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존중과 인정을 위한 가사노동자 권리선언”
2019년 제8회 국제가사노동자의날을 맞아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존중과 인정을 위한 가사노동자 권리선언을 한다. 우리는 올해 초부터 수개월간 전국의 가사노동자들과 함께 가사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왔다. 억울할 때, 기쁠 때, 힘들 때 각각의 상황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야기 나누고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토론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을 권리, 존중받을 권리, 건강할 권리, 안전할 권리, 소속감을 갖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권리 등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이었다. 가사노동자는 이러한 기본권에서 박탈과 배제를 당해왔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가사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는 존재로 공식노동의 이면에서 숨겨진 채로 살아왔다. 우리는 오늘 사람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한 기본권을 선언한다. 이 선언은 가사노동자가 사람으로서, 노동자로서의 우리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존재의 선언이며 당연히 보장받아야할 기본선의 인권과 노동권을 요구하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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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사노동자는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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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은 적용범위에서 가사노동자를 제외해 왔다. 우리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지난 66년간 노동자가 누려야할 당연한 권리와 보호로부터 제외되어 왔다. 자신이 노동자라는 그 어떤 증명도 할 수 없다. 그 결과 4대 보험 적용은 물론 EITC 적용, 노동법의 보호 등 노동자들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모든 권리로부터 제외당해 왔다. 이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가사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나 법 제정으로 이어지지 못 하고 있다. 2012년 ILO에서는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C189)이 채택되었으나 이 역시도 국회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가사노동자는 노동자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가사노동자 보호법을 제정하고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C189)을 비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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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사노동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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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은 고객이 편안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기본을 만들어주는 노동이다. 우리는 건강한 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당당한 노동자이다. 그러나 여성이 집 안에서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가사노동은 저평가 당해 왔다. 남의 집 일을 한다는 이유로 때로 하녀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불합리한 의심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사노동자는 가사노동의 전문가이다. 우리의 노동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노동자로서 호명하는 이름을 가질 권리가 있다. 우리는 가정부나 파출부가 아니라 ‘가정관리사’이다. 가사노동자는 가사노동의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가정관리사’라는 이름으로 불릴 권리가 있다.
3. 가사노동자는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가사노동자는 노동 매뉴얼을 갖고 있으며 계약을 통해 노동하는 노동자이다. 계약되지 않은 무리한 형태의 노동과 위험한 노동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정당한 휴식시간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나날이 뜨거워지는 날씨 속에서 냉방기구의 제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또한 우리는 과도한 감정노동을 거부한다. 가사노동자는 근골격계 질환과 우울증의 위험성이 높다. 일을 할수록 골병이 드는 노동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노동으로 가사노동을 만들어가야 한다. 노동을 하며 건강할 권리는 가사노동자가 사람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하게 가질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4. 가사노동자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가사노동자는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있다. 노동현장이 개인의 집이기에 사건이 벌어지게되면 외부에 알리기 어렵다. 국가는 가사노동자에게 행해지는 괴롭힘, 언어폭력, 폭행, 성폭력 등 모든 폭력으로부터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출근길에 갑작스레 전화해서 쉬라고 하거나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등 고용 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사노동자 개인이 노동현장에서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구조가 존속되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하루빨리 시민으로서의 권리에서 제외된 가사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5. 가사노동자는 플랫폼 노동의 비인간성을 거부한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중간착취 없는 비영리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공동체로서의 소속감과 지속적인 교육,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울타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시장은 가사노동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가사노동은 물건을 대량생산하지 않는 1대 1노동이다. 노동의 결과물이 한정된 범위로 제한되는 개별적 노동이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 플랫폼의 개입은 노동자들의 임금하락으로 직결된다. 가사노동자의 노동권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우려스럽다. 플랫폼은 가사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지 않으며 노동자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않는다. 노동자로서의 자긍심도, 소속감도 느낄 수 없다. 노동자들은 파편화, 개별화되어 흩어져 존재한다. 가사노동자는 인간의 얼굴을 한 노동을 추구하며 플랫폼 노동의 비인간성을 거부한다.
2019. 06. 15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 한국여성노동자회·광주여성노동자회·경주여성노동자회·대구여성노동자회·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부산여성회·부천여성노동자회·서울여성노동자회·수원여성노동자회·안산여성노동자회·인천여성노동자회·전북여성노동자회 |
| 홈닥터사회적협동조합, 해피타임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눔사회적협동조합, 가정관리사사회적협동조합, 살림벗사회적협동조합, 빛나홈사회적협동조합, 공간살림사회적협동조합,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대구지부,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부산지부 |
제8회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존중과 인정을 위한 가사노동자 권리선언”
2019년 제8회 국제가사노동자의날을 맞아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존중과 인정을 위한 가사노동자 권리선언을 한다. 우리는 올해 초부터 수개월간 전국의 가사노동자들과 함께 가사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왔다. 억울할 때, 기쁠 때, 힘들 때 각각의 상황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야기 나누고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토론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을 권리, 존중받을 권리, 건강할 권리, 안전할 권리, 소속감을 갖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권리 등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이었다. 가사노동자는 이러한 기본권에서 박탈과 배제를 당해왔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가사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는 존재로 공식노동의 이면에서 숨겨진 채로 살아왔다. 우리는 오늘 사람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한 기본권을 선언한다. 이 선언은 가사노동자가 사람으로서, 노동자로서의 우리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존재의 선언이며 당연히 보장받아야할 기본선의 인권과 노동권을 요구하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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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사노동자는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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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은 적용범위에서 가사노동자를 제외해 왔다. 우리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지난 66년간 노동자가 누려야할 당연한 권리와 보호로부터 제외되어 왔다. 자신이 노동자라는 그 어떤 증명도 할 수 없다. 그 결과 4대 보험 적용은 물론 EITC 적용, 노동법의 보호 등 노동자들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모든 권리로부터 제외당해 왔다. 이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가사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나 법 제정으로 이어지지 못 하고 있다. 2012년 ILO에서는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C189)이 채택되었으나 이 역시도 국회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가사노동자는 노동자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가사노동자 보호법을 제정하고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C189)을 비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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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사노동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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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은 고객이 편안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기본을 만들어주는 노동이다. 우리는 건강한 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당당한 노동자이다. 그러나 여성이 집 안에서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가사노동은 저평가 당해 왔다. 남의 집 일을 한다는 이유로 때로 하녀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불합리한 의심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사노동자는 가사노동의 전문가이다. 우리의 노동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노동자로서 호명하는 이름을 가질 권리가 있다. 우리는 가정부나 파출부가 아니라 ‘가정관리사’이다. 가사노동자는 가사노동의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가정관리사’라는 이름으로 불릴 권리가 있다.
3. 가사노동자는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가사노동자는 노동 매뉴얼을 갖고 있으며 계약을 통해 노동하는 노동자이다. 계약되지 않은 무리한 형태의 노동과 위험한 노동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정당한 휴식시간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나날이 뜨거워지는 날씨 속에서 냉방기구의 제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또한 우리는 과도한 감정노동을 거부한다. 가사노동자는 근골격계 질환과 우울증의 위험성이 높다. 일을 할수록 골병이 드는 노동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노동으로 가사노동을 만들어가야 한다. 노동을 하며 건강할 권리는 가사노동자가 사람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하게 가질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4. 가사노동자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가사노동자는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있다. 노동현장이 개인의 집이기에 사건이 벌어지게되면 외부에 알리기 어렵다. 국가는 가사노동자에게 행해지는 괴롭힘, 언어폭력, 폭행, 성폭력 등 모든 폭력으로부터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출근길에 갑작스레 전화해서 쉬라고 하거나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등 고용 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사노동자 개인이 노동현장에서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구조가 존속되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하루빨리 시민으로서의 권리에서 제외된 가사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5. 가사노동자는 플랫폼 노동의 비인간성을 거부한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중간착취 없는 비영리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공동체로서의 소속감과 지속적인 교육,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울타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시장은 가사노동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가사노동은 물건을 대량생산하지 않는 1대 1노동이다. 노동의 결과물이 한정된 범위로 제한되는 개별적 노동이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 플랫폼의 개입은 노동자들의 임금하락으로 직결된다. 가사노동자의 노동권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우려스럽다. 플랫폼은 가사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지 않으며 노동자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않는다. 노동자로서의 자긍심도, 소속감도 느낄 수 없다. 노동자들은 파편화, 개별화되어 흩어져 존재한다. 가사노동자는 인간의 얼굴을 한 노동을 추구하며 플랫폼 노동의 비인간성을 거부한다.
2019. 0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