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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차별을 원하는 노동자는 없다 - 초단시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토론회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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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국회에서는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찾기법 입법 촉구 토론회가 열렸다. 본 토론회는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 주관으로 개최되었다(주최:알바연대, 용혜인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의원, 기본소득당 노동안전특별위원회). 현재 초단시간 노동자는 법에서의 적용제외로 인해 주휴, 연차, 퇴직금, 고용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의 노동권이 박탈된 상태이다. 토론회에서는 초단시간 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알리고 노동권 보장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발제에 나선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초단시간 노동자는 정의부터 배제된다고 말했다. 노동관계법에서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배제조항을 설명하기 위해 정의된 노동자가 초단시간 노동자라고 지적했다. 사용자들은 2년이상 고용해도 기간제법에 의해 직고용 의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초단시간 노동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숙련된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계속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세사업주들은 주휴나 보험료,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선호한다. 초단시간 노동자는 빠르게 다양한 직종, 다양한 장소로 확산되고 있다. 팀파니 강사로 일하지만 모자라는 임금을 메우기 위해 비닐공장에서 일한다. 청소년 상담사이지만 경험 쌓고 더 놓은 곳으로 가라는 경과적 일자리로서 소모된다. 이들은 경력이 길어도 처우나 임금에 반영되지 않지만 직업적 정체성이 강하고 더 긴 시간 일하고 싶어한다. 단순판매직 노동자들은 개인시간 사용을 위해 유입된 경우도 있지만 더 길게 일하고 싶어도 초단시간 일자리 밖에 구할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이들은 피크 시간대에 투입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몹시 높다. 쪼개기로 악용하는 업주들도 있다. 저가 커피매장을 2-3개 일하는 사업주들은 15시간 미만으로 매장을 돌려가며 일을 시키기도 한다. 이들은 단시간 노동을 원할 수는 있지만 차별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최민 활동가는 우선적 정책과제로서 ILO 175호 단시간 노동 처우 관련 협약에서 비례 적용해야할 것과 전체 적용해야할 것을 구분하하였다. 산업안전보건의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은 비례적용이 아니라 모두 적용대상이라고 분명히 명시하였다. 또한 공공영역에서의 비중이 높은 초단시간 노동을 줄이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정리하였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홍종민 알바연대 사무국장은 초단시간 노동자가 2022년 157만명에 육박하고 있음을 지목하였다. 알바중개사이트 구인공고를 살펴본 결과 전체 구인 공고 중 61.3%가 초단시간 일자리였고, 초단 시간 노동자는 대다수가 여성이며 60세 이상에 집중되어 있다고 분석하였다. 그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은 20대였다. 초단시간 노동자 문제의 핵심은 차별이라고 분석하였다. 주14시간 노동을 할 경우, 노동자가 현재 받는 임금은 월 584,511원이지만 노동권을 모두 보장할 경우 1,044,173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주 15시간 미만의 노동자가 차별받아야 하는 합리적 이유는 없으며 2021년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합헌으로 판단한 헌법 재판소의 소수의견을 인용, ‘사용자 주도성이 매우 강해 일자리 쪼개기 등의 편법적 행태를 방지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사용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초단시간 노동자를 사용하면서소속감과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에게 소속감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어 독일, 영국, 일본 등의 초단시간 노동자 규정을 살펴보면서 통상노동자와 단시간 노동자를 구분하는 사례는 흔하지만 그 중 일부를 따로 규정하여 권리를 박탈하는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 일부 노동자를 따로 묶어 규정하는 목적은 추가적인 보호를 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초단시간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제안으로 초단시간 노동자 차별3법(주휴와 연차를 배제한 근로기준법, 퇴직금을 배제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고용보험법)의 개정과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기간제법의 차별 3시행령의 개정을 제안하였다.

 

이어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대표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고령의 여성노동자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은 주로 돌봄노동자와 노인일자리의 노인들이라고 분석하였다. 사회서비스이지만 민간으로 위탁된 돌봄노동은 경쟁적 시장이 형성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초단시간 노동자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였다. 시간제 호출노동의 특성은 이를 더 부추겼다. 사별 혹은 이혼으로 생계가 곤란한 여성노동자가 대다수이며 이들은 더 일하고 싶지만 일할 수 없는 환경에서 근로빈곤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하였다. 또 한 축은 청년여성노동자로 90년대생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37.2%가 초단시간 노동을 경험하였고, 이들 중 35.2%가 동시에 두 개 이상 일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초단시간 노동은 일로서 인지되지 않는 알바, 즉 소모되는 노동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들은 ‘알바’와 ‘노동’을 분리하여 사고한다고 분석하였다. 알바로서의 초단시간 노동은 경력으로 제시할 수 없다. 청년여성들은 오히려 다수의 단기간 초단시간 노동 경험은 장기간 노동을 버틸 수 없는 이로 인식하게 하여 취업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 경력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모든 노동은 생계를 위한 임금을 목적으로 하며 반찬값, 용돈벌이, 혹은 알바로 칭해지는 노동의 이름은 저임금을 합리화하기 위한 억울한 평가이며 성별과 업종, 연령에 따른 차별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노인일자리의 노인을 ‘노동자’로 볼 것인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OECD 1위의 노인빈곤률 뒤에는 초단시간, 저임금으로 점철된 노인의 노동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월 30시간으로 27만원의 월급을 받는 노인일자리를 살펴보면 시급 9천원 안에는 6천원의 시급과 3천원의 교통비가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최저임금 미만의 일자리였다. 또한 산재보험이 아닌 상해보험을 들게 하여 낮은 보장성으로 인한 위험에 처해 있었다. 심지어 노인일자리는 코로나 시기 운영을 중단하였지만 휴업급여는 지급되지 않았다. 노인일자리를 두고 이런 일자리라도 있는 것이 어딘가라고 생각하라고 강요하지만 이들의 62~3%는 생계를 목적으로 일한다. 고현종 사무처장은 노인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전된 노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양승엽 부연구위원은 초단시간 노동자의 차별대우에 대해 2021년 내려진 합헌 판결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였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지나치게 국가 경제와 사용자들을 걱정한다고 지적한 뒤 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조건의 법정주의는 근로자의 생존권에 관한 조항이지 사용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였다. 그는 퇴직금(급여)을 사회보장적 성격으로 판단한 것도 ‘후불임금’으로 보는 학계의 통설과 대법원의 기존 판시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이나 기여도를 ‘소정근로시간’으로 판단한 것은 매우 자의적이라고 말했다. 퇴직급여 지급 제한이 되어도 다른 사회보장적 제도가 이를 보완한다는 판단의 허점으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은 원천적 배제 상황을 고려치 않은 점, 기초노령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노령과 자산심사라는 요건 탓에 다수의 초단시간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초단시간 노동자를 차별하는 입법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론을 내었다. 영세사업주들에게 두루누리 확대를 통해 사회보험료의 부담을 감해주는 방안과 주휴수당과 연차휴가수당에 대한 한시적 지원책도 제안하였다.

종합토론을 통해 참석자들은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배제 조항 삭제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를 모았다. 또한 영세사업주에 대한 두루누리 지원에는 동의하였지만 현재의 두루누리 지원이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에 한정되어 4대보험 모두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노인일자리 사업에서 영세 편의점주 지원을 받은 점주들이 지원기간이 끝나면 계속고용을 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며 영세사업주의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초단시간 노동과 초장시간 노동으로 양극화된 현재의 노동시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며 기준 노동시간의 축소가 시급하다는 점도 제안되었다. 이후 운동의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며 특히 영세사업주들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지만 노동권 박탈이 권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하며 토론회를 마무리지었다.


@ 사진제공 : 용혜인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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