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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20주년 기념행사 : 빛나는 20년, 변화와 성장을 거듭한 가사노동자의 자부심

2024-06-21
조회수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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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 전국가정관리사 협회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2004년, 한국여성노동자회 부설로 창립하여 가사노동자들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인식개선 활동을 하며 노동자로서의 자부심을 드높혀가는 활동들을 전개해왔습니다. 이에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며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고, 함께해온 이들과 뜻깊은 시간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여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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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전가협(전국가정관리사협회)은 20차 총회를 진행하였는데요. 총회자리에서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해산을 진행하였습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지역지부의 중앙조직으로 기능하며 다양한 활동을 꾸려왔으나, 앞으로는 지부 활동을 중심으로 전개해나가고자 결정한 만큼 문을 닫는것이 아닌 기존에 지부에서 해온 활동을 유지하는 것임을을 확인하며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해산이라는 슬픔보다 앞으로 이어져나갈 활동에 기대를 걸며 총회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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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전국가정관리사협회 20주년을 맞아 1부 행사로 토론회를 진행하였습니다. 

💜토론회 자료집 살펴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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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박명숙(한국여성노동자회 부대표)님의 발표를 통해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의 활동을 톺아보며 역사와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가사노동자들을 조직하여 2004년 전국가정관리사협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전가협은 당사자조직으로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며 민주적인 운영체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이후 교육훈련을 통해 공동체성을 강화하며 리더십을 강화하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내는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이후 협동조합 법이 생긴 이후 법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여 활동을 확장, 운영해왔습니다. 이러한 형태로 운영되어온 전가협은 가사노동자들이 가정부, 파출부, 도우미라고 불리던 이름을 가정관리사라는 노동자로서의 주체성과 존중을 담은 호칭으로 바꿔내는 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하였고, 공식호칭으로 가사관리사라는 표현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또, 가사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다각도로 접근한 토론회를 개최하며 실질적인 노동강도를 살피기 위한 가사노동자 직무분석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가사노동자의 업무는 7대 영역 70가지 세부업무로 이루어지는 숙련이 필요한 노동임을 밝혀내 가사노동자들은 강도 높은 과중한 노동 부담을 지고 있음을 확인시켰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약서를 씁시다’라는 활동을 전개하며 이용약관과 이용계약서를 만들며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전개하기도 하였습니다.


더불어 ILO 가사노동자 보호협약 채택을 요구하고, 국제가사노동자의날을 맞아 가사노동자 호칭, 가사노동자 노동권 확보, 가사노동자 존중법 제정 등 가사노동자의 요구를 알려내었는데요. 가사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서 제외 (근로기준법 제11조 법의 적용범위 중 가사사용인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되어있는 가운데, 가사노동법 제정의 필요성 촉구하는 활동을 다양하게 펼쳐온 결과, 2021년 5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데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펼쳐온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해산을 결정한데에는 가사노동시장이 플랫폼 시장을 기반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신규 노동자들이 플랫폼으로 흡수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며, 이는 전가협 뿐만 아니라 타 비영리업체와 직업소개소로 유입되는 신규노동자들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기존 회원들의 고령화와 자연감소도 이루어지며 회원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하였습니다.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던 전가협은 신입회원이 늘지 않게되자 자연스레 운영에 차질을 겪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해산을 결정하였으나 서울, 광주, 안산, 부산지부는 현재의 형태로 운영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외 지부들은 여성노동자회 소모임의 형태로 전환한 곳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자 운동은 지속해나가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현실임을 꼬집으며, 돌봄업종을 고용허가제 업종에 포함시켜가며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주가사노동자 시범사업이 가사, 돌봄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힘쓰는 방향이 아닌 저임금 시장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맞서 가사노동자들과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가사노동자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밝히며 발제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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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김양숙(플로리다 아틀란틱 대학 사회학과 교수)님의 발표를 통해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운동 전략, 운동의 성과와 한계,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설립한 전가협은 신자유주의의 여성의 주체성에 대한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고립되고 보이지 않는 개개인들의 투쟁을 여성의 집합적 생존, 돌봄노동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내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많은 여성들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었을 때,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998년에 여성실업대책본부를 꾸려 여성들의 경제적 상황을 가시화시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성들에게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가사서비스 일자리 알선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전가협이 만들어 질 수 있었는데요, 단순히 일자리 알선에 그치지 않고, 개인들의 연결망을 복원하여 정치적 주체성을 길러내었습니다.


가정관리사라는 직함을 만들어 가사서비스업이 여성들이 가정에서 하는 무임노동의 연장이 아닌 독특한 임노동의 한 형태임을 분명히 하고, ‘가사’라는 직무가 아닌 ‘가정’이라는 사회경제적 단위로 정의 함으로써 전가협이 자본주의에 대한 페미니스트 정치경제학적 이해를 담지하고 있으며, 서로를 관리사로 호칭하고 고객들에게도 이를 안내하는 행위를 통해 대안적인 돌봄노동자 주체성을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표출 할 수 있도록 촉진하였습니다. 이에 가정관리사들은 자신들의 일을 돌봄노동으로 정의하고 이 일의 사회적 가치와 이 일에 필요한 기술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정부에 대한 분명한 정책적 요구안을 논리정연하게 표현 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노동자 중심의 실용주의적 노선을 취하며 이론적인 이상 보다는 여성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에서 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운동방식을 택하였습니다. 당시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가협은 가사서비스 시장에 여성들이 집중되는 현상 자체에 제동을 걸기 보다 이 업종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고 이 시장의 스탠다드를 개척하는데에 조직의 역량을 쏟았던 것입니다. 동시에 대항적 담론을 생산하는 운동지향성을 잃지 않으며, 질 좋은 서비스를 강조하며 일자리 알선만 하는 것이 아닌 돌봄을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요구를 펼쳐왔고, 협동조합이라는 조직 구조를 통해 대안적인 여성 경제 공동체를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의 정치적 주체성을 길러내고, 자신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과 이 노동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제도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된 노동자들의 활동으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등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둔 가운데, 그간의 제한적인 연대로 인한 한계를 짚어냈습니다. 전가협의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길러온 가사노동자들은 전문성이 없는 ‘타자’들과 거리두기를 하였고, 조직에서 이주가사노동자들에 대한 고민이 없지는 않았으나 진보적인 가사노동자 조직임에도 인종적 / 민족적으로 동질한 집단으로 유지되어 왔기에 일선의 관리사들이 이주가사노동자와 자신들을 거리두기 했었던 점을 짚으며, 서울시와 정부의 이주돌봄인력 정책이 도입되는 가운데 전가협 해산 이후, 한국 사회에서 돌봄노동의 미래는 어떤 방향일지,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이주가사노동자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대를 해나가야할지, 을들간의 싸움이 아닌 을들간의 연대는 어떻게 이루어내야할지와 같은 큰 과제를 남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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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영(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님과 최영미(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님의 토론에서는 전가협의 활동과 투쟁의 의미와 성과와 더불어 플랫폼노동의 확산속에서 가사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해지는 현실속에서 새로운 대응과 전환이 필요하며, 이주돌봄인력의 도입 속에서 공동의 전선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할지 고민이 필요하며, 국제적인 연대를 구축할 필요성에 대해 나누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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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진행한 2부 행사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활동을 함께 꾸려온 조합원들의 역사를 사진으로 살펴보며, 최고의 순간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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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함께해온 조합원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활동하면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나누며 함께 공감하고 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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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로는 전가협 광주지부 빛나홈에서 난타팀으로 활동하는 조합원들의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차별의 벽을 두드리는 시원한 난타공연을 통해 함께 리듬을 타고 시원하고 웅장하게 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20주년 행사는 해산총회로 시작하여 그간의 역사를 되짚고 의미와 성과, 운동적인 과제를 나누고 그간 가정관리사들이 펼쳐온 활동과 추억을 되짚고 노고를 나누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사노동자운동의 쇠퇴가 아닌, 다음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음을 기억하고, 앞으로 가사노동자 운동을 위해 함께 무엇을 해야할지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나누며, 앞으로도 이어질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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