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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논평] 실증특례가 아니라 가사노동자 보호법이 필요하다! ー 홈스토리의 가사서비스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허용에 대하여

2022-11-18
조회수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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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7일 정부의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는 가사서비스 플랫폼 대리주부를 운영하는 홈스토리가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신청을 수용했다.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는 ICT 분야에서의 신제품, 서비스의 신속한 시장출시를 지원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 규제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가사노동자를 법 적용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는 2년 전 발의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안󰡕(이하 가사법)이 3개가 계류 중이나 통과되지 않고 있다. 홈스토리는 가사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하면서도 각종 근로기준법 적용에서는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가사서비스 시장규모는 내년이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듯 규모가 큰 시장이지만 일하고 있는 노동자가 몇 명인지 추산조차 되지 않는다. 가사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 이래 66년동안 노동자로서 인정조차 되지 않아 왔다. 가사노동을 노동의 범주에서 아예 제외하고 부차적 노동으로 취급해 온 것이다. 이런 전근대적이며 가부장적 법체계는 아직도 온존되어 이들을 보호할 법 시스템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법치국가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가사노동은 아무런 보호 없이 플랫폼 노동으로 무차별적으로 넘어가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로 노동착취가 벌어지는 가운데 아무런 보호체계가 없는 시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혁신이란 명목으로 가사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게는 하되 각종 노동관계법 적용에서는 제외하는 방안이 허용되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지난 15년간 가사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법적 보호방안을 만들라고 요구해 왔으며 지난 2017년 이정미 의원을 통해 가사법을 발의한 바 있다. 운동의 당사자로서 어이없고 분통터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보호법안 통과가 지체되는 사이, 가사노동자들은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플랫폼 노동으로 빨려 들어가 건당 많게는 15.5%를 수수료를 떼이고 있다. 사실상의 노동착취가 자행되는 시장인 셈이다. 현행법상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는 노동법이 일부만 적용되는 사각지대 노동자이다. 위원회가 적용하고자 하는 가사법 정부안은 최소근로시간을 15시간으로 설정하고 가사노동자의 명시적 의사, 경영상 이유로 인한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정미 의원 안은 주당 15시간 이상을 강행규정으로 두고 있어 노동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정부가 진정 노동자를 보호할 의지가 있다면 무엇을 적용해야하는지는 자명하다. 

이번 실증특례 결과 기업은 긍정적 이미지와 이득을 얻고 이용자는 기업이 보증하는 노동자를 쓰면서 안심할 수 있겠지만 가사노동자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거나 더 열악해질 우려가 높다. 정부가 할 일은 우선적으로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보편적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아무런 보호 기준이 없는 곳에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사노동을 공식화하고 노동을 상품이 아닌 인격으로 존중하는 방안이다.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가 아니라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가사노동자를 보호할 법이다. 

2019.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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