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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추모행동 : 지금 우리가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

2024-05-21
조회수 1015

5월 17일 저녁, 해가 지기 시작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8년 전 강남역에서 일어났던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퇴행의 시대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서였다. 2016년 강남역 살해 사건 이후 각성한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사회 곳곳에서 이전보다 좀 더 당당하게 자신과 사회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여성이 지워지고, 사라지는 성평등 퇴행의 시대다. 장애인의 이동권이 짓밟히고, 억울한 죽음이 조롱당하며 학생 인권이 삭제되고 성소수자의 존재가 부정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페미니스트의 반격을 외치기 위해서다. 한국여성노동자회도 공동주최 단위로 참여하고 참가하였다. 

cea8e9f3a1697.png ▲ 화려한 강남역 거리, 반격의 피켓을 들다!

서울여성회 박지아 부회장은 “우리가 8년 동안 잊지 않는 것은 한 여성의 죽음이고, 그 죽음을 만든 사회이고, 그 죽음을 책임지고 변해야 하는 국가와 사회이며, 우리가 모이고 외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더 이상 누구도 잃지 않기 위해,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같이 반격을 만들어”가자며 행사의 시작을 열었다.

 

이어 장혜영 의원은 “여성이 사라진 선거에서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하나의 반격이다, 매일매일 각자의 일상에서 여성으로서 페미니스트로서 폭력에 맞서고 나의 일상에 충실한 것도 굉장히 중요한 반격”이라고 말했다. “여성이 사라진 선거에서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하나의 반격”이라는 말에서 장혜영 의원 스스로의 다짐을 읽을 수 있었다.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은 이렇게 운을 뗐다. “그날 우리는 모두 다시 태어났다”고. 그는 “차별과 폭력은 단순히 고통과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를 비판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자원”이라 말하며 “고통의 경험을 변혁의 자원으로 승화시켜 온 여성들이여, 계속 소리치고 연대하고 싸워 마침내 승리”하자고 소리 높였다. “세계 역사가 증명하듯, ‘미친 여자가 세상을 바꿉니다!”로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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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

공연으로 함께 해 준 예술공동체마루의 강효준 님과 가수 이랑님의 무대는 따스하고 힘이 넘쳤다. 강효준님은 이날 행사를 위해 ’강남역에서‘라는 노래를 새롭게 만들어 오셨다. “퇴행의 시대를 넘어 누구도 잃지 않는 세상으로,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여성해방의 그날까지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라는 가사가 귀에 쏙쏙 와 박혔다. 이랑님은 현재 행안부의 검열에 맞서 소송 중임을 이야기하며 명곡 늑대가 나타났다는 열창해 주었다.


8년 전 단 한 명의 여성도 잃고 싶지 않아 페미니스트가 되었다던 한국여성의전화 진솔님은 여성운동을 하는 활동가가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여성이 운 좋게 살아남기보다 한 명의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의 시작, 우리가 만들어낼 것”이라는 그의 다짐을 모두가 함께 했다.

 

불꽃페미액션의 류현아 대표는 “즐거움과 분노 느끼는 그대로 여러분의 운동을 큰 고민없이 지속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오늘도 마음껏 슬퍼하고 느끼라고 강조하며 “여전히, ‘이 세상에는 충격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 자체로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여파 대표는 “어디서도 안전하지 못하므로, 우리는 모든 곳에 성평등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래서 희망은 다시 강남역에 있”다고 했다. “반격하는 사람들 보고 싶어 왔”다고 밝히며 “끝까지 투쟁”이라고 외쳤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호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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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이버성폭력상담소 여파 대표

마지막 성명서 낭독 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는 ‘반격’이라는 거대한 글자가 만들어졌다. 모두가 자신의 다짐과 바램을 적은 노란 피켓을 이어 붙여 ‘반격’을 완성하였다. 서로를 비춘 불빛처럼 모두가 반짝이는 반격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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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추모행동 성명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추모행동 “지금 우리가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

 

여성이 사라지고 부정되는 시대가 퇴행이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성평등의 퇴행’ 그 자체이다. 선거에서 여성인권을 논쟁거리로 만든 지 오래되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조차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대 정당의 공약집에서 여성과 성평등 공약은 찾기 힘들었다. 비동의 강간죄는 안된다는 ‘국민의힘’ 한마디에 ‘민주당’도 발맞추어 공약을 폐기했던 것과 여성인권에 반하는 후보들을 줄줄이 공천했던 것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에서 여성과 여성안전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대통령의 말을 불문율처럼 받들면서 여성안전 사업과 예산을 찾아내어 집요하게 없애는 일이 정부와 지자체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 그 사이 신당역과 강남역에서 또다시 일어난 여성의 죽음,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과 죽음, 노동현장에서의 성폭력과 여성혐오 갑질에 의한 위협과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인권을 포기하라는 사회가 퇴행이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는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이다. 이를 부정하며 여성을 지우려는 공격은 수많은 시민의 삶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장애인의 이동권이 짓밟히고, 억울한 죽음이 조롱당하고, 학생인권은 부정되고, 성소수자의 존재가 부정되는 퇴행으로 넘쳐난다. 보수정권과 차별에 기반한 권력집단은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부정하고 공격해왔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서운 퇴행은 극악한 불평등 사회에서 언제든지 공격당하고 고립될 수 있는 불안감이다. 이러한 불안감이 다시 대결 정치의 힘이 되어 더 나쁜 상대를 막기 위한 선택이 강요되는 정치, 차별을 말하는 일조차 공격의 두려움에 입틀막 당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더 나은 사회를 꿈꿀 수 있는 가능성조차 포기하게 만드는 그 자체가 퇴행이다.

 

반격의 시작은 강남역이다!

더 이상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퇴행의 시대가 지금 우리의 앞에 놓여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대통령과 페미니스트 국회의원도, 비동의 강간죄도, 차별금지법도 기대하기 어려운 22대 국회를 앞두고, 우리 앞에는 퇴행에 침묵할 것인가 반격을 만들 것인가라는 선택이 놓여있다.

그러나 퇴행을 만든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강남역이다.

여성의 죽음을 잊지 않겠다는 맹세가 모이고 모여 새로운 물결을 만들었던 곳이 강남역이다. 여성인권도 안전도 기대할 수 없는 사회에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외쳤던 곳이 강남역이다. 세상 바꾸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단단해진 곳이 강남역이라는 것을 그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강남역에서 퇴행에 맞서는 반격이 시작된다!

어둠의 시대에도 침묵을 넘어서 깃발이 된 사람들이 반격을 만들어왔음을 기억한다. 오늘 강남역에 모인 우리들은 지난 8년간 강남역을 잊지 않았듯이, 퇴행의 시대를 잊지도 포기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 여성의 죽음에 숨어있는 성차별 사회를 낱낱이 드러냈듯이, 여성을 지우고 시민안전을 박탈한 그들에게 마땅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강남역을 가득 채운 깃발과 뜨거운 외침이 반격의 시작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퇴행을 집어삼키는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

 

2024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추모행동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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