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계산하고, 뛰어 넘고, 부쉈던
한달 늦게 찾아온, 3.8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후기
2026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41회 한국여성대회 :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모이자 광장으로, 여성주권자의 힘으로!

3월 7일 토요일, 광화문 서십자각.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1년 전 겨울, 이 광장은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위헌ㆍ위법한 비상계엄을 멈춰 세우려는 사람들이 밤마다 모여 모여든 자리. 작은 빛들이 모여 길을 만들었고, 저마다의 깃발들은 군무를 이뤘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민들의 목소리와 함성은, 마침내 역사를 만들었다. 광장은 평등과 돌봄, 연대의 힘으로 서로를 지켜냈고, 그 중심에는 여성들이 있었다.
빛의 혁명 1년 후, 우리는 다시 우리가 지켜낸 그 광장에 모였다. ‘페미명절’ 세계여성의날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모으는 날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여전히 싸우고 있음을 서로에게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 한국여성대회는 함께여서 기쁘고, 그래서 더 뜨거웠다.
축제의 기쁨 속에서도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광장에서 외친 성평등 세상은 얼마나 실현되었는가. 성별임금격차 OECD 1위, 저임금과 비정규직·불안정 고용에 내몰리는 여성노동자, 여전히 저평가되는 돌봄과 재생산 노동. 빛의 혁명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는 성별임금격차를 체감할 수 있고 ‘임금투명성’이 담보된 ‘성평등 공지제가’ 필요한지 알리는 부스를 기획하여 ‘생계에 성별은 없다. 3시 STOP’ 부스를 열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시여성노동자복지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구조적 성차별, 성별임금격차를 체감할 수 있도록 모두 세가지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래서 올해는 성별임금격차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기획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시여성노동자복지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시민들이 직접 구조적 성차별 부스고, 자신의 임금으로 성별임금격차를 계산해 봤다. 그리고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왜 ‘임금투명성’이 확보된 ‘성평등공시제’가 필요한지를 알렸다.

[여성노동자회 부스] 생계에 성별은 없다! 3시STOP
1. 여성노동자라서 떼인 임금 계산해드립니다 : 여성노동자의 임금시계 🕒




우리가 빼앗긴 임금.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국가 중 1위이며 그 차이는 29.0%이다. 남성이 100의 임금을 받을 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71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성노동자회 부스에서는 내가 받고 있는 임금을 기준으로 실제 얼마를 못 받고 있는가를 계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한 여성들이 계산해 본 못 받은 임금은 금액은 다양했다. 60만원대부터 100만원이 훅 넘는 이들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하지만 반응은 한결같았다. "내가 빼앗긴 임금이 이렇게 많을줄 몰랐어요."라는 탄식이었다. 막연한 생각과 내가 실제로 얼마를 빼앗기고 있는지를 계산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적나라한 금액으로 드러난 차별의 참상에 말문을 잇지 못 했다. 내게 그 돈이 더 있었다면 무엇을 더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이야기를 일행과 나누기도 하였다.
여성노동자회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성평등 공시제를 설명했다. 구직자에게 임금을 공개하는 것, 나와 같은 가치의 노동을 하는 동료의 임금을 알 수 있는 권리, 기업이 직종, 직무, 근속년수 등에 따라 성별 임금을 공개할 의무. 그리고 이에 따라 드러난 차별을 개선할 책임. 성평등 공시제에 포함되어야할 내용이다. 임금이 투명해지면 임금의 정확한 기준과 과정을 알 수 있고 차별은 들어설 공간이 없어진다. 참여자들은 "성평등 공시제가 꼭 제대로 도입되면 좋겠다",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남겼다.
2. 성차별! 뿌셔뿌셔 👊👊

여성노동자회 ‘성차별 뿌셔뿌셔’ 부스에서는 일상에 스며든 성차별을 드러내고, 이를 함께 인식하고 깨뜨리는 참여행사를 진행했다. 참여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마주해온 성차별과 구조적 차별의 문구를 하나씩 읽어보고, 가장 ‘부수고 싶은 말’을 골라 힘껏 부수는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부순 과자는 참여자가 가져가 아짝아짝 씹어먹는 이벤트로, 작은 행동이지만 손으로 직접 ‘차별을 깨뜨리는 경험’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부스에 준비된 문구들은 너무 익숙해서 더 불편한 말들이었다. 👊“바깥일은 남자가,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거야” 👊“여자는 애 낳으면 퇴사하니 안 뽑는다” 👊“웃자고 하는데 왜 그렇게 예민해” 같은 말부터, 성별임금격차, 경력단절, 비정규직 문제처럼 구조적인 차별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었다. 시민들은 문구 하나하나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화를 내기도 했다. 뿌수고 싶은 문구들을 고르면서 많은 시민들이 “이걸 어떻게 하나만 고르냐”며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다 뿌수고 싶은데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고, 결국 한참을 고민하다가 겨우 하나를 고르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만큼 차별의 경험이 특정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막상 선택을 마친 뒤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참여자들은 과자를 손에 들고 망설임 없이, 때로는 예상보다 훨씬 더 힘차게 ‘뿌셔뿌셔’를 외치며 봉지를 부쉈다. 그 힘에 봉지가 터져 과자가 밖으로 쏟아지는 일도 여러 번 있었고, 주변에서는 웃음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부수는 순간 만큼은 모두가 통쾌해 했고, “진짜 이런 차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달아올랐다. 성차별을 함께 ‘부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덕분에 준비한 과자도 금세 동이 났고, 부스는 짧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 작은 참여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안에는 공감과 분노, 그리고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외국인 참여자들도 있었는데, 우연히 부스를 지나던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번역 어플을 통해 문구를 하나하나 자신의 언어로 옮겨 읽은 뒤 참여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문구를 읽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차별의 양상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성차별이 개별 사회의 특수성을 넘어 보다 보편적인 구조 속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차별 뿌셔뿌셔’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벤트였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을 다시 바라보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깨뜨리는 자리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날 부스에서 울려 퍼진 수많은 ‘뿌셔!’의 외침이 모아져 사회를 변화시키길 기대해 본다.
3. 구조적 차별 뛰어넘기 🏃♀️➡️🏃♀️➡️🏃♀️➡️

부스에서 진행한 구조적 성차별 허들 뛰어넘기는 한국 사회 곳곳에 놓여 있는 성차별의 장벽을 몸으로 넘어서 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 말로만 넘는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그 감각을 체험해보는 자리였다.
한국여성대회 현장에서 이 프로그램은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지나가던 이들이 잠시 멈춰 서서 허들을 바라보고, 망설이다가도 한 번쯤 뛰어넘어보는 선택을 했다. 그 짧은 순간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 각자의 자리에서 마주해온 보이지 않는 장벽을 떠올리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세상의 허들은 높고 단단하다. 쉽게 넘을 수 없고, 때로는 어디에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스 앞에 넘을 수 있는 허들을 두었다. 넘어가는 감각을 몸에 남기기 위해서였다. 참여자들이 허들을 하나씩 뛰어넘을 때마다, 부스에 있던 활동가들은 망설임 없이 환호를 보냈다. 그 환호는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하나씩 넘어섰다는 다짐에 가까웠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기꺼이 몸을 움직였다. 굳어 있던 몸이 풀리듯, 움츠러들어 있던 마음도 조금씩 풀려나갔다. 허들을 넘는 짧은 동작 안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감각을 직접 느꼈다. 그 감각은 작지만 분명하게 남아, 삶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 앞에서 다시 한 번 발을 떼고 넘어설 수 있다는 기억으로 자리남길 바랐다
여성의날 기념 후원 굿즈 💝💝


여성의날을 기념하며 후원 굿즈도 제작했다. 활동가들의 오랜 고민을 담아 ‘안경 닦고 차별도 닦는’ 안경닦는 천을 제작해 3,800원 이상 후원하시는 분들께 선물했다. 여성노동자회 스티커 4종도 함께 제작해 부스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과 나눴다. 3월부터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해송이 디자인한 후원 굿즈와 스티커 4종은 이날 부스 방문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후원 굿즈도 제작했다. 활동가들의 오랜 고민을 담아 '안경 닦고 차별도 닦는' 안경닦이 천을 만들어, 3,800원 이상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선물로 드렸다. 여성노동자회 스티커 4종도 함께 제작해 부스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과 나눴다. 3월부터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해송이 디자인한 후원 굿즈와 스티커 4종은 이날 부스 방문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생계에 성별은 없다. 삶에 어떠한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
하루 동안 부스를 찾은 수많은 여성들. 계산기를 두드리며 굳어버린 표정, 과자봉지를 힘껏 부수며 터져 나온 웃음, 허들을 넘으며 앞으로 나아가던 발걸음. 저마다의 방식으로 차별을 마주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것을 깨뜨린 시간이었다.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계산기를 두드린 사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사람, 친구의 손을 잡고 다시 찾아온 사람. 나눈 이야기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 자리에 선 이유는 결국 같았다. 이 차별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싸우고, 서로를 응원해온 시간들이 쌓여 오늘이 되었듯, 우리가 광장에서 나눈 분노와 웃음도 분명히 쌓여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이 자리에 있을 것이다. 차별의 임금을 계산하고, 부수고, 넘어서면서.
[제41회 한국여성대회]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광화문 서십자각 일대가 8천여 명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열린 제41회 한국여성대회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 모이자 광장으로, 여성주권자의 힘으로!'를 슬로건으로 전국의 여성·시민들이 광장에 모였다.
한국여성대회의 풍물패 ‘함께누리’의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지난 한해 성평등을 가로막은 ‘걸림돌’을 호명했다. 이어 이땅의 성평등과 여성운동의 전진에 ‘디딤돌’이 된 수상자가 호명되었다. 올해 여성운동상은 '윤석열 탄핵 광장에서 평등·돌봄·연대의 실천으로 성평등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한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추운 밤을 버티고, 구호를 외치며, 서로의 손을 맞잡아 함께 만들어 온 시간들이 오롯이 담긴 수상이었기에, 끝까지 광장을 지켰던 한국여성노동자회도 한국여성대회 참가자들과 수상자인 서로를 향해 아낌없는 축하와 연대의 박수를 보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 윤석열 탄핵 광장에서 평등·돌봄·연대의 실천으로 성평등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한 여성들
성평등 디딤돌
- 19세 미만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이끌어낸 생존자들(공폐단단)
-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를 이끌어낸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 성폭력 피해 이후의 삶이 다양하고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 <세계의 주인>
- 최말자 님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법무법인 지향
- 국가 폭력의 현장을 역사의 장으로 바꾸기 위해 투쟁해온
- 동두천옛성병관리소철거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
- 이스라엘의 폭력에 맞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연대하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성평등 걸림돌
- 디지털 성폭력의 거대한 산업화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AV***’ 이용자 54만 명
- 국가인권위원회의 책무를 훼손하고 차별과 혐오를 확산시킨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 구조적 성차별의 문제를 외면하고 성평등 사회 실현을 저해한 국민통합위원회
- 직장 내 성범죄 사건 해결에 기업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주식회사 쿠팡

연대 발언에서는 사회대개혁 과제와 여성 정치 참여 확대, 국제 정세 속 평화의 문제가 차례로 다뤄졌다. '3·8여성선언' 낭독에 이어 일과 노래 프로젝트팀 '노래로 물들다'의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깃발을 들고 퍼포먼스에 함께했다. 이어진 거리 행진에서는 한국여성노동자회 레나 활동가가 선두 차량에 올라 행진을 이끌며 성평등을 향한 목소리를 광화문 거리에 힘차게 울려 퍼뜨렸다. 행진을 마무리하며 참가자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것으로 한국여성대회는 막을 내렸다.


차별을 계산하고, 뛰어 넘고, 부쉈던
한달 늦게 찾아온, 3.8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후기
2026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41회 한국여성대회 :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모이자 광장으로, 여성주권자의 힘으로!
3월 7일 토요일, 광화문 서십자각.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1년 전 겨울, 이 광장은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위헌ㆍ위법한 비상계엄을 멈춰 세우려는 사람들이 밤마다 모여 모여든 자리. 작은 빛들이 모여 길을 만들었고, 저마다의 깃발들은 군무를 이뤘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민들의 목소리와 함성은, 마침내 역사를 만들었다. 광장은 평등과 돌봄, 연대의 힘으로 서로를 지켜냈고, 그 중심에는 여성들이 있었다.
빛의 혁명 1년 후, 우리는 다시 우리가 지켜낸 그 광장에 모였다. ‘페미명절’ 세계여성의날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모으는 날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여전히 싸우고 있음을 서로에게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 한국여성대회는 함께여서 기쁘고, 그래서 더 뜨거웠다.
축제의 기쁨 속에서도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광장에서 외친 성평등 세상은 얼마나 실현되었는가. 성별임금격차 OECD 1위, 저임금과 비정규직·불안정 고용에 내몰리는 여성노동자, 여전히 저평가되는 돌봄과 재생산 노동. 빛의 혁명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는 성별임금격차를 체감할 수 있고 ‘임금투명성’이 담보된 ‘성평등 공지제가’ 필요한지 알리는 부스를 기획하여 ‘생계에 성별은 없다. 3시 STOP’ 부스를 열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시여성노동자복지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구조적 성차별, 성별임금격차를 체감할 수 있도록 모두 세가지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래서 올해는 성별임금격차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기획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시여성노동자복지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시민들이 직접 구조적 성차별 부스고, 자신의 임금으로 성별임금격차를 계산해 봤다. 그리고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왜 ‘임금투명성’이 확보된 ‘성평등공시제’가 필요한지를 알렸다.
[여성노동자회 부스] 생계에 성별은 없다! 3시STOP
1. 여성노동자라서 떼인 임금 계산해드립니다 : 여성노동자의 임금시계 🕒
우리가 빼앗긴 임금.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국가 중 1위이며 그 차이는 29.0%이다. 남성이 100의 임금을 받을 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71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성노동자회 부스에서는 내가 받고 있는 임금을 기준으로 실제 얼마를 못 받고 있는가를 계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한 여성들이 계산해 본 못 받은 임금은 금액은 다양했다. 60만원대부터 100만원이 훅 넘는 이들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하지만 반응은 한결같았다. "내가 빼앗긴 임금이 이렇게 많을줄 몰랐어요."라는 탄식이었다. 막연한 생각과 내가 실제로 얼마를 빼앗기고 있는지를 계산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적나라한 금액으로 드러난 차별의 참상에 말문을 잇지 못 했다. 내게 그 돈이 더 있었다면 무엇을 더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이야기를 일행과 나누기도 하였다.
여성노동자회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성평등 공시제를 설명했다. 구직자에게 임금을 공개하는 것, 나와 같은 가치의 노동을 하는 동료의 임금을 알 수 있는 권리, 기업이 직종, 직무, 근속년수 등에 따라 성별 임금을 공개할 의무. 그리고 이에 따라 드러난 차별을 개선할 책임. 성평등 공시제에 포함되어야할 내용이다. 임금이 투명해지면 임금의 정확한 기준과 과정을 알 수 있고 차별은 들어설 공간이 없어진다. 참여자들은 "성평등 공시제가 꼭 제대로 도입되면 좋겠다",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남겼다.
2. 성차별! 뿌셔뿌셔 👊👊
여성노동자회 ‘성차별 뿌셔뿌셔’ 부스에서는 일상에 스며든 성차별을 드러내고, 이를 함께 인식하고 깨뜨리는 참여행사를 진행했다. 참여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마주해온 성차별과 구조적 차별의 문구를 하나씩 읽어보고, 가장 ‘부수고 싶은 말’을 골라 힘껏 부수는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부순 과자는 참여자가 가져가 아짝아짝 씹어먹는 이벤트로, 작은 행동이지만 손으로 직접 ‘차별을 깨뜨리는 경험’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부스에 준비된 문구들은 너무 익숙해서 더 불편한 말들이었다. 👊“바깥일은 남자가,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거야” 👊“여자는 애 낳으면 퇴사하니 안 뽑는다” 👊“웃자고 하는데 왜 그렇게 예민해” 같은 말부터, 성별임금격차, 경력단절, 비정규직 문제처럼 구조적인 차별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었다. 시민들은 문구 하나하나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화를 내기도 했다. 뿌수고 싶은 문구들을 고르면서 많은 시민들이 “이걸 어떻게 하나만 고르냐”며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다 뿌수고 싶은데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고, 결국 한참을 고민하다가 겨우 하나를 고르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만큼 차별의 경험이 특정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막상 선택을 마친 뒤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참여자들은 과자를 손에 들고 망설임 없이, 때로는 예상보다 훨씬 더 힘차게 ‘뿌셔뿌셔’를 외치며 봉지를 부쉈다. 그 힘에 봉지가 터져 과자가 밖으로 쏟아지는 일도 여러 번 있었고, 주변에서는 웃음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부수는 순간 만큼은 모두가 통쾌해 했고, “진짜 이런 차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달아올랐다. 성차별을 함께 ‘부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덕분에 준비한 과자도 금세 동이 났고, 부스는 짧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 작은 참여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안에는 공감과 분노, 그리고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외국인 참여자들도 있었는데, 우연히 부스를 지나던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번역 어플을 통해 문구를 하나하나 자신의 언어로 옮겨 읽은 뒤 참여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문구를 읽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차별의 양상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성차별이 개별 사회의 특수성을 넘어 보다 보편적인 구조 속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차별 뿌셔뿌셔’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벤트였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을 다시 바라보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깨뜨리는 자리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날 부스에서 울려 퍼진 수많은 ‘뿌셔!’의 외침이 모아져 사회를 변화시키길 기대해 본다.
3. 구조적 차별 뛰어넘기 🏃♀️➡️🏃♀️➡️🏃♀️➡️
부스에서 진행한 구조적 성차별 허들 뛰어넘기는 한국 사회 곳곳에 놓여 있는 성차별의 장벽을 몸으로 넘어서 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 말로만 넘는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그 감각을 체험해보는 자리였다.
한국여성대회 현장에서 이 프로그램은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지나가던 이들이 잠시 멈춰 서서 허들을 바라보고, 망설이다가도 한 번쯤 뛰어넘어보는 선택을 했다. 그 짧은 순간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 각자의 자리에서 마주해온 보이지 않는 장벽을 떠올리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세상의 허들은 높고 단단하다. 쉽게 넘을 수 없고, 때로는 어디에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스 앞에 넘을 수 있는 허들을 두었다. 넘어가는 감각을 몸에 남기기 위해서였다. 참여자들이 허들을 하나씩 뛰어넘을 때마다, 부스에 있던 활동가들은 망설임 없이 환호를 보냈다. 그 환호는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하나씩 넘어섰다는 다짐에 가까웠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기꺼이 몸을 움직였다. 굳어 있던 몸이 풀리듯, 움츠러들어 있던 마음도 조금씩 풀려나갔다. 허들을 넘는 짧은 동작 안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감각을 직접 느꼈다. 그 감각은 작지만 분명하게 남아, 삶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 앞에서 다시 한 번 발을 떼고 넘어설 수 있다는 기억으로 자리남길 바랐다
여성의날 기념 후원 굿즈 💝💝
여성의날을 기념하며 후원 굿즈도 제작했다. 활동가들의 오랜 고민을 담아 ‘안경 닦고 차별도 닦는’ 안경닦는 천을 제작해 3,800원 이상 후원하시는 분들께 선물했다. 여성노동자회 스티커 4종도 함께 제작해 부스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과 나눴다. 3월부터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해송이 디자인한 후원 굿즈와 스티커 4종은 이날 부스 방문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후원 굿즈도 제작했다. 활동가들의 오랜 고민을 담아 '안경 닦고 차별도 닦는' 안경닦이 천을 만들어, 3,800원 이상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선물로 드렸다. 여성노동자회 스티커 4종도 함께 제작해 부스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과 나눴다. 3월부터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해송이 디자인한 후원 굿즈와 스티커 4종은 이날 부스 방문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생계에 성별은 없다. 삶에 어떠한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
하루 동안 부스를 찾은 수많은 여성들. 계산기를 두드리며 굳어버린 표정, 과자봉지를 힘껏 부수며 터져 나온 웃음, 허들을 넘으며 앞으로 나아가던 발걸음. 저마다의 방식으로 차별을 마주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것을 깨뜨린 시간이었다.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계산기를 두드린 사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사람, 친구의 손을 잡고 다시 찾아온 사람. 나눈 이야기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 자리에 선 이유는 결국 같았다. 이 차별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싸우고, 서로를 응원해온 시간들이 쌓여 오늘이 되었듯, 우리가 광장에서 나눈 분노와 웃음도 분명히 쌓여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이 자리에 있을 것이다. 차별의 임금을 계산하고, 부수고, 넘어서면서.
[제41회 한국여성대회]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광화문 서십자각 일대가 8천여 명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열린 제41회 한국여성대회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 모이자 광장으로, 여성주권자의 힘으로!'를 슬로건으로 전국의 여성·시민들이 광장에 모였다.
한국여성대회의 풍물패 ‘함께누리’의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지난 한해 성평등을 가로막은 ‘걸림돌’을 호명했다. 이어 이땅의 성평등과 여성운동의 전진에 ‘디딤돌’이 된 수상자가 호명되었다. 올해 여성운동상은 '윤석열 탄핵 광장에서 평등·돌봄·연대의 실천으로 성평등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한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추운 밤을 버티고, 구호를 외치며, 서로의 손을 맞잡아 함께 만들어 온 시간들이 오롯이 담긴 수상이었기에, 끝까지 광장을 지켰던 한국여성노동자회도 한국여성대회 참가자들과 수상자인 서로를 향해 아낌없는 축하와 연대의 박수를 보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성평등 디딤돌
성평등 걸림돌
연대 발언에서는 사회대개혁 과제와 여성 정치 참여 확대, 국제 정세 속 평화의 문제가 차례로 다뤄졌다. '3·8여성선언' 낭독에 이어 일과 노래 프로젝트팀 '노래로 물들다'의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깃발을 들고 퍼포먼스에 함께했다. 이어진 거리 행진에서는 한국여성노동자회 레나 활동가가 선두 차량에 올라 행진을 이끌며 성평등을 향한 목소리를 광화문 거리에 힘차게 울려 퍼뜨렸다. 행진을 마무리하며 참가자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것으로 한국여성대회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