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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노동이 보편이 될 때까지 -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 보고 및 계획


2015년 사업계획

2022-11-14
조회수 200

2015년 사업 기조



  1. 여성노동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사회 의제화를 위해 노력한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아직도 노동자로 인정받기보다 가사, 양육의 전담자로 성별 분업이 고착화 되어 있다. 여성을 위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담론이 일정부분 수용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아이는 엄마가 양육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퇴직이 자연스럽다는 성역할 이데올로기 속에서 여성은 생계보조자(=임시노동자)라는 사회적 통념에 의해 저임금과 비정규직이 정당화되고 있다. 여성의 고학력 효과만으로는 성차별적 노동현실을 바꾸어 놓을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2년 이상 일하면 정규직화 해야 한다는 비정규직보호법은 쪼개기 계약, 초단시간 계약 등으로 이미 무력화 되고 있다. 여성노동자는 더 많은 노동착취가 가능한 시간제일자리, 용역직, 파견직으로 밀려나고 기업의 이윤을 위해 더 많은 감정노동과 인격적 무시, 모멸감 속에서 언제든 부품처럼 교체되는 삶을 살고 있다. 즉 성역할 이데올로기와 여성의 비정규직화는 두 개의 톱니바퀴가 하나로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처럼 작동하면서 여성 노동을 착취하고 성평등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여성노동자를 보호해야할 정부는 스스로 나쁜 고용주가 되거나 비정규보호법을 무력화시키고 사용자 편에 서서 노동자의 권리를 철저히 억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노동자회는 끊임없이 열악한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알려내고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성노동자의 현실이 어떻게 사회구조와 사회적 통념에 맞닿아있는지 설명해내고 중요 사회정책으로 의제화 하는 데는 미진하였다. 여성노동정책을 개별 정책 수준에서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노동 변화가 한국 사회변화와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는지 제시하고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 또한 부족하였다. 여성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변화를 위해서는 이제 성역할 이데올로기와 여성의 비정규직화를 넘어설 수 있는 여성노동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가 필요하다.

 2017년은 한국여성노동자회가 30주년이 되는 해이며 대선이 치러지는 해이다. 이에 여성노동자회는 전국 11개 지부와 부설기관, 거점 공간 등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자신의 삶과 노동의 문제가 어떻게 사회구조와 맞물려 있는지 얘기하고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논의함으로써 성역할 이데올로기와 비정규직화를 넘어설 수 있는 통찰력 있는 대안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 노동조합과도 적극적으로 만나 젠더 평등이 사회 정의와 불평등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상상해내고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변화를 위해 여성노동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하고 대중과 소통하며 사회 의제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1. 지속가능한 여성노동자운동 미래 비전 만들기

 여성노동자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비전을 새롭게 하고 제도개선 및 대응 운동과 대안운동을 양날개 운동으로 펼쳐나갈 것을 결의했다. 공동체적 삶의 가치가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가치로, 그리고 조직문화의 가치로 내면화되어야 되어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대안운동은 즐거운 불편운동, 품앗이운동, 지역 거점운동, 사회적경제 운동으로 구체화되어 여성노동자운동을 풍부히 해주었다. 반면 양날개운동은 활동가는 충원되지 않으면서 활동과제는 증가하여 선택과 집중을 어렵게 하고 활동가 개인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 각 사업과 활동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하나하나 숙성되어 가지 못하고 계속 이벤트성 사업으로 쳐내야 하는 과제가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관행적인 부설기관 운영은 여성노동자운동에 도리어 큰 부담이 되어 조직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로 비화되기도 하였다. 부설기관 운영은 제도화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여성노동자운동의 철학과 가치에 부합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준 것이다.

 활동가 재생산에 대한 위기감이 매우 높다. 우리 스스로 일에 치여 즐겁게 일하지 못한다면, 각 활동의 의미를 체화하지 못하고 활동으로부터 소외된다면 그 누구도 여노운동을 매력적으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2013년 중견활동가 수련회를 통해 현재 여노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일단 멈추어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조직진단과 비전수립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숨 고르고 여성노동자운동이 지속가능하기 위하여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성찰해보아야 한다. 곧 다가올 30주년을 앞두고 한국여노와 11개지부는 여노운동을 점검하고 운동방식과 조직문화를 성찰하며 여성노동운동의 좌표를 새롭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15년도에는 조직진단과 비전수립을 위해 기존의 사업계획을 줄이고 조정하며 우리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물리적 여유를 확보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여성노동자운동의 미래 비전을 만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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