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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공동성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상임 위원 최종 후보자에 관한 성명서_191114

2022-11-18
조회수 1220


지난 11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상임 위원 후보자(2배수) 공개 검증을 위한 글이 게시되었다. 해당 공고는 13일부터 19일까지 후보자 개인에 대한 “성폭력,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사안을 검증하겠다며 현장에 의견을 구했다.

공개검증을 위한 공지용 파일을 통해 확인한 2배수의 후보명단을 살펴보면 이들은 전원 남성으로 평균나이는 56.1세이며, 연령대는 60대 5명, 50대 10명, 40대는 1명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은 최종 후보자에 대한 공개검증을 논하기에 앞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의문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1. 한국 문화예술계에는 남성’만’이 종사하는가?
2. 최종 후보 명단에는 왜 단 한명의 여성도 존재하지 않는가?
3. 최초 후보자들 중에 단 한명의 여성도 존재하지 않았는가?
4. 최초 후보자들 중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감각과 정책적 이해,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여성은 없었는가?
5.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제30조 2항 3호에는 “남, 여 및 각 연령층이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적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호의 사항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왜 남성과 여성의 균형뿐만 아니라 각 연령층의 균형 또한 반영하지 않았는가?
6.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위원추천위원회, 그러니까 위원 후보를 심사한 심사위원들에게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제 30조*를 제공하였는가?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종사자들 전반의 성인지 감수성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아서 발생하는 사안이 아님을, 문화예술계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위치를 소수의 남성들이 독점하는 구조가 수많은 성폭력을 발생시키고 은폐해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지난 2018년 미투운동은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상임 위원 최종 후보자 명단을 보고 실망과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미투운동과 그간의 현장에서 벌어진 많은 예술가들의 변화로부터 배운 것이 하나도 없는가? 지난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임위원을 구성하며 동일한 지적을 받았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왜 2년이 지난 지금, 미투운동 이후인 2019년에도 동일한 행태를 반복하는가?

후보의 과거 성폭력 사건 여부에 대한 공개 검증을 논하기 이전에 ‘여성 후보 0명’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비 불평등에 관해 먼저 지적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간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 협회를 비롯한 법인, 재단 등의 고위직에 오른 인사들 중 여성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여성은 단체의 고위직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이미 공고한 문화예술계의 가부장적 질서, 기득권적 논리에 의해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예술위의 위원으로 공모에 임하는 것이나, 혹은 위원을 심사하기 위한 위원추천위원회에 임하는 것 모두 “기울어진 운동장”과 “왜곡된 룰”에 의한 불리한 게임이라는 점을 상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모에 있어서 여성 후보자가 적었다면 자격의 적격성, 추천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적절한 여성 후보자를 발굴하려고 노력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매번 위원공모에 있어서 후보자가 많지 않고, 공모시기가 짧다는 관행에 대해서 이를 극복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였는가? 현장이 요구하는 대표성과 전문성의 의미가 달라졌다는 점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가? 특히, 연극분야는 해결되지 않은 전 협회장들의 문제 뿐만 아니라 만주전선을 통해 협회가 지닌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구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여전히 장르협단체만이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문화예술단체라고 규정하고 있는가? 더하여 문화예술위원회 내에서 현장소통소위원회와 성평등예술지원 소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는 바, 문예위 위원을 공모하는 이 과정에서 그러한 소위원회와 어떻게 소통하고 귀를 기울였는가?

“예술정책과 행정에 대한 이해”가 단체의 고위직을 경험해 본 기득권 인사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는 인식 역시 재고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문체부와 문예위는 장년-남성의 얼굴만이 아닌, 문화예술계 전체를 대표하기에 보다 적합한 후보자 군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종 후보자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선임을 위한 위원추천위원회 위원 추천' 역시 그 추천 방법에 있어 법인인 문화예술단체만에게 열려있다는 것은 문제적이다. 법인이 아닌 문화예술단체가 대다수인 문화예술계에서 최초후보자에서 최종후보자의 실질적 심사를 담당하는 위원추천위원회를 추천하는 것 조차 법인 문화예술단체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은 소위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후보자 개인에 대한 공개 검증은 위와 같은 문제들이 이행된 다음의 이야기여야 한다. 이에 성폭력반대연극인 행동은 다음과 같은 사안을 전달하고자 한다. 우리는 위원추천위원회의 가부장적이고 기득권 편향적인 자격 요건과 추천 및 심사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기울어진 운동장과 왜곡된 룰을 시정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그리고 위원추천위원회는 문화예술진흥법에 적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최종 후보자 전원이 남성인지 해명하라.

둘. 사단법인 단체만이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폐쇄적인 기존 규정을 철회하라.

셋.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위원추천위원회 전원을 다시 구성하고, 최초 후보자부터 다시 공모하라.

———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제 30조는 다음과 같다.

제30조(위원후보자의 추천)
①위원추천위원회는 구성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28조 제1항 각 호의 조건을 모두 갖춘 자 중에서 2배수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원후보자로 선정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추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위원추천위원회는 위원추천위원회의 위원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원후보자로 추천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08. 2. 29.>
②위원추천위원회가 제1항에 따른 위원후보자를 추천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반영하여야 한다.
1. 위원후보자는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감각과 정책적 이해ㆍ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자가 되도록 할 것
2. 문학ㆍ미술ㆍ음악ㆍ무용ㆍ연극ㆍ전통예술 등 각 예술 분야와 문화일반ㆍ복지, 예술경영ㆍ행정 또는 지역문화 분야 등의 전문가가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
3. 남ㆍ여 및 각 연령층이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
③위원추천위원회가 제1항에 따라 위원후보자를 선정하려면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경우 공개모집계획 등을 일간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통하여 미리 공고하여야 한다.

———

2019. 11. 14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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