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평등으로부터 퇴보하는 게임업계를 규탄한다.
-게임회사 넥슨의 성우 사상검열 사태 이후 3년, 게임업계 사상검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11월 17일, 모바일 게임회사 티키타카 스튜디오의 외주 일러스트 작가가 페미니즘 사상검열로 인해 일러스트 작업에서 퇴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작가는 2016년 자신의 SNS에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고 게임업계의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해 규탄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었다. 이를 찾아낸 모바일 게임 <아르카나 택틱스> 유저들이 게임회사에 항의했고,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가님들의 리스트”를 언급하며 해당 작가를 일러스트 작업에서 퇴출시켰다. 사측은 “문제의 여지가 있으면 일러스트를 전면 교체하겠다”며 여전히 페미니스트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취하고 있으며, 페미니즘을 ‘문제의 소지’로 표현하고 검열하고 있다. 위 사태는 단발적인, 단 하나의 사건으로 볼 수 없다. 3년 전 부터 발생한 게임업계 사상검열의 연장선상이다.
넥슨 사태 때부터 게임업계는 작가들의 SNS를 사찰하고 자체적으로 사상검증 해왔다. 이후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작가‘에게 업무배제, 작업 퇴출과 같은 만행이 수차례 반복됐다. 공론화 되지 못한 상황까지 감안하면, 게임업계 전반에 사상검열이 빈번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사상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가치까지 위반하며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2018년 3월에는 타 게임업체의 사상검열로 인해 노동부로부터 신고가 들어가 재발방지 권고를 받은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명분으로 이와 같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는 소비자, 이용자의 뒤에 숨어 게임업계 내에 만연한 성차별과 사상검열을 정당화 하고, 게임업계 내 사상검열을 강화하고 업계의 규칙인 것처럼 자연화시키는, 적극적이고 명백한 차별 행위다.
이와 같은 행태는 게임업계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다. 게임업계는 이전부터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과도한 성적대상화, 게임 내 여성혐오적인 문화를 적극 조장하고 유저들의 재생산을 방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개선하려면 성평등 가치를 담지한 노동자들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열린 분위기를 형성해야한다. 하지만 오히려 게임업계가 나서서 차별과 혐오를 강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게임업계는 프리랜서라는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악용하여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 게임업계 원화가와 같은 예술계열에 종사자를 살펴보면 상당수가 여성이다. 그리고 사상검증을 통해 퇴출당하는 작가 대부분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이러한 위치에 놓인 일러스트 작가들이 퇴출될 경우 캐릭터, 원화 교체가 이루어지고 계약해지가 발생한다. 이는 단순히 ‘그림이 교체된다’는 수준으로 볼 수 없다. 작가의 노동력과 창의성,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작품을 사측이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창작자가 담아낸 가치와 목적성을 무시하고 사장시켜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계약해지 이후, ‘메갈 여성 작가’로 낙인 찍혀 더는 한국게임 업계에서 일할 수 없거나, 수주가 끊겨 일감이 없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 사상검증은 작가에게 낙인으로, 낙인은 생존권의 박탈로 귀결된다.
게임업계는 같은 사태가 반복되면서 사라지고 고통받는 작가들을 지켜봐왔고 ‘메갈 여성 작가’로 낙인찍혔을 시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넥슨 사태 이후, 공공연한 리스트가 존재하고 외주 검수팀을 조직해 사전검수까지 진행하며, 게임업계 내 사상검열을 정교하게 강화해왔다. 게임업계는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이용자들과 함께 사상검열하며 작가들을 배제하고 차별과 혐오에 노출시키며 생존권 박탈까지 겪게끔,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구조를 만들어온 당사자이다. 해당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여 게임업계 페미니즘 사상검열을 멈추어야 한다.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퇴출시킨 작가를 복귀시키고 작가가 그린 원화를 복구하라.
-이와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해당 사건을 일으킨 기업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반은 사상검열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정하기 위해 노력하라.
이러한 비판과 요구는 처음이 아니다. 수많은 페미니스트가 사측 앞에서 가열차게 시위를 하며 비판해왔고, 여러 시민사회단체 역시 강력하게 규탄하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해왔다.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현 시점에서 구시대적인 사상검열을 강화하고, 성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차단하며 노동자들을 퇴출시키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결국 게임산업은 퇴보하는 산업으로 남게 될 것이다.
2019. 11. 22
한국여성노동자회·서울여성노동자회·인천여성노동자회·광주여성노동자회·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부산여성회·전북여성노동자회·안산여성노동자회·부천여성노동자회·대구여성노동자회·수원여성노동자회·경주여성노동자회
성평등으로부터 퇴보하는 게임업계를 규탄한다.
-게임회사 넥슨의 성우 사상검열 사태 이후 3년, 게임업계 사상검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서울여성노동자회·인천여성노동자회·광주여성노동자회·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부산여성회·전북여성노동자회·안산여성노동자회·부천여성노동자회·대구여성노동자회·수원여성노동자회·경주여성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