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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불안한 체류, 배제된 노동권 : 필리핀 돌봄노동자(Caregiver)의 목소리(2025. 6. 12)

2025-06-17
조회수 272


지난 6월 12일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토론회 ‘불안한 체류, 배제된 노동권 : 필리핀 돌봄노동자(Caregiver)의 목소리’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주관으로 서울특별시의회 아이수루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다문화위원회, 이주가사돌봄노동자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가 주관한 행사였다. 지난해 8월 시범사업으로 입국한 필리핀 가사돌봄노동자들의 숨겨진 상황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발제는 맡은 이미애 제주대 학술연구교수는 ‘이주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와 함께 활동하면서 필리핀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하여 발제를 맡아주었다. 발제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로 진행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 발제 중인 이미애 제주대 학술연구교수


한국의 이주가사노동 역사는 1990년대 중국동포가 한국의 1세대 이주가사노동자로서의 진입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중국동포들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입주가사노동에 ‘저임금 유휴인력’으로 투입되었으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수십년간 일해왔다. 시범사업은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기존 이주가사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답습한 것이라 지적하였다. "작은 동네에서 큰 도시로 내려가는 것도 희망인데, 한국에 간다는 건 완전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라는 것이 필리핀 노동자들이 입국 당시 가졌던 기대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미애 교수는 시범사업의 문제를 ▲고객 평점과 연동된 조건부 계약연장으로 인한 체류의 불안정성 ▲컴플레인에 대한 벌금, 추방 협박에 대한 두려움 ▲아동돌봄전문가 자격증으로 입국한 이들이 가사업무를 하고 있는 점 ▲불안정한 30시간 보장과 저임금 ▲과도한 업무와 휴식시간 부족 ▲1대多의 위계적 고용관계로 짚었다. 노동자들의 계약연장은 고객 평점과 연동되어 있는데 내국인노동자와 달리 이들은 체류 조건과 연동된다는 점에서 체류 불안정성을 동반하는 대단히 큰 문제이다. 심지어 연장 기한을 3개월, 6개월, 1년 등으로 짧아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된다. 또한 이들은 고용기업의 패널티 남발과 추방협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비자로 위협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고용주 가족의 친척 집까지 가서 청소를 요구 받았는데 이에 노동자들이 컴플레인을 걸면 업체에서 벌금 만원을 내라고 했다고 노동자들은 증언했다. 고용업체는 입국과 동시에 노동자 모두에게 일괄 구매 및 개통된 휴대폰을 사용하게 했다. 유심카드만 교체해서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면 통신비는 1만원 이하로도 충분하지만 이들은 시범사업 내내 3만원 대의 통신비를 임금에서 공제받았다. 이 외에도 중개업체는 노동자들의 SNS와 생활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했다. 주거이전의 자유가 주어진 것도 최근이다. 심지어 34건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애 교수는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의 관리, 감독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안 드림을 거의 포기했어요. 실망스러운 일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래도 지금 이 자리를 통해 코리아 드림을 다시 품어보려고요"라고 아직 한 가닥 잡고 있는 필리핀 노동자의 희망을 전했다. 

 

토론자로 나선 구철회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구조적인 문제를 먼저 짚었다. 21년째 운영되어 온 고용허가제가 운영되어 왔지만 사업주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한 제도이다. 노동자들은 사업장 이전의 권한이 없다. 비전문 단기고용 이주노동자로 취급하지만 실제로는 10년 가까이 일하는 장기체류노동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의 이주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컴플레인에 대한 벌금은 금품갈취 범죄이자 가사근로자법 제4조 위반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개업체에 즉각 시정을 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정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인터뷰 내내 노동자들이 자신의 신분노출을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거듭 뒷모습조차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체류와 고용이 연동되어 3개월, 6개월 평가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패널티들이 쌓이는 구조로 문제제기를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젠더폭력의 문제도 심각한데 순식간에 일어나는 피해에 대해 문제제기 자체가 어려움을 지적했다. 1차적으로 보호해야하는 중개업체는 매뉴얼이 있어도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이주여성의 경우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는다고 말했다. 가사노동이라는 사적 공간으로 고립되고 이주여성이라는 중첩된 문제들이 발생됨을 지적하며 이주여성들은 재생산의 도구로, 취약한 노동조건 하에서 대상화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이 사업에서 일하는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내국인 가사노동자의 상황과 비교하여 토론을 이어갔다. 가사노동자는 노동권이 배제된 전형적인 호출노동이다. 취소에 대한 책임을 고객이 전혀 지지 않는다며 가사근로자법이 적용된다해도 너무나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가사노동자를 둘러싼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주노동자를 데려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가사영역과 아이돌봄, 반려동물 돌봄은 분리되는 시장의 규율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이를 서울시가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내국인들은 아이의 숫자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책정되는데 시범사업에는 이것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담 등 고충처리가 없는 것은 내국인이나 이주노동자나 똑같지만 시범사업의 경우, 노사협의회를 운영해야 하지만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공식상담창구와 정기면담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족 1세대 이주가사노동자의 상황과 비교해 나아졌는가라는 판단을 해야한다고 입을 열었다. 시범사업은 업계가 아닌 지자체장이 요구한 가장 이례적인 외국인 고용사례라고 정리하며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채로 정책이 추진되었다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송출국은 ‘사람 대상’의 돌봄 인력을 송출하였는데 수용국인 한국은 종합형으로 이들을 배치하였고, 이런 불일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홍콩-싱가포르 모델에서의 ‘종합형’, ‘입주형’ 서비스를 표준모델로 두고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라면 이주민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주민을 싸게만 쓸 수 있게 한다면 코리안 드림이라는 것이 가능하지 않게 된다. 한국가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고 괜찮게 일할 수 있다. 그곳이 글로벌 캐피털 서울이다라는 말이 회자되도록 해야한다고 마무리하였다.

 

이어 차미영 서울시 여성가족실 가족담당관 가족정책팀장은 이용가족이 만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의 인권도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고 그 문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허나 6개월 동안 힘들여 추진한 사업인데 죄를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대표가 현장에 있으니 이들의 답변을 들어보자고 공을 넘겼다. 

 

사회를 맡은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죄를 지은 것 같다’는 차미영 팀장의 말에 개인에게 도덕적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문가의 제도적 능력, 제도를 만들어낼 때 불평등이나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제도냐,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냐라는 제도적 엄격성을 논하는 자리라고 정리하였다. 


홈스토리생활 이봉재 부대표는 사업 설계 시 모든 관련 법을 적용했다고 주장했고 휴브리스 대표는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왜 자신들에게 먼저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항의하였다. 이어진 플로어 토론에서는 결국 업체 대표들의 말에 따르면 노동자들을 평점에 의해 관리한 것과 SNS 감시 통제가 있었던 것이 맞지 않냐는 항의가 이어졌고,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은 업체 대표들에게 왜 취재를 위해 연락을 하면 번번이 연락이 안 되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이용자들이 만족했다고 했는데 노동자들은 얼마나 만족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노동자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가로막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노동부, 업체 어디에서 접촉금지령을 내린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아이수루 서울시 의원은 일하는 과정도 힘든데 그런 대접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하며 어떤 필리핀 노동자분은 4번이나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같은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패널티, 내부 감시가 있었다고 노동자들이 같은 말을 했다고 일갈했다. 



토론회 생중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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