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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9대 대선 정책제언] 존중받는 노동, 성평등 노동이 실현되는 사회를 위한 제언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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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정책제언] 존중받는 노동, 성평등 노동이 실현되는 사회를 위한 제언

[1] 성평등 노동정책의 방향


1. 여성인력활용정책이 아닌 성평등 노동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한국의 여성노동정책은 저출산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성을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여성인력활용정책에 머물렀으며 여성노동정책의 목표가 되어야할 성평등은 실종되었다. 정부가 추진해온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정책이나 육아휴직 제도 같은 일부 정책은 대졸 전문직 여성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종사하는 전통적인 여성 집중 직종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도리어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은 여성노동자를 부차적 노동력으로 간주하는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은 일자리를 하향평준화하여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거의 변화시켜 내지 못하고 젠더 불평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여성노동정책의 방향은 이제 분명하게 ‘성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성역할 이데올로기 통념에 근거하여 여성의 노동을 ‘반찬값 벌기’로 평가 절하하고 저임금을 합리화하는 철지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결별해야 한다. 정책의 범주도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파편화된 정책이 아니라 젠더 불평등을 해소하고 구조적 차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확장되고 통합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평등노동을 통해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서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목표로 모든 노동자의 인간다운 노동이 실현되는 평등노동을 추구해야 한다. ‘부불 보살핌과 가사의 동등한 분배, 남성과 여성의 경제적 평등,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종식, 권력과 영향력의 동등한 분배’를 성평등의 목표로 제시한 스웨덴은 좋은 참고 사례이다. 여성노동정책은 성평등한 철학과 방향을 담아 모든 사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평등 노동정책으로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2. 경력단절이 아닌 고용단절 문제의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50% 안팎에 불과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흔히들 이렇게 낮은 경제활동참가율의 원인은 경력단절로 지목된다. 경력단절은 주로 결혼 후 출산이나 육아 등의 사유로 노동시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여성들이 자발, 혹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퇴거하여 노동자로서의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및 사회보험 가입현황'에 따르면 여성들의 경력단절 사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결혼(34.6%)이었다. 이어 육아(30.1%), 임신·출산(26.3%), 가족돌봄(4.8%), 자녀교육(4.1%) 순이었다.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서, 아이를 낳으면서, 아이를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만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뒤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언제 그만두어도 아쉽지 않은 보조적인 일, 아이를 맡기는 비용보다 낮은 임금. 근본적으로 여성에게 차별적인 노동시장 구조 탓에 여성의 일자리는 대부분 가사와 육아를 하면서 지켜낼 만큼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 또 주로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은 사업장의 휴폐업으로 인해 계속 일자리를 옮겨 다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여성의 경험은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나이듦이 연륜으로, 숙성된 노하우로 인정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의 나이듦은 장식 기능을 상실한 쓸모없음으로 취급된다. 더 이상 부리기 쉬운 어린 여성이 아닌 경험이 축적된 여성들은 수순대로라면 승진을 해서 관리자로 진출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강고한 유리천장에 부딪힌 여성들은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지 못 하고 퇴출된다. 이런 이유로 여성의 경력단절이라기 보다는 고용단절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한 설명이 될 것이다.


경력단절이라는 문제 설정이 오늘날과 같이 양극화된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는 제한된 논의만을 허용한다. 고용단절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구조 속에서 다양한 고용형태와 고용 지위를 구분하여 고용단절의 성격을 구분하고 그 과정에서 경력단절이 각각의 고용형태와 고용 지위 변동에 어떤 내용과 의미를 가지는지 다루는 것이 보다 발전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문은미, 2015,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일자리 실태조사).


3.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인권 확보 방안이 시급하다


여성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임금이 낮으며, 각종 혜택에서의 배제되고, 영세사업장으로 집중되며, 보조적인 업무 배치를 받고 있다. 구체적 수치로 살펴보면 최저임금 미달자 266만 명 중 62.7%가 여성이다. 여성비정규직은 전체 여성노동자 중 53.8%이며 월평균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123만원이다(2016. 8월 기준).


이런 여성노동자들이 과연 우리 사회 시민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시민은 지위에 걸맞은 법적·제도적 권리와 정치적·경제적·문화적 권리를 획득하여야 하며, 그에 따른 시민적 책임 즉 의무와 책무도 함께 갖는다. 이러한 권리와 책임을 넘어서서 한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공유된 정신과 가치, 그리고 정체성이 결합될 때 시민권의 진정한 의미가 실현될 수 있다(조형, 2007).


여성노동자들은 지나치게 낮은 처우와 근로조건으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마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다. 시민으로서 권리를 누리고 정신과 가치, 정체성을 공유할 시간과 경제적 여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민으로서의 책무와 시민성은 요구받고 있다. 지금 시급한 것은 기본적인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회복하는 일이다.


4.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이 아닌 개인독립생활자 모델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아직도 노동자로 인정받기보다 가사, 양육의 전담자로 성별 분업이 고착화 되어 있다. 여성을 위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담론이 일정부분 수용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아이는 엄마가 양육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퇴직이 자연스럽다는 성역할 이데올로기 속에서 여성은 생계보조자(=임시노동자)라는 사회적 통념에 의해 저임금과 비정규직이 정당화되고 있다. 여성의 고학력 효과만으로는 성차별적 노동현실을 바꾸어 놓을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한국 여성의 남성과의 임금격차는 36.3%. OECD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15년간 1위를 놓친 일이 없다. 여성의 저임금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저임금은 남성의 장시간노동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합리화 명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이데올로기로 동원된다. 결국 여성의 저임금은 남, 녀를 불문하고 모든 노동자를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로 내몰리게 한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고,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모든 여성과 남성이 만나 가정을 꾸린다는 가정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다. 이후로도 남성생계부양자 모델로 정책을 설계한다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벗어날 수 없다. 여성이냐, 남성이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모두를 개인독립생활자로 설정하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독립된 개인으로 생활 가능한 존재여야 하고 국가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


5. 삶의 중심은 일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이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은 노동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야근, 회식, 휴일노동으로 구성된 장시간 노동의 삶은 OECD 2위의 장시간 노동국가라는 귀결로 이어진다. 장시간 노동은 개인의 생활을 삭제한다. 휴식 시간, 건강한 음식을 해 먹을 시간, 가족을 돌볼 시간,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시간 등이 삭제된 삶은 몸과 정신, 관계의 피폐를 가져온다.


장시간 노동의 이면에는 3명이 일할 자리에 2명을 채용하는 관행, 하루 8시간 계약을 하고 노동자의 24시간과 계약했다는 착각, 새벽까지 이어지는 회식문화 등 삶에 대한 존중없는 전근대적 노동문화가 있다. 그러나 ‘죽도록 일하면 죽는다.’ 더 늦기 전에 노동자들에게 삶을 돌려주어야 한다. 전 국민에게 수단이 목적을 압도하는 삶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삶은 중심은 노동이 아니라, 회사가 아니라 개인의 삶이어야 한다.


6.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법·제도는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우리는 일·가정양립 정책에서 특히 그런 광경을 많이 목도하였다. 출산전후휴가가 있어도 육아휴직이 있어도 제도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제도를 쓰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승인 단계를 통과해야하는데 사업주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노동자를 회사의 이익을 갉아먹는 기생충으로 취급한다.


우리나라 일·가정양립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성만을 정책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정책은 여성이 육아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원책으로 맞추어져 있다. 그 결과 나온 정책이 여성이 육아를 하고 남는 시간에 일을 하면 된다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인 것이다.


남성들은 스스로를 가사와 육아의 담당자로 여기지 않고 있다. 여성들에게 집중된 가사와 육아로 인해 여성들은 슈퍼우먼이길 강요받고 있다. 여성들은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출근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가사·육아 시간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손쉽게 야근과 휴일근무를 담당할 인력으로 남성을 설정한다. 그 이유로 여성의 차별을 정당화 한다. 하지만 남성 역시도 가정 내의 가사와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 양육자이며 가사노동자임을 사회와 개인 모두가 인지해야 한다.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여성에게 전담된 가사와 육아의 부담을 나누어야 한다. 이는 제도개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가사노동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고 이중양육자 모델을 기초로 하여 정책을 설계하고 사회적 인식개선을 진행해야 한다.


[2] 정책 제언


1. 성별임금격차 해소


1)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노동자성 확대


- 여성 비정규직은 정규직 남성 대비 35.8%, 123만원의 임금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 여성이 전체 여성노동자의 54.5%. 비정규직을 줄여야 한다. 상시지속업무에 비정규직을 쓰지 않겠다는 것은 이미 박근혜정부의 공약이었다. 저임금과 불안전한 고용으로 우리 사회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벼랑 끝에 있다. 새로운 사회는 한 발 더 앞서 나가야 한다. 정말 임시로 사람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정규직을 쓰지 못 하도록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


- 노동자이나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은 특수고용노동자 50만명은 근로기준법, 4대보험의 적용에서도 제외되어 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한다. 노동자들의 비정형성은 날로 확대되고 있어 노동자성 확대가 요구된다. 확대된 노동자 범위를 법에서 규정하고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2) 최저임금 시급 1만원


- 최저임금 영향권의 여성노동자는 6명 중 5명이다. 최저임금은 여성의 임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53.8%에 이르는 여성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월123만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 하고 있다. 여성의 임금을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최저임금 현실화, 시급 1만원은 지난 총선 이미 모든 정당에서 약속한 바 있다. 하루빨리 실현되는 것만이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고 여성 노동자들의 보다 나은 삶을 약속할 것이다.


3) 기업의 임금공개 의무화


-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앉은 동료가 얼마의 임금을 받고 있는지 조차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 결과 임금체계와 기준없이 혹은 차별적으로 임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차별이 있다고 해도 알 도리가 없다. 이에 임금공시제를 도입하여 성별, 직급, 고용형태, 경력 등에 따른 임금의 차이를 공개하고 노동자들이 임금체계에 대해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4) 청년여성 고용할당제


- 경력직 위주의 채용으로 청년들의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취업준비 기간이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20대 여성실업률은 7.6%로 99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전문대 졸업자 중에서 남성의 27.4%, 여성의 20.2%가 선망직장에 취업했고, 4년제 대학 졸업자 중에서 남성의 40.1%, 여성의 24.9%가 선망직장에 취업했다 오호영 채창균(2014)은 상용직 근로자로 종사자 수 300인 이상 대기업, 외국계기업, 공기업 취업자와 공무원을 “선망직장”으로 정의하고, 연령층이 동일한 ‘2011년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의 4년제 대학 졸업자와 ‘2009년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의 전문대 졸업자를 대상으로, 선망직장 취업자비율을 산출하였다.

. 다양한 연구와 통계는 일관되게 여성이 좋은 직장으로 진입이 차단됨을 보고한다. 공공부문과 민간기업 전반에서 청년여성 고용할당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5) 관리직, 임원 여성 30% 할당제·적극적고용개선조치 실효성 확보


- 강고한 유리천정을 뚫어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성노동자들이 하급직에만 몰려 있어 임금과 지위에 있어 심각한 불균형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할 방법은 할당제가 최선이다. 노르웨이는 10년(2003-2013)간의 여성임원 40%할당제를 통해 기업성과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EU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을 망라한 관리직, 임원 할당제 도입이 필요하다.


- 현행 적극적고용개선조치는 적용대상, 보고내용, 집행 등에 있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상 기업 기준 변경, 보고 시 고용형태·성과지표·과정지표 포함, 이행 결과에 대한 집행력 강화 등 실효성 확보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


2. 일·생활 균형


6) 임금하락 없는 주35시간제


- OECD 2위 장시간 노동국가라는 현실은 노동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삶의 시간이 일로 채워진 노동자들은 일이 끝나고 난 후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3사람이 일할 자리에 2명을 채용하여 일하는 노동관행 때문에 야근과 휴일근무를 반복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줄여 정시퇴근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현재 1일 6시간 노동실험을 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은 노동효율성과 행복지수 상승을 보고하고 있다. 6시간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주 35시간으로라도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단, 이 경우 임금의 하락이 있어서는 안 된다.


7)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육아휴직급여 현실화


- 현행 5일까지, 그 중 3일만 유급인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를 단계적으로 유급 2주에서 4주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의 배우자 출산휴가는 지나치게 짧아 산모와 신생아의 케어를 타인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가족의 유대강화와 안정적인 보호를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를 확대해야 한다.


- 지나치게 낮은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한다. 다음의 선택지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예산의 증가없이 가능하다.


A. 3개월*소득의 100%(상한선 400만원)

B. 6개월*소득의 80%(상한선 200만원)

C. 9개월*소득의 60%(상한선 130만원)

D. 12개월*소득의 40%(상한선 100만원)


8) 모든 출산여성에게 출산휴가급여 지급


- 현행 출산휴가급여는 일정기간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자에 한하여, 고용이 유지되는 조건으로 지급토록 되어 있다. 이렇다 보니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배제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조건을 충족했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은 출산휴가를 갈라치면 계약해지를 해 버리기 때문에 출산휴가급여조차 받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출산을 하는 모든 여성노동자들에게 건강보험 재원에서 출산휴가급여를 지급할 것을 제안한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현행 출산휴가 급여지급 기준을 따르고 피부양자의 경우에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일정액을 지급토록 한다.


9) 법정휴가의 자유로운 휴가 사용 보장, 업무시간 외 ‘연결되지 않을 권리’ 법제화


- 대한민국 직장인의 휴가는 그림의 떡이다. 눈치가 보여서, 휴일 전날이라서, 일이 바빠서, 상사가 쓰지 않아서. 이유도 다양하다. 어쨌든 내 휴가인데 내 것이 아니다. 노동자는 회사에만 속한 사람이 아니다. 개인의 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직장문화를 바꾸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


-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퇴근 후 수시로 업무지시를 내리는 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퇴근을 해도 시간을 가리지 않고 울리는 상사의 업무지시 카톡 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프랑스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노동개혁법안에 추가시켰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에게도 필요한 권리이다.


3. 안전한 일터, 사회 안전망 구축


10) 직장 내 성희롱 사업주 책임 강화, 피해자 보호조치 마련


-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면 사업주가 책임지고 신속,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되며 2차 피해 가능성도 높아진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이러한 처리가 빠르고 피해자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들은 극심한 정신적, 심리적 손상을 입는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요청에 따라 유급휴가의 부여, 치료 및 상담 지원,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사업주의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


11) 체불임금 국가 선지급,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 임금이 체불된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것은 삶이 파괴되는 경험이다. 체불임금을 해결하는 동안 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끝내 체불한 채 사라져 버리는 사업주도 많다. 국가가 나서야 한다. 체불임금에 대해 국가가 선지급하고 차후 구상권을 발동하여 체불사업주에게 체불임금을 받아내야 한다. 체불임금 뿐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통해 체불한 임금의 몇 배를 국가가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체불에 대한 예방도 되고 국가도 구상권 집행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2) 자발적 실직자에게도 실업급여 지급


- 고용보험에서 제공하는 실업급여는 그 지급 대상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사직한 실직자에게는 실업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용보험법은 그 법의 목적을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을 촉진함’으로 하고 있다. 실업급여는 대한민국에서 운영되는 실직자 보호의 유일한 수단이다. 자발적 사직을 했다 하더라도 재취업을 하지 못 하면 이는 자발적 실직상태라고 볼 수 없다. 자발적 실직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13)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청년들,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들, 오랫동안 일을 쉬었다가 다시 구직을 시작한 노동자들, 노동자로 인정되지 못 하는 노동자들, 오랫동안 노동현장을 떠나있던 주부들. 현재의 고용보험으로는 포괄하지 못 하고 있는 이들이다. 특히 노동시장으로 진입을 위한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없애 전 국민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용보험 가입을 통해 취업훈련과 구직급여 등의 혜택을 받으며 안전한 일자리를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


14) 15시간 미만, 5인 미만 사업장 노동법 전면 적용


- 15시간 미만,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노동법은 일부만 적용된다. 악덕 사업주들은 이를 악용하여 15시간미만 계약으로 노동자를 채용한다. 같은 이유로 사업장을 쪼개기도 한다.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들어 각종 노동법의 보호로부터 노동자를 배제시킨다. 15시간 미만,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 노동법을 전면 적용해야 할 것이다.


15) 두루누리 적용 확대


- 현행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10인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평균 소득 140만원 미만의 노동자에게만 제공된다. 4대보험을 모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의 최대 60%까지만 지원하고 있다. 매우 협소한 대상자 선정과 범위가 아닐 수 없다.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여 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돌봄노동자 권익증진


16) 돌봄노동자(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조인, 아이돌보미, 산후조리사 등) 처우 개선


- 국가의 복지사업으로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는 돌봄노동자들은 시급제 호출노동을 하고 있다. 이용자가 입원하거나 사망하게 되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는다. 국가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활동보조인의 경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 하는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위탁이라는 이유로 돌봄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국가가 고용하고 있는 돌봄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국가의 몫이다. 지원기관 등록제를 인증제로 전환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서비스 바우처 노동자에게 국가예산에 맞추어 임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 현장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임금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돌봄노동 가치 재평가를 진행, 시급 1만원 정도의 생활 가능한 임금기준선 제시해야 한다.


17) 가사노동자 보호법 제정


- 가사노동자들은 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에 명기된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라는 문구로 인해 노동자로서 보호받지 못 하고 있다. 가사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제정 당시와는 매우 달라져 있고, 노동자로서의 보호가 절실히 필요하다.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보상은커녕 내 돈으로 치료하고 임금조차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려야 한다. 국민연금에서도 제외되어 노후를 보장받기 어렵고, 임금을 떼어도 임금체불 신고가 아닌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이런 가사노동자들을 위한 보호법 제정이 시급하다.


5. 성평등 실현을 위한 행정집행력 강화


18) 고용노동부를 노동인권부로 개편


-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개편된 이후 고용에 대한 사업 편중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인권의 보장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중요성은 감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산의 편제만 보아도 드러난다. 2017년 고용노동부 예산 가운데 67.6%인 11조5천519억원이 일자리 예산이다. 반면 노사정책 예산은 179억원으로 전년보다 8.3%(16억원) 감소했다. 고용평등환경개선 사업예산은 전년대비 5.5% 감소한 13억 8천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무엇을 하는 부처인지를 질문케 한다. 고용노동부를 노동인권부로 개편하고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역할을 주요하게 수행토록 할 필요가 있다.


19) 근로감독관 확충, 근로감독 강화


-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날로 복잡해 지고 있다. 노동현장에서의 분쟁 또한 증가 추세다. 현재 근로감독관은 1,100여명이다. 1인당 1500개 사업장, 1만 3천명의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며 월 45건 이상에 달하는 신고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근로감독관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충원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발생한 사건 처리 뿐 아니라 사건의 예방 기능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 고용평등상담실 확대, 고용평등근로감독관 지정


- 현재 고용평등상담실은 전국 15개소에 불과하다. 주요 대도시에만 있어 전국에 산재한 여성노동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어렵다. 고용평등상담실은 현장 여성노동자들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전국 단위로 확대 설치하고, 지난 17년간 동결된 예산을 증액하여 여성노동자들의 고용환경 개선을 도와야 할 것이다.


- 젠더 감수성이 없는 근로감독관에게 현장의 차별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문제를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근로감독관을 고용평등 전담 근로감독관으로 지정하여 활동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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