성하였다. 서울ㆍ수원ㆍ대구ㆍ안산ㆍ부천은 후원행사를 진행하였고, 광주ㆍ전북ㆍ마창은 물품판매를 진행하였다. 대표자회의, 와와회의 등을 통해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각자의 경험을 나누면서 기획부터 행사 진행 품앗이까지 도우며 서로가 서로의 힘임을 확인하였다. 부천여노는 강희대부천시민상을, 전북여노는 박영숙살림이 단체상을 수상하였다. 경주여노와 마창여노는 민주노총 법률원으로부터 이례적인 금액의 지원금을 받았다. 한국여성재단에서는 여성노동자회의 사정을 헤아려 프로젝트 지원을 먼저 제안해 주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도 역대 세번째 후원의 밤을 개최하였다. 진행 과정에서 회원과의 소통이 이루어졌고, 연대 단위와의 돈독한 관계 확인, 지지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지역의 지원으로 든든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는 모두 여성노동자회가 그동안 치열하게 활동하고 저변을 넓히며 지속해 온 것에 대한 인정의 의미이며, 연대의 결과이다. 자매조직인 전국여성노동조합도 25주년을 맞아 여성노동자회를 돕기 위한 모금을 결의하였다. 조합원들이 뜻을 모아 5천여만원을 달성하여 여성노동자회 위기의 상황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자매조직으로서의 우애를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연대였다. 여성노동 상담실은 공공인프라로 만들어져야 한다. 전체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확보하는 일이고, 빈 곳 없이 촘촘하게 상담실이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성노동자회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여성노동 상담실을 만들어 보려 하였다. 광주와 경기도(안산ㆍ수원ㆍ부천)에서 논의를 붙여 진행 중이다.
많이 애쓰고 노력했지만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예산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다. 행사 모금이나 상금, 지원금은 도움이 되긴 하나 일회성이며 불확실성이 높다. 정기적인 회원 회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회원확대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만큼의 회원확대는 어려웠다. 활동가가 줄고 상담도 줄어들고 있다. 상담시간ㆍ상담요일ㆍ상담활동가 인원 등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은 상담뿐만 아니라 회원 관리, 조직운영, 재정확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상담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여성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여성노동자회의 조직 운영방식과 활동 방향, 사업방식을 새롭게 구상해야 할 때이다. 연말에 지역별 대표자 간담회를 통해 지역의 상황을 확인하고, 조직의 변화와 이후 운동의 방향을 찾기 위해 애썼다. 상황이 어렵지만 함께하는 많은 이들이 여성노동자회를 응원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볼 때이다. 새로운 활동과 방향을 위한 논의와 지속적인 토의,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