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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문] 넥슨은 일부 유저의 집단적 착각에 굴복한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춰라 : 게임 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 몰이를 규탄한다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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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문]

넥슨은 일부 유저의 집단적 착각에 굴복한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춰라

: 게임 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 몰이를 규탄한다


게임계에서 여성과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는 ‘집게 손’ 억지 논란이 또다시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넥슨코리아가 배급하는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의 한 장면(약 0.1초)을 갈무리하여 ‘남성혐오’를 의미하는 ‘집게 손’ 모양이 드러났다며 항의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영상을 제작한 외주업체 창작자의 신상을 털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뒤져 페미니스트로서의 의사 표현을 색출하고, 이를 빌미 삼아 넥슨을 상대로 집단행동을 벌였다.


넥슨을 비롯한 게임업계는 이 같은 억지 논란에 즉각 굴복했다. 넥슨이 26일 새벽에 사과문을 올리며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해당 영상 제작 업체와 협업한 게임 〈던전 앤 파이터〉, 〈블루아카이브〉, 〈이터널 리턴〉, 〈에픽세븐〉, 〈아우터플레인〉 등의 운영 측에서도 줄줄이 사과문을 올렸고, 26일 오후 영상 제작 업체 ‘스튜디오 뿌리’ 측에서도 영상 제작 담당 직원의 작업물을 삭제하고 해당 직원을 배제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급기야 〈메이플스토리〉의 운영진은 온라인 이용자 간담회를 열어 사과하는가 하면, 〈던전 앤 파이터〉 운영진은 자사 홍보영상에서 ‘집게 손’처럼 보이는 장면을 초 단위로 모아 올리고 전면 검수하겠다는 공지를 올리기까지 했다. 기업들이 혐오세력 앞에 그야말로 납작 엎드렸다.


우리는 이와 같은, 일부 극단주의 ‘남초’ 커뮤니티가 제기하고 게임계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동조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반페미니즘의 공모가 끊임없이 반복되었음을 기억한다. 2016년 넥슨이 페미니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여성 성우를 배제한 ‘넥슨 성우 교체사건’을 시작으로, 2018년 게임계 연속적인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 2020년 ‘가디언테일즈 대사 수정 논란’, 2021년 GS25 광고에서 촉발된 ‘집게 손 논란’과 2023년 ‘프로젝트문 여성 작가 배제 사건’에 이르기까지 일부 남성들의 억지 주장으로 여성과 페미니스트가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사회경제적 기반을 위협당하는 피해가 이어졌다. 그리고 기업이 이러한 사태를 방조하고 문제 해결에 책임 있게 나서지 않음으로써, 또다시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이다.


‘집게 손’ 모양이 ‘남성혐오’를 상징하며, ‘페미’라는 반사회적인 여성 세력이 이러한 상징을 사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은 일부 ‘남초’ 커뮤니티가 날조해 낸 허황된 착각이다. 이러한 착각은 이를 받아들여 주는 공적 주체로 인해 얼마든지 만들어지고 부풀려질 수 있다. 0.1초 간 지나가는 자연스러운 손의 움직임을 증거라고 우기는 주장이 통한다면, 그 누가 이 혐오 몰이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혐오 몰이는 모든 페미니스트/여성을 위협하며, 이들에 대한 실제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없이 위험하다. 이는 얼마 전 한 남성이 머리 길이를 이유로 ‘페미’라고 주장하며 편의점에서 일하던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폭행한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기업이 일부 여성혐오적 소비자의 ‘기분 나쁨’에 따른 억지 주장을 받아주고 감정을 달래며 사과하는 것은, 이들의 비이성적 불만과 폭력성의 표적을 구조적 약자인 여성 노동자 개인에게 돌리는 행위다. 이는 여성의 안전을 팔아 자기 보신과 이익을 챙기려는 비굴한 행태이다.


일부 소비자가 제기하는 ‘남성혐오’ ‘논란’에 대해서만 게임사가 즉각 반응하여 굴복하는 사건이 반복되면서, 기업을 휘두르고 여성 종사자를 괴롭히는 권능감과 재미를 위해 놀이처럼 이 같은 억지 논란을 일으키고 지속하는 집단도 나타났다. 이러한 반사회적 여성 공격 ‘놀이’가 반복되는 이유는 오직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주체인 기업이 이들을 소비자로서 승인하고 힘을 키워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은 2016년 페미니스트를 퇴출하라는 일부 소비자의 요구를 기업이 수용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 이를 선례 삼은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주장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만든 원흉이다. 8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변함없이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넥슨은 마땅히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게임 문화의 주인은 이번 사태를 만든 게임사의 일부 성차별적 결정권자들이나, ‘남초’ 이용자들만이 아니다. 게임 문화는 여성 개발자, 창작자를 비롯한 모든 종사자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대중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넥슨을 비롯한 게임사들은 게임 문화 안의 여성들을 비상식적 혐오와 폭력의 표적으로 던져 위험에 빠트리고 배제하는 결정을 반복함으로써 게임이 일부 성차별적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그릇된 편견을 강화하고, 게임 문화를 혐오의 온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반사회적 혐오와 배제가 계속될 때, 상식적인 대중은 게임에 등을 돌리고 게임업계에는 혐오세력과 공멸하는 결말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대중문화의 성차별적인 관행을 바꾸어가는 일,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표현과 실천을 책임자가 사죄하고 여성이 공적 공간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라고 호도하는 혐오 논리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집단적인 폭력과 ‘밥줄 끊기’를 통해 여성과 페미니스트를 침묵시키려는 반페미니즘적 공모에 맞서 페미니스트와 노동·시민사회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넥슨은 시대착오적이고 반민주적인 혐오 몰이에 동조를 멈추고, 게임 문화 속의 여성 페미니스트 시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 



2023년 11월 28일


문화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청년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연명

게임계 페미니즘 혐오몰이를 규탄하는 25,511명의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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