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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 발의 기자회견

2023-07-21
조회수 1701

지난 7월 12일 국회에서는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을 발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도 발언자로 참여하여 초단시간 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렸는데요. 아래에서 기자회견 발언문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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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1 

최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누구에게나 시간은 하루 24시간입니다. 그 시간 중 생존에 필수적인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는 '일하며' 보냅니다. 그래서 노동시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는 우리 삶의 모습을 결정짓는 너무 중요한 요인입니다. 적절한 노동시간과 그에 대한 적절한 임금이 지난 수백년 간 노동자들의 투쟁에 가장 핵심적인 과제였던 이유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이 노동시간의 문제에서 주로 '장시간 노동'을 문제 삼아 왔습니다. 노동자를 과로사로 모는 장시간 노동,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장시간 노동, 노동자의 개인 삶을 황폐화시키는 장시간 노동, 결혼과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장시간 노동. 여전히 한국사회 한쪽에서는 이런 장시간 노동으로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장시간 노동’이라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초단시간 노동이 대표적입니다. 본인의 필요나 의지에 반하여, 초단시간 일자리밖에 없어서, 초단시간 노동을 하게 되는 노동자들은, 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돈을 벌기 위해 투잡, 쓰리잡, 포잡을 해야 합니다. 여러 일터를 오고 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해야 해서 추가되는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는 모두 노동자의 몫입니다. 바쁜 시간에만 짧게 끊어서 노동자를 고용하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보다 노동강도는 오히려 더 높습니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더 높은 노동강도로 일하는데, 주휴수당도 못 받고 퇴직금도 못 받으니, 일한 시간 대비 급여는 더 적습니다.

 

비정규교수, 청소년상담사, 문화예술강사, 지자체 예술단 등 전문직 초단시간 노동자도 많습니다. 법적 보호에서 벗어나 있고, 제대로 된 일자리로 인정받지 못 한다는 데서 오는 자괴감은 중요한 직무스트레스입니다. 22년간 학교에서 국악을 가르쳐온 예술 강사는, 본인의 아들이 입대 전 3개월 일하면서도 보장받는 ‘4대 보험’을 한 번도 적용받은 적이 없습니다. ‘기초지자체 관현악단’의 ‘연주자’는 연주를 자신의 본업이라 생각하지만, 일주일에 2.5일 하는 까페 알바가 더 큰 수입원입니다.

 

게다가 초단시간 노동자를 양산하는 근로기준법, 국민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고용보험법, 퇴직급여법, 기간제법 상의 독소조항들은 이 문제를 '을과 을'의 싸움으로 만듭니다. 영세한 치킨집 사장님, 편의점 사장님 들은 스스로도 '시간 당 천원' 정도 차이라고 시인하면서도, 바로 그 시간 당 천원 정도의 지출이 무서워 주휴수당을 안 주려고, 초단시간 노동자를 사용하는 꼼수를 부립니다. 저희가 만난 치킨집 사장님은 '고용하는 입장에서도, 일하는 친구들 입장에서도 별로'인 제도라고 인정하기도 하셨습니다.

 

고용 불안과 높은 노동강도, 이동 시간과 비용 등 더 많은 부담을 노동자에게 짐 지우며, 노동시간 불평등을 확대시키고, 을과 을의 싸움을 부추기는 악법을 손보기 위한 개정안 발의를 환영합니다. 많은 좋은 법 개정 발의안들이 국회를 떠돌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법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많은 국회의원들의 관심과 의지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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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2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초단시간 노동자, 차별과 배제의 근거를 삭제하라!


 

노동관계법에서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언급은 제외되는 자로서만 존재합니다. 유급휴일과 연차유급휴가 제외, 퇴직금 및 사회보험 적용 제외 등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 없이 제한과 배제를 위한 집단화 뿐입니다. 파편화된 노동이 일반화되면서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어느새 고정적인 정규업무에 싼값으로 투입되는 노동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2년 이상 사용 시 직접고용 의무조차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이 조항을 악용하여 초단시간 노동자를 비정규직 상태로 몇 년씩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성 초단시간 노동자는 20대와 60대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고령층의 경우, 사별 또는 이혼한 집단 중 저학력 고령층에서 초단시간 노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58.6%는 ‘당장의 생활비가 필요해서’ 취업하였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집중되어 노인일자리와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돌봄노동을 시간제 호출노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저임금일 수밖에 없는 형태로 운영하는 탓에 돌봄노동의 저평가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민간위탁으로 돌려진 사회서비스는 초단시간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통해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지급하고 이윤을 남깁니다. 당장의 수입이 필요해 노동시장에 나선 여성노동자들은 초단시간 노동으로 인한 근로빈곤의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실제 돌봄노동자들은 더 긴 시간 일하고 싶다고 토로합니다. 노인일자리는 노동을 하지만 복지로 취급되면서 노동자로의 권리 보장을 받지 못 합니다. 초단시간 노동의 차별적 특성을 악용하고 있는 주체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가진 정부가 앞장서서 차별을 활용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20대 초단시간 노동자의 상황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진행한 90년대생 실태조사 결과 90년대생 여성노동자 37.2%가 초단시간 노동을 경험했고, 그 중 35.2%는 2개 이상 일자리를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일자리로는 생활하기에 충분한 임금을 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로 피크 시간대에 투입되는 노동의 특성상 노동강도가 높고 노동환경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노동을 2개, 3개씩 하게 되면 피로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초단시간 노동은 ‘알바’로 호명됩니다. 알바는 경력이 되지 않는 인정되지 않는 노동입니다. 이는 청년 여성노동자에게 소모되는 경험만을 안겨줍니다.

 

저임금으로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는 이유로 초단시간 노동자는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돌봄, 노인일자리, 서비스직 중심이었던 초단시간 노동은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 2021년에 이르기까지 남성은 38만 6천 명(210.2%)이 증가했고, 여성은 71만 9천 명(284.6%)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같은 시기 성별 전체 취업자 중 초단시간 비율은 남성이 1.5%에서 3.7%로 2.5배 증가했고, 여성이 2.9%에서 8.3%로 2.9배 증가했습니다.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초단시간 노동은 여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는 여성의 자리라는 공식을 다시금 확인시킵니다. 초단시간 노동이라는 차별과 배제의 공간은 자연스레 여성의 것이 되었습니다. 이는 명백한 성차별이지만 성차별로 인지되지 않습니다. 이를 해소할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차별과 배제의 근거조항들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초단시간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해서는 안됩니다. 오늘 발의된 법은 몹시도 단순합니다. 초단시간 노동자 제외 조항을 모두 삭제하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법 개정만으로 157만명에 육박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국회는 움직이십시오. 부디 21대 국회가 마감하기 전에 차별과 배제의 근원이 삭제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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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3

최영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지부장

 

“지자체 예술단 운영의 현실과 초단시간 노동자의 사회적 보호 정책의 필요성”

 

‘초단시간 노동자’라는 용어는 수년 전만 해도 국민 대부분에게는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에서 초단시간 노동자를 찾아본다면 내 주변 일상생활 영역에 주변 누군가는 꼭 존재할 만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일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어느새 늘어난 초단시간 노동자는 마치 당연하고, 부득이하게 필요한 것 같은 일자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직종을 망라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사회, 경제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초단시간 노동이라는 것은 원해서도, 원하지 않아서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주와 노동자로 나누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사균형을 이뤄 법에서 이야기하는 계약자와 계약자 간 동등한 위치에서 근로계약을 맺어서 일한다는 것은 매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노동자로서 일하는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생존이기 마련인데, 어떻게 그것이 노동시간이 단지 짧다는 이유만으로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차별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방자치단체인 의정부시에서 운영하는 의정부시립예술단에 입사 후 10년째 초단시간으로 문화예술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정부시립예술단원들은 20여 년째 초단시간으로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는 의정부시청을 상대로 초단시간 노동이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말고, 하루 빨리 ‘4대보험’ 적용과 ‘근로기준법(주휴수당, 연차, 퇴직금 등)’을 온전하게 적용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시와 단체협약의 테이블에서 이 내용을 주장하면 의정부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내용에 따라 초단시간 노동자에겐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법은 약자를 지켜주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항상 머릿속을 맴돌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기에 더 나아가 단원들은 초단시간(주15시간) 이상의 일을 할 수 있게 노동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이렇듯이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부터 이런 초단시간 노동자를 양산하는 모습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속해 있는 경기도에는 대략 21개의 국공립예술단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중 현재 시립예술단을 초단시간으로 운영하는 지자체는 의정부, 양주, 남양주, 동두천, 포천, 군포, 과천, 하남, 용인 등이 있습니다. 그 외 나머지 다른 지자체에서는 예술단을 탈 초단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단시간이든, 단시간이든, 통상이든 동종 업계에서 일하는 업무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비슷하거나 같습니다. 이것은 꼭 예술단만이 아닌 다른 사업장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영세사업자나 중소기업도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립예술단에서조차 초단시간 노동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당연히 지키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민의 사회 영역 안전울타리인 ‘4대보험’ 미적용과 ‘근로기준법(주휴수당, 연차, 퇴직금 등)’을 온전하게 적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부터 이렇게 견인하듯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주지 않는 입장을 지속해서 고수한다면, 일반 기업에서 무엇을 보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주겠습니까?

 

나라의 법이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주지 못한다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시민들은 무엇을 보고 내 삶을 키워 나아갈 희망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초단시간 노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지 않고, 대한민국 노동자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당연하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이 있습니다. ‘노동자 권리찾기법’ 입법 통해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아가야 할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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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4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안녕하십니까.

한국비정규교수 노동조합 부위원장 김진균입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께서 대표발의하신 초단시간노동자 권리찾기법의 일련의 법률개정안은 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는 우리 비정규교수뿐만이 아니라,

쪼개기 노동에 고통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많은 노동자들에게 작지 않은 희망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는 우리 비정규교수들은 오랫동안 각종 사회보장에 불이익을 받아왔습니다.

연구하고 논문 쓰는 시간은 물론 강의를 위해 교재를 준비하고 교안을 작성하는 시간도, 학생을 상담하고 성적을 평가하는 시간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강의실에 들어가서 강의하는 시간만을 기준으로 강사료를 지급받아왔고,

이 강의 시간만을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평가하여 직장건강보험, 퇴직금, 고용보험,유급휴일, 연차휴가 등에서도 배제되어 오다가, 개정강사법 이후 기껏 주당 5시수 이상 강의하는 강사들에게 퇴직금만 적용하기로 되었습니다.

 

대학 강사료는 평균 6만7천4백원이므로 현행 최저임금 9,620원보다 매우 높아 보입니다만, 여기에는 착시가 들어 있습니다.

강의실 밖에서 수행하는 노동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방학중에 해야 하는 교재준비와 성적평가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의실 밖의 노동을 포함하면 최저임금보다 결코 많지도 않을 뿐더러 생계불가능한 수입을 보완하기 위한 여타의 단기노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게 됩니다.

 

비정규교수가 해야 하는 노동 중에 강의실에서 수행하는 것만 쪼개서 그것으로만 임금을 책정하다 보니, 보통의 대학 전임교원처럼 강좌 두세개를 맡아 하더라도 일년에 1,200만원 1,800만원의 수입을 겨우 벌게 되고 사회보험과 사회안전망의 보호도 거의 못 받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확대되고 있는 노동 쪼개기는 쪼갠 만큼의 보상도 제대로 지급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잘게 쪼갠 뒤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영역을 자꾸 만들어 애매하게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간을 쪼개고 노동을 쪼개고 임금을 쪼개는 사이 우리 사회의 많은 노동자들은 사회안전만밖으로 밀려나거,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존과 인격도 박살이 나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자살을 선택한 게 아니라면 이러면 안 됩니다.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이 우리 사회의 소멸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쪼개기 노동의 관행을 막아야 합니다. 초단시간노동자들을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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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5

용혜인 국회의원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국회의원, 용혜인입니다.

 

저는 오늘 157만 초단시간 노동자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기 위해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을 발의합니다.

 

저 역시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했던 초단시간 노동자였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14시간 동안 스테이크를 100 접시 넘게 날랐던

초단시간 노동이 제가 경험한 첫 노동이었습니다.

발이 부서져라 일했지만 제가 나른 스테이크 하나만도 못한 돈을 받았습니다.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는 주휴수당도, 유급휴가도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때로부터 벌써 1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초단시간 노동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2005년 18만 명이었던 초단시간 노동자는

2022년 157만 명으로 10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제 초단시간 노동이 이미 ‘예외’가 아닌 하나의 ‘표준’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똑같은 노동을 하는데도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는

주휴수당도, 연차도, 퇴직금도, 실업급여도 허락하지 않는

낡은 법 조항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초단시간 노동자를 차별하는 낡은 법이야말로,

초단시간 노동을 폭증하게 한 원인입니다.

 

주 15시간 미만으로 계약하면 주휴수당도 연차도 주지 않아도 되니,

기업 입장에서는 쪼개기 계약으로 인력을 채우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알바연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구인 공고의 60%가 초단시간 일자리였습니다. 초단시간 일자리 말고는 일할 곳이 없으니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초단시간 노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노동법이

오히려 노동자들을 불안정 일자리로 내몰고 있는 셈입니다.

 

과거 초단시간 노동이라 하면 청년 시기 ‘용돈벌이’를 위한

임시적인 알바 노동을 떠올렸습니다만,

현실 속 초단시간 노동은 전 세대에서,

그중에서도 여성과 노인 세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초단시간 노동자 중 60세 이상의 노령층이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노인 일자리 역시 대다수 초단시간 일자리입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의 증가가 더욱 빠른 것으로도 나타납니다.

고실업 사회에서 독박육아와 경력단절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당장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초단시간 노동에 뛰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인 노동자의 현실이 바뀔 때,

노동시장 전반의 불평등도 완화될 수 있습니다.

OECD 최악 수준의 노인빈곤율과 성별 임금 격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려면 초단시간 노동의 현실부터 바꿔야 합니다.

 

이렇듯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 발맞추기 위해

저는 오늘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을 발의합니다.

 

초단시간 권리찾기법은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고용보험법 등

세 개의 법에 명시된 초단시간 노동자 적용제외 조항을 삭제하는 법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초단시간 노동자도 주휴수당, 연차, 퇴직금, 실업급여 등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됩니다.

즉 몇 시간을 일하든, 법률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노동시간으로 인한 차별을 없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국민 상식을 실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초단시간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야만,

불안정한 초단시간 일자리 역시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휴가나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주 15시간 미만으로 계약했던 ‘꼼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단시간 일자리의 감소는 장시간 불안정 노동의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차별적인 현행법으로 절반이나 깎여나갔던

초단시간 노동자의 임금 역시 원상복구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1년 이상 일해왔던 초단시간 노동자의 월급을 최저임금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8만원이지만,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이 보장된다면

주휴수당과 유급휴가, 퇴직금, 구직급여를 포함해서

총 104만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초단시간 노동자가 마땅히 보장받았어야 할 제 몫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간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만 배제되었던 고용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됩니다.

고용보험은 모든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입니다.

특히 취약계층이 대다수인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는 더욱 절실한 권리입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면 초단시간 노동자들도 육아휴직 급여와

실업급여를 비롯해 온전히 사회안전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가 오늘 발의하는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은

새로운 노동권을 발명하는 법이 아닙니다.

 

도리어 노동시간을 이유로 기본적인 권리조차 박탈해 왔던

우리 사회의 차별을 바로잡자는 법입니다.

그간 우리 정치가 불성실했던 탓에 보편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해왔던

초단시간 노동자의 존엄을 이제라도 보장해야 한다는 호소입니다.

 

불안정 노동이 우리 사회의 보편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그동안 전통적 사회보장제도만을 고집해 왔던 우리 사회는

불안정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을 방치해 왔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사회의 기틀을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 제가 발의한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이야말로,

모든 노동자의 ‘보편적’ 권리를 찾아 나서는 첫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저 용혜인과 기본소득당은 초단시간 노동자를 비롯해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많은 노동자의 곁에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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