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부터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일터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발생하는 사태가 속속들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근절하고 뿌리 뽑기 위해 지난 3월 6일,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 발족식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기자회견에서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으로 인해 채용성차별 피해를 겪은 여성노동자의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이어져온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심각성과 2023년 전국여성노동조합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기업에서 행하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유형을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법적 대응 및 쟁점과 공대위의 활동 계획에 대해 공유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발언문과 자료를 통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발족선언문]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 발족선언문
2016년 7월, 페미니즘 문구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SNS에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넥슨이 성우를 부당해고 한 사건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이 사건은 여성혐오주의자들이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사이버 불링은 물론, 일터에서의 부당한 위해를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후 게임업계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어처구니 없는 요구가 수용되자 여성혐오주의자들은 발호하기 시작했다.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웹툰 등 콘텐츠 업계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일터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다. 불평등한 사회가 성평등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가치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삶과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범죄행위들로 점철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수년간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해왔지만 기업은 적극적인 가해자로, 정부는 방관자로, 사회는 눈감고 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현재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혐오주의자들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사이버불링을 행하며 회사를 압박하여 노동자 해고, 작업물 교체 등을 요구한다. 사용자들은 여성혐오주의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여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괴롭히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사건이 나기 전 사전차단이라는 명목으로 채용성차별, SNS통제, 작업물 검열 및 교체, 심지어 페미니스트 색출작업까지 하고 있다. 숨쉬듯이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 정체성까지 끊임없이 훼손당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사상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국가인권위법은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에 의한 차별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노동법은 사업주에게 고객 등 제3자의 폭언 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들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프리랜서나 하청 소속의 노동자들에게 법은 닿지 않고, 법 안에서 권리를 보장받아야할 노동자들조차도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 업계 내에는 체계적인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문화를 답습한 유저들의 사이버불링을 조장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는 페미니즘 사상검증 문제를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무마시켜온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태도로 인해 콘텐츠 업계 내 여성혐오적이고 소수자, 약자를 혐오하는 문화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동안 정부는 철저하게 방관자의 자세를 취해왔다. 법의 보호망 밖에 있는 프리랜서 노동자들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서울소재 게임업체 10곳을 점검하였지만 3개 업체에 대해 강제력이 없는 단순권고인 행정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심지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행사 안내 포스터에 집게손가락 모양의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는 비판을 받자 이를 회수조치하였다. 여성혐오를 시정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여성혐오에,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태는 기업과 정부의 자정작용을 기대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에 오늘 우리는 페미니즘사상검증공동대응위원회를 발족하여 이 심각한 사태에 대응하고자 한다. 여성혐오로 점철된 일터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하여 지원하고 함께할 것이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멈춰라!
기업은 성평등한 일터를 위한 법을 준수하고 노동자를 보호할 책임을 다하라!
정부는 여성혐오를 뿌리뽑고 성평등한 사회로의 대안을 만들어라!
2024. 3. 6.
페미니즘사상검증공동대응위원회

발언1]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자 발언(대독) - 여름 서울여성노동자회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 11월 말 경 서울 구로구 소재의 게임회사 A의 채용면접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질문을 받은 게임업계의 일원입니다.
저의 면접일 바로 전날 게임회사A는 두 건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건은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 일러스트의 집게손가락을 수정하겠으며, 향후에도 강경하게 조치하겠다는 사과 공지, 다른 하나는 일부 남성 유저들이 개최를 앞둔 행사 여성 패널의 SNS를 뒤져 '페미'같으니 배제하라는 의견에 편승하여 사과하고 해당 패널은 참가하지 않는다는 공지였습니다.
업계의 일원으로서 분노하였지만, 더하여 면접을 하루 앞둔 여성 구직자로서 불안감을 안고 위축된 마음으로 채용면접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잇단 사건들로 인해 면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명백히 게임회사의 과잉대처였습니다. 다수의 게임회사가 직원과 하청업체를 방패막이로 세워 꼬리 자르기 하는 비겁한 공지를 올렸습니다. 일부 유저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걸 넘어서 그들의 일부로서 앞장서 창작자의 작업물을 훼손하고 생계를 위협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면접을 앞둔 저는 그저 해당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저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게임회사A는 면접자리에서 "이번 '뿌리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완전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을 던진 면접위원이 '뿌리사태' 라고 지칭하였다는 점에서 저는 A사가, 해당 면접위원이, 이미 ‘넥슨의 갑질과 마녀사냥’을 ‘피해자인 뿌리스튜디오와 여성직원의 잘못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본인의 생각과 걸맞은 답변이 나오는지 아닌지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당혹스러웠습니다. 지원한 파트의 업무와 관련 없는 질문일뿐더러 사회에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이리도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지금 한국 게임업계의 현실임이 피부로 와 닿았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 개발 참여자의 SNS를 검열하고, 작업물을 삭제하고, 개발에서 제외시키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놀이처럼 퍼지고 있는 일부 유저의 이러한 악행들에 힘을 실어주고, 그들의 뒷배가 되어 직원 보호는 뒷전인 업계의 만행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하지 않아도 될 수정업무에 시달리고, 애써 제작한 작업물이 휴짓조각이 되고, 낙인찍히고, 불안에 떨며 자신을 검열하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A사뿐만이 아닌 한국의 게임업계 전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성 구직자의 사상을 검증하고 작업물을 검열할 것이 아니라, 악성민원인의 억지 요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합니다. 생계를 볼모로 개인의 정신과 삶을 쥐고 흔들어대는 게임업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발언2] 페미니즘 사상검증 주요 사례 발표 - 김유리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국장
<현재까지 알려진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사례>
1. (2016년-게임) 넥슨코리아 <클로저스> 성우 교체
2016년 7월 19일, 게임사 넥슨 코리아는 당사 게임 ‘클로저스’ 성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표방하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성우의 녹음 또한 교체하였다. 해당 성우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던 창작자들, 관련 업계 종사자들 대다수는 이를 이유로 현재까지도 업무 배제를 비롯한 심각한 불공정을 겪고 있다.
2. (2016년-게임 2차산업) 나이스게임TV 캐스터
2016년 7월 21일 나이스게임TV 캐스터가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관련한 사상검증과 사이버 불링을 SNS상에서 비판한 이후, 일부 유저들에게 논란이 되어 수행하던 모든 방송 업무에서 하차하였고, 나이스게임TV에서도 퇴사하였다.
3. (2016년-게임) 시프트업 <데스티니 차일드> 일러스트 교체
2016년 11월 1일, 개발사 시프트업은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일러스트 참여 작가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한 게시물을 리트윗한 이후 일부 유저들에게 논란이 되자, 해당 일러스트를 교체하였다.
4. (2018년-게임) XD GLOBAL <소녀전선> 일러스트 무기한 연기
2018년 3월 21일, 게임 배급 운영사 XD GLOBAL은 게임 ‘소녀전선’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에 관련한 게시글을 리트윗 했다는 이유로 일부 유저의 반발이 일자,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 추가를 무기한 연기하였다.
5. (2018년-게임) 넥슨 <클로저스> 원화가 사과문 게재
2018년 3월 24일, 나딕게임즈 개발, 넥슨 코리아 배급 게임 ‘클로저스’ 원화가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글을 게시하고 타 게임사의 사상검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6. (2018년-게임) 테일즈샵 <섬광천사 리토나 리리셰> 보컬 배제 및 작업물 삭제
2018년 3월 25일 게임 제작사 “테일즈 샵” 은 자사 게임 ‘섬광천사 리토나 리리셰’의 보컬이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을 작성하고 관심을 표했다는 이유로 일부 유저가 반발하자, 해당 작업자의 작업물을 게임에서 모두 배제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관련 판매물을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회수, 온라인상 업로드된 모든 관련 매체 또한 삭제조치 하였다.
7. (2018년-게임) IMC게임즈 <트리오브세이비어> 일러스트레이터 징계 및 대표 발언
2018년 3월 24일, IMC 게임즈 ‘트리오브세이비어’ 일러스트레이터는 페미니스트를 팔로우 하였다는 이유로 사과문을 작성하였고, IMC 게임즈 대표는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실명과 징계성 면담 기록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식 게시 하였다. 이 기록을 통해 IMC 게임즈 대표가 페미니즘을 반사회적 사상이라 서술한 바가 드러났다.
8. (2018년-게임) 스마일게이트 <소울워커> 일러스트레이터 작업물 교체
2018년 3월 26일, 게임 배급사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소울워커’ 일러스트레이터가 페미니즘 관련 SNS상 게시글에 관심을 표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물을 전면 교체하였다.
9. (2018년-게임) 테일즈샵 <Tic Tac Toe>, <탐정뎐> 위탁판매 중지
2018년 3월 28일, 게임 개발사 ‘테일즈 샵’ 은, 한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IMC게임즈의 사상검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게임의 시나리오 작가 및 제작진들이 여타 게임사의 사상검증 사태를 비판하고 페미니즘 게시물에 관심을 표하였다는 이유로, 두 게임의 위탁 판매를 전면 중지한다고 발표하였다.
10. (2018년-게임) 넥슨 <클로저스> 제작사 나딕게임즈 일러스트레이터 퇴사
2018년 4월 4일, 나딕게임즈 개발 게임 ‘클로저스’의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을 리트윗하여 논란이 된 것을 이유로 나딕게임즈를 퇴사하였다.
11. (2018년-게임) 플레로게임즈 <여신의 키스> 일러스트 삭제
2018년 4월 18일, 게임 제작사 플레로게임즈는 게임 ‘여신의 키스’ 트레일러 영상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을 리트윗하여 일부 유저의 반발을 샀다는 것을 이유로 해당 영상에서 관련 일러스트를 삭제하였다.
12. (2018년-게임) 네오위즈 <DJMAX RESPECT> 일러스트 교체 예고
2018년 4월 25일, 게임 개발사 네오위즈는 DJMAX RESPECT 원화 일부를 담당한 일러스트레이터가 게임업계 사상검증을 반대하고 페미니즘 관련 사항에 관심을 보여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해당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한 요소를 변경하겠다고 공언하였다.
13. (2018년-게임) X.D GLOBAL <벽람항로> 일러스트 교체
2018년 4월 27일, 게임 배급사 X.D GLOBAL은 게임 ‘벽람항로’ 일러스트를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다른 사상검증 피해작가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불공정 피해를 겪은 페미니스트 작가들을 지지하여 일부 유저의 반발을 사자 해당 일러스트를 교체하였다.
14. (2018년-게임) 드림플레이게임즈 <노아판타지> 번역물 폐기 및 교체
2018년 5월 9일, 게임 운영사 “드림플레이게임즈” 는 게임 ‘노아판타지’ 번역자가 SNS상에서 게임업계 사상검증 반대를 표방하자 해당 번역자의 번역물을 폐기, 재번역한다고 발표하였다.
15. (2018년-게임) Game Duchy <기동전대:아이언사가> 캐릭터 삭제 후 복구
2018년 12월 19일, 게임 개발 유통사 ‘game duchy’ 운영팀은 게임 ‘기동전대:아이언사가’ 에 사상검증 피해 작가가 캐릭터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하여 유저의 반발이 일자, 해당 캐릭터를 삭제한다고 발표하고 이를 이행하였다가 이는 오류라 번복하고 복구하였다.
16. (2019년-게임) 티키타카스튜디오 <아르카나택틱스> 블랙리스트 및 일러스트 교체
2019년 11월 17일 게임 제작사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자사 게임 ‘아르카나택틱스’ 사이트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게시글 제목 “금일 문제가 불거진 일러스트에 대한 안내” 게시글을 통해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가 리스트를 찾았다” 는 표현으로 일러스트레이터 블랙리스트를 언급하였다.
17. (2020년-게임) YOSTAR <명일방주> 일러스트레이터 축전 배제
2020년 1월 2일 게임 <명일방주>의 사전예약이 30만명을 돌파하자 이를 축하해주는 축전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특정 사상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이는”내용이 확인되었다며 해당 축전을 삭제하였다는 공지를 올렸다.
18. (2020년-게임) Al Fine <크로노아크> 게임개발자 엎드려 절까지 하며 사과
2022년 2월 3일 캐릭터의 일러스트를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에 “여성살해 멈춰라” 프랑스 물들인 보랏빛 행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의 반발이 일자 개발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머리를 박고 절을 하는 사진과 함께 사과문을 올렸다.
19. (2020년-게임) 카카오게임즈 <가디언테일즈> 여성혐오 대사 수정한 직원교체
2020년 7월 30일 게임 내 여성비하 대사 “이 걸레 같은 년”이 문제가 되어 수정하였으나 유저의 반발이 일자, 8월 3일 대표가 사과문을 내고, 8월 5일 실무진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는 이유로 내부 직원 교체함.
20. (2021년-게임) 3N사 면접과정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2021년 3월 12일 시나리오 작가지망생이 게임회사 3N사 중 한 곳에 면접을 보러 가서 “페미니스트라고 이슈가 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게임에서 지우겠냐”고 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 (2021년-웹툰) 웹툰 <연애의바른길잡이> 악플 및 별점테러 공격
2021년 4월 18일 웹툰 <연애의바른길잡이>의 주인공 이름이 한남이고, “허버허버”, 특정 손모양을 썻다는 이유로 일부 유저들의 집단적인 악플 및 별점테러가 조직적으로 있었다. 이를두고 여성커뮤니티에서도 총공을 하는 등 집단적 대응으로 맞붙었다. 이에 작가는 23일 해명문을 올리고 휴재에 들어갔다.
22. (2021년-웹툰) 탑툰 <프렌즈> 서비스종료
2021년 4월 26일 탑툰 <프렌즈> 작가가 트위터에 남성혐오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었고 이에 탑툰 및 해당작가가 사과문을 올려 환불 및 무료연재를 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에 독자들의 항의가 계속 되자 2차 사과문을 게시하며 해당 작가와 계약해지 및 서비스종료를 알렸다.
23. (2021년-웹소설) 노벨피아 선정적 표지를 수정한 담당자 해고
2021년 4월 27일 노벨피아의 소설 표직 일러스트가 선정적이어서 이를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로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모회사의 탑툰의 페미니즘 사건과 연관지어 이를 해석하며 반발하기 시작했음. 이에 운영자는 공지를 올려 “페미니즘에 불든 창작자와는 일절 관계를 두고 싶지 않다”며 “표지 문제로 작가분께 불만을 안겨준 담당자와는 아까 이별했다”고 언급하였다.
24. (2021년-디자인) GS25 ‘손모양’ 포스터
2021년 5월 1일 GS25의 이벤트 포스터에 남성혐오를 표현하는 손모양이 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반발이 있었고 이에 GS25는 사과문을 작성, 해당 담당자는 블라인드에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음을 호소하였음. 이후 무신사, 제너시스BBQ, 오비맥주, 교촌치킨, CU, 다이소, 전쟁기념관 포토존 등 유사한 손모양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25. (2023년-게임) 프로젝트문 <림버스컴퍼니> 직원 회사를 비자발적 사직
2023년 7월 프로젝트문 <림버스컴퍼니>의 여성캐릭터가 전신을 가린 수영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해당 작품 일러스트레이터의 SNS계정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과거 혜화역 시위와 관련 게시글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이 회사를 찾아가는 등 적극적인 항의를 시작함. 이에 해당 직원은 회사를 그만두었다.
26. (2023년-게임) 넥슨 <메이플스토리> 손모양 작품 교체
2023년 11월 26일, 넥슨 <메이플스토리> 캐릭터가 리마스터되어 관련 뮤직비디오의 보컬이 페미니스트라는 의혹을 시작으로 에니메이션에서 캐릭터의 손모양이 남성혐오를 일으킨다는 유저들의 집단 주장이 생김으로서 해당 영상은 삭제되었다. 이후 던전앤파이터 등 게임 일러스트 및 영상 등에서 손모양을 찾아 인증하기 시작하고 회사는 이를 수정, 삭제를 하였다.
27. (2023년-게임) 카카오게임즈 <가디언테일즈> 코스튬 당선작 선정 취소
2023년 9월 27일 게임 캐릭터 코스튬 디자인 공모전의 당선자가 과거 과거 트위터에 페미니즘 관련 글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당선을 취소하였고, 공식카페에 관련 입장을 게시하였다.
28. (2024년-게임) YOSTAR <명일방주>일러스트레이터 축전 삭제
2024년 1월 17일, 명일방주 축전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과거에 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채용성차별을 규탄했다는 SNS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운영팀은 유저간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발언을 여러차례 한 사실을 확인하여 축전을 삭제했다는 공지를 게시하였다.

발언3] 페미니즘 사상검증 제보사례 발표 -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조사기관 : 전국여성노동조합
○ 보고서작성 : 한국여성노동자회
○ 조사기간 : 2023년 8월 - 12월
○ 총 응 답 : 56건 ※ 77건의 문제가 지목됨.
사이버 불링 | 작업물 교체 및 고지없이 무단수정 | 직장 내 괴롭힘 | 부당해고 및 계약해지 | 채용성차별 및 입사 취소 | SNS 검열 및 관리 | 계약서상 불이익 조항 | 합계 |
9 | 19 | 17 | 7 | 14 | 9 | 2 | 77 |
응답자들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육하원칙에 의거하여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는 조사에 때론 짧게 때론 길게 각자가 경험한 피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었다. 56건의 사례는 각 사례가 한 가지 문제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부분 여러 가지 문제들이 겹쳐서 드러났고, 노동자들은 심각한 피해를 경험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여성들이 많지만 페미니즘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남성들에게도 무차별적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 공개 여부에 대한 응답자들의 각기 다른 요청에 따라 일부 응답은 통계에만 반영하였고, 일부는 그 내용을 공개한다. 피해자가 특정될 것이 우려되어 내용을 밝히지 못한 많은 응답 속에도 처절한 고통이 있음을 밝힌다.
- 노동자들은 자신의 재능과 작업 결과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성우 등 자신의 작업물이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SNS에 포트폴리오를 올려 홍보해야만 한다. 회사에 입사할 때도 포트폴리오는 필수적으로 제출해야만 한다.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와 결과물에 대해 스스로 홍보하지 않으면 일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SNS에 올려진 포트폴리오와 SNS 게시물은 네티즌들이 확인하기 쉬운 구조에 놓인다. 여성혐오주의자들은 이 점을 노려 노동자들의 게시물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사상검증을 한다. 단순한 기사RT, 지극히 합리적인 의견 개진에 ‘페미다’라고 지목하며 폭력적인 사이버 불링을 이어간다. 고객으로서의 컴플레인이라며 회사 측에 작업물 교체나 노동자의 해고 혹은 계약 해지를 요구하기도 한다. 상식적인 경우, 블랙 컨슈머로 치부되어 넘어갈 일이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회사들이 이런 폭력적 여성혐오주의자들에게 부화뇌동하며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적극적인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괴한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실태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SNS를 빌미로 한 여성혐오주의자들의 폭력적인 페미니즘 사이버 불링
여성노동자들이 SNS상의 페미니즘 활동으로 지목당한 이유를 살펴보면 “맞벌이 시대로 넘어가며 중년남성이 살림을 자주하지 않아 밥을 잘 챙겨먹지 않는다는 뉴스에 ‘우리 아버지만 봐도 엄마가 밥 안 차려주면 내가 차려야 했으니까’ 정도의 동의”, “페미니즘을 지지한 작가님의 그림과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리트윗을 했다는 이유”, “여성 방송인에 대한 옹호 글”, “2022년 대선 직전 윤석열 후보의 여가부 공약 비판” 등 사회적으로 비난받을만한 발언이 아닌 누구나 SNS 상에서 개진할 수 있는 의견들로 공격당하고 있었다. 여성노동자들은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혐오한 일도, 험한 말을 한 적도 없다. 누군가를 지목하여 공격하거나 악의적인 소문을 유포한 적도 없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의견을 개진하거나 기사를 리트윗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알 수 없는 익명의 공격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사이버 상의 공격은 개인 SNS 혹은 유튜브 채널에 달린 모욕적인 댓글, 남초 커뮤니티나 나무위키에 신상이 밝혀지면서 날조된 내용이 유포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무위키에 “정신병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성경 문구를 인용한 지인의 트윗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신성모독 전적이 있다는 거짓 정보”가 올려지거나 “남초 커뮤니티에 화제글까지 오르며 사이버테러를 당”하는 방식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페미아티스트라고 유튜브에 박제되었으며, 페미를 욕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페미니스트 사상검증을 함”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온라인 상에 개발일지를 종종 올리는 한 노동자는 “제 트위터에 조금이라도 성평등이나 성폭행 관련 트윗이 리트윗되어 있다면 페미라면서 제 트위터 링크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하였다. 이들의 여성노동자에 대한 신상 유포, 모욕, 거짓 정보 유포 등의 집단 행동은 집요하고 심각하게 폭력적이다.
이러한 여성혐오주의자은 페미니스트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회사에 컴플레인을 넣고 있다. “해당 게임의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저를 포함한 사상검증 대상의 피해자들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하고 커뮤니티 유저들이 회사에 컴플레인을 넣었다는 글들이 가득”했다고 응답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 뿐 아니라 게임 이용자들까지도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통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페미니스트가 아닌데 이 리스트에 올라갔을 경우 사상검증을 통해 닉네임을 지워주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혐오를 조장하고 신상을 공개하여 집단 폭력을 행하고 있으면서 자신들이 판관인 양 행세하고 있었다.
지독한 사이버 불링을 당한 노동자는 “더 이상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어 유서를 쓰고 극단적인 시도를 했을 때에도 유서가 커뮤니티 여기저기를 떠돌았고, 그걸 비웃기 위해 SNS와 유튜브 채널에 찾아와 불링을 이어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상대의 고통과 파괴된 삶을 더욱 비웃으며 폭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2. 원청 혹은 회사의 작업물 삭제 및 교체 요청, 그리고 협박
여성혐오주의자들은 회사에 컴플레인이라는 방식으로 여성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지지한 작가님의 그림과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트윗을 리트윗 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에게 사상검증을 당했고, 제 작업물을 전면 교체하겠다는 사측의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처럼 노동자들은 일방적인 유저들의 낙인과 회사의 강압적인 결정에 저항 한마디 할 수 없이 따라야만 한다. “작업한 일러스트를 교체하겠다고 메일을 보내 왔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제가 SNS에 특정 성향을 담은 글을 공유해 논란이 되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추가로 회사에서 저에게 사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식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해주길 희망하였습니다” 노동자 스스로가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표명까지 내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후 한국에서의 일이 끊겼고, 프리랜서로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혀 컴플레인의 대상이 된 여성노동자들은 더 이상 생계를 위한 일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데 다름 아닌 회사로부터의 손해배상 협박이다. 페미로 낙인찍혀 사이버불링과 스토킹을 당했던 한 응답자는 이직 전 회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신이 포트폴리오로 쓴 우리 회사 게임의 원화를 전부 내려달라. 아니면 고소하겠다”라는 협박이었다. 고소를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당신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작업한 당신의 모든 작업물을 전부 새로 교체해야 하는데 그 교체 비용을 지불하라는” 이유라고 했다. 변호사 상담을 한 응답자가 “내 작업물은 회사의 귀속되어 있으니 물론 원하는 대로 할 것이고, 다시는 귀 회사의 작업물을 업로드 하지 않겠다... 하지만 손해배상과 고소 건에서는 해보시라. 저도 협박으로 고소하겠다”라고 응대하니 그제서야 물러섰다. 회사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동조하여 과도한 여성노동자 통제와 작업물의 교체뿐 아니라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3. 손가락 모양에 대한 과도한 검열
엄지와 검지를 드는 손가락 모양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수많은 일러스트 속 수많은 인물 중 한 명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는 손 모양을 지목해 손가락 모양이 요즘 같은 때에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수정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거나 “손가락 모양을 수정하라고 권고받음”, “집게 손가락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외주로 그려드린 일러스트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받았다는 응답이 줄줄이 이어졌다.
게임 디렉터는 “아무 의미 없는 모양이지만 수정하겠다며 게임 내의 검지 손가락을 굽힌 모양의 맵, 이미지 등을 수정하겠다는 공지를 올”리고 있다. “회식 때 남자 상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이라는 표현을 하려고 한 손 엄지와 검지를 좁게 표현하는 손동작을 한 적이 있었는데 본인이 스스로 놀라며 아 이 손가락 사용하면 안되지 라며 황급히 손을 걷어낸 적”도 있었다. 이처럼 아무 의도 없이 만들어낸 손가락 모양에 대한 자체검열마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문제가 되어서가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흐름 상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손동작이기 때문에 넣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수정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원청회사들의 요구를 하청회사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 원청회사는 작업물 교체와 수정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웹툰에서 손이란 정말 자주 나오는 부분인데 검지와 엄지가 뻗어 있기만 하면 논란이 되고, 사이버 불링을 당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 말했다. 손가락 모양에 대한 집착적인 반응은 노동자들의 자연스러운 작업에 개입하여 왜곡시키고 불필요한 수정, 교체 작업을 만들고 있었다. 노동자의 작업 피로도를 높이고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있다.
4. 일상 대화에서조차 페미니스트라고 간주되는 발언에 대한 검증 : 비난과 조롱 그리고 해고
회사 내에서 일상 대화에서도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이어진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대화 중 “돈 많이 벌어서 집 살꺼예요”라는 말에도 “너 페미냐”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집은 결혼하면 남자가 마련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페미는 손을 들어보세요~ 례민하시네! 등 농담처럼 말하고 조롱하”는 경험은 허다하다. 비아냥과 조롱투로 대화가 끝나기도 하지만 강도 높은 협박이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회사에 페미없겠지? 있으면 잘려야죠. 하는 협박섞인 모욕을 3회 이상 당”하기도 하고, “입사 이후 사내에서 정치적 의견을 어필하지 않을 것을 강요받음”, “페미는 패버려야 한다느니 정신병이니 하는 맥락과 상관없이 사상을 검열하는 말을 듣는 건 일상”이라고 응답자들은 진술한다. 단순히 페미니스트라고 생각되는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이런 일상에서의 비난과 협박에 맞닥뜨려야만 했다.
비난과 협박은 실체적 위협으로 그 수위를 높여간다. 한 응답자는 “드라마 얘기 중 악역 남자캐릭터한테 한남이라고 했다가 사장에게 불려갔어요. 제가 그 단어를 말하는 걸 들었다며 그런 사상을 작업물에 써서 회사에 피해를 줄 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그러지 않을 거고 피해를 줄 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어요”라며 경험을 털어 놓았다. 각서라는 문서로 여성노동자를 구속하고 입을 틀어막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런 회사 내 분위기는 직접적 해고로도 이어진다. “대표가 자신이 대학생 때는 좋아하는 여학생을 밤에 따라다니는 것은 국룰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고 자신의 의견에 맞장구치며 동조하기를 종용... 동조하는 대신 그분은 좀 놀라셨을 수도 있겠어요”라는 답변에 “사상과 가치관이 맞지 않으니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며 돌연 해고통보를 당했다는 응답자가 있었다. “20대 남자직원이 점심을 먹으며 요새 사회문제는 다 메갈이 일으킨다며 여자들 욕을 줄줄이 하길래 그런 것 같진 않다. 여자들이 사회적으로 차별받으니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악의적으로 그런 딱지가 붙는거 아니냐하고 잠시 토론을 벌임.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이사가 다음날 갑자기 저만 따로 불러내서 다음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해고시킴... 자신들은 회사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을 용서 못 한다고 했음.” 이러한 직장 내 분위기는 말 한 마디 자유롭게 할 수 없게 여성노동자들을 통제하고 옥죄고 있다. 여성노동자들로 하여금 매순간 살얼음판을 내딛는 기분으로 직장생활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실제 말 한마디 잘 못 하는 순간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고 있었다.
5. 채용과정에서의 사상검증 : 성차별 질문과 SNS검열, 부당한 계약서
- 여성노동자들은 입사 과정에서부터 사상검증과 마주한다. 굳이 말이 아니라 차림새만으로 사상검증을 경험하고 있다. “면접 시 짧은 숏컷이나 화장을 하지 않은 차림으로 갈 경우에도 페미니스트로 지목당한다.” 면접자리에서는 “당신은 페미인가? 메갈인가?라고 질문하고 “그런거 안 한다”라는 답변을 하자 올바른 여성이다, 앞으로도 그 가치관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하거나 “혹시 페미니즘이나 메갈리아 같은 활동을 하느냐”고 질문을 받는다. 면접 자리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일과 관련한 질문보다 “군대에 대한 생각”, “성별 때문에 불합리한 피해 받을 때 어떻게 처신할거냐” 등의 생각에 대한 검증을 통과해야만 입사를 할 수 있다. 심지어 “결혼 할 생각있냐”는 질문까지 받아야 했다.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업무능력과 경험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자신이 페미니즘 사상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성차별적 사회현상을 비판없이 수용하고 있음을 입증해야만 했다. 이들은 면접 내내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꼈다. “면접관은 면접 내내 업무와 상관없는 질문들을 하며 공격적인 태도로 압박면접을 진행해 몹시 불쾌했습니다”라고 응답했다.
- 한 회사에서 남성 팀장이 “우리는 직원이 입사하기 전에 뒷조사 다 해요”라는 말을 했다. 실제 여성 노동자들은 입사 과정에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성향이 SNS에 드러난다며 압박면접 및 인신공격, 성차별 경험에 대한 2차 가해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 계약서 상 불이익 조항이 포함된 경우는 “재직 중 SNS에 물의를 일으킬 경우 본인이 피해를 보상한다”, “면접 중에 질문으로 여성 관련 커뮤니티나 활동을 한 적이 있는지 물었고.... 채용 후라도 활동한 사실이 밝혀지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면접 합격 후 입사계약서를 쓰는 날 특정 커뮤니티 활동하는 것 포함 게임 내에 특정 사상을 담으면 퇴사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을 함” 등 이었다. 피해보상, 인사상 불이익, 퇴사처리 등이 적힌 계약서를 들이밀지만 을인 여성노동자들은 이를 거부할 방법이 없다. 갑들은 지독한 갑질을 하고 있었다.
6. 회사에 의한 SNS 통제
회사는 소속 노동자, 외주 계약자를 가리지 않고 SNS를 통제하고 있었다. 작가 활동 당시 “SNS에 페미니즘 관련 예민한 이야기/RT는 하지 않기를 당시 이사님에게 통보 받”은 경험, 계약 미팅 중 “SNS를 하냐고 물어보며 사측은 작가들이 사회적 이슈에 관해 입장표명하는 행위를 싫어해서 작가들 SNS하는 거 싫어하고 직계작가들에게 메일로 이슈에 끼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말 등을 듣고 있다. 개인의 사생활 영역인 개인 SNS가 회사에 의해 철저히 통제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7. 정신적 피해와 고통, 실체적 해고의 위협
응답자들은 피해자가 되고 난 후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후로 다시는 제 작업물을 SNS에 올리지 않습니다. 무섭거든요... 이 일로 정신과 상담도 많이 다녀봤지만 달라진 건 없더군요.”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포기해야만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전보다 해고에 대한 위험은 더 가깝고 실체적”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나서고 있다. 어쩌면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 자체가 폭력적 여성혐오주의자들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공동체인지도 모르겠다.
8. 나가며 : 응답자들의 메시지
- 마지막으로 응답자들이 적어 내려간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저는 그저 개발자이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평범하게 월급을 받으며 정말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조용히 살던 저에게까지 불똥이 튈 정도면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해 통계자료로 활용하는 쪽으로 사례를 작성하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일이 끊기거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요즘의 분위기는 페미니스트로서 굉장히 괴롭습니다. 그런 상징을 은밀히 넣으며 즐거워하는 페미니스트 작업자는 없다 / 페미니스트라는 사상만 가지고 사람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말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마녀사냥을 당하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기득권자에게 반하는 의견을 갖는다는 이유만으로 낙인찍히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페미니즘사상검증공대위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범죄임을 선언하며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여 나아갈 것이다!

발언4] 페미니즘 사상검증 법적 대응 및 쟁점 - 강미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2016년 넥슨 게임 <클로저스> 성우가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혀 부당하게 교체된 이래, 여전히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휘말려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노동권, 나아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채용상 차별 및 입사 취소, 계약서 상 불이익 조항 삽입, SNS 검열 및 관리, 직장 내 괴롭힘, 작업물 교체 및 무단 수정, 사이버 불링, 부당해고, 계약 해지, 나아가 이직 시 레퍼런스 체크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여성 노동자의 삶에 있어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유형과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페미니즘과 관련한 글을 공유하거나 지지를 표했다는 것, 여성단체를 후원하거나 지지의사를 밝혔다는 것 등의 이유로 여러 불이익 대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표현의 자유 및 사상의 자유라는 기본적인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심각한 인권탄압입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여성혐오 및 차별적 관행에 근거한 것으로, 현행법률 역시 이를 금지하는 규정과 제도를 일부 두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균등한 처우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어,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ㆍ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의 모집, 채용, 임금, 교육, 배치 및 승진, 퇴직, 해고 등 모든 사항에 있어 남녀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고용상 성차별의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할 수 있고, 차별이 인정될 경우 노동위원회는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2항에 따라 사업주는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 제3자의 폭언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아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므로, 해당 노동자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을 이유로 한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이 해고의 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뿐 아니라 프리랜서 및 하청업체 근무 노동자에게도 발생하는데. 이들의 경우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각종 공격에 취약하고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입니다. 이에 법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은 기업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5월,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을 강조하며, 기업들이 게임 이용자의 부당한 종사자 퇴출 요구에 동조하지 않거나, 혐오표현 및 부당한 종사자 퇴출 요구에 대해 제재를 함으로써, 혐오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들이 관련 업계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은 직원 보호 의무를 다하기는 커녕, 일부 게임 사용자들의 여성혐오·차별 언행을 방치하고, 일부 게임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계약을 중지하는 등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불이익 대우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여성혐오 및 차별적 관행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며, 문제 기업들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근로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나아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노동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종식을 간절히 바라며 연대합니다.

발언5]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대위 출범 취지 및 향후 계획 발표 - 보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2016년 게임 클로저스 성우 교체, 2018년 IMC게임즈 일러스트레이터 징계, 2023년 넥슨 집게손가락 논란까지. 수년간 게임⋅콘텐츠업계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반복되는 일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은 단지 개별 사건들이 아니라 ‘마녀사냥’식으로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관한 ‘표식’을 찾겠다며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유저들의 반페미니즘적 행태에 업체가 적극적으로 호응함으로서 벌어진 페미니즘 백래시로서, 일터에서 여성들을, 페미니스트를 검열하고 몰아내는 심각한 노동권 침해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노동은 생계유지를 위한 필수 수단으로 노동권을 위협받는다는 건, 생계에 대한 위협이기도 합니다. 앞선 발언에서 언급된 피해 사례를 보면 여성창작노동자들은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여성폭력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SNS 게시물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성평등을 말했다는 이유로, 결국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페미냐 아니냐’ 공격받고 불이익을 주겠다는 경고를 받습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회사는 오히려 '개인 SNS 사용을 주의하라'고 지시합니다. 억지 주장에 호응해 여성노동자의 작업물을 삭제하고 계약을 해지합니다
이제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여성노동자, 페미니스트를 위축시키고 괴롭히고 일터에서 몰아내고 일감을 뺏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놀이로, 문화로 자리잡지 않도록 이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반복되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지속적으로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서울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청년유니온,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희망을만드는법이 모여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를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공대위 활동은 크게 다음 세가지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첫째, 여성노동자가 경험하는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이 사회적 문제임을 알리겠습니다.
실태조사, 토론회 등을 통해 콘텐츠 업계 내 여성노동자 당사자의 이야기를 모아내겠습니다. 이를 통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성차별적 구조 아래 발생하는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둘째,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신고 채널을 운영하겠습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겪은 여성노동자가 더 이상 홀로 싸우지 않도록, 함께 대응을 모색할 수 있도록 신고 채널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 신고센터 (구글폼) https://forms.gle/enLKxt7GtbT4ycsaA
셋째, 회사와 정부가 제 역할을 하도록 법·제도를 분석하고 회사와 정부를 압박하는 활동을 하겠습니다.
회사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성평등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국가는 모든 시민이 안전한 노동 조건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피해 사례 중에는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기존 법망에서 다뤄질 수 있는 사례도 있었으나 정부 역할이 부재한 사이 회사는 혐오에 호응하며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공대위는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회사와 정부를 압박함과 동시에 기존법에서 다뤄지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백을 채워나가는 활동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위 활동을 바탕으로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위원회는 게임⋅콘텐츠업계, 나아가 우리 사회가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단호히 저지하고 성평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활동하겠습니다.
2016년부터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일터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발생하는 사태가 속속들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근절하고 뿌리 뽑기 위해 지난 3월 6일,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 발족식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기자회견에서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으로 인해 채용성차별 피해를 겪은 여성노동자의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이어져온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심각성과 2023년 전국여성노동조합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기업에서 행하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유형을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법적 대응 및 쟁점과 공대위의 활동 계획에 대해 공유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발언문과 자료를 통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발족선언문]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 발족선언문
2016년 7월, 페미니즘 문구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SNS에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넥슨이 성우를 부당해고 한 사건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이 사건은 여성혐오주의자들이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사이버 불링은 물론, 일터에서의 부당한 위해를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후 게임업계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어처구니 없는 요구가 수용되자 여성혐오주의자들은 발호하기 시작했다.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웹툰 등 콘텐츠 업계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일터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다. 불평등한 사회가 성평등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가치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삶과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범죄행위들로 점철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수년간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해왔지만 기업은 적극적인 가해자로, 정부는 방관자로, 사회는 눈감고 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현재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혐오주의자들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사이버불링을 행하며 회사를 압박하여 노동자 해고, 작업물 교체 등을 요구한다. 사용자들은 여성혐오주의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여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괴롭히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사건이 나기 전 사전차단이라는 명목으로 채용성차별, SNS통제, 작업물 검열 및 교체, 심지어 페미니스트 색출작업까지 하고 있다. 숨쉬듯이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 정체성까지 끊임없이 훼손당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사상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국가인권위법은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에 의한 차별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노동법은 사업주에게 고객 등 제3자의 폭언 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들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프리랜서나 하청 소속의 노동자들에게 법은 닿지 않고, 법 안에서 권리를 보장받아야할 노동자들조차도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 업계 내에는 체계적인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문화를 답습한 유저들의 사이버불링을 조장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는 페미니즘 사상검증 문제를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무마시켜온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태도로 인해 콘텐츠 업계 내 여성혐오적이고 소수자, 약자를 혐오하는 문화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동안 정부는 철저하게 방관자의 자세를 취해왔다. 법의 보호망 밖에 있는 프리랜서 노동자들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서울소재 게임업체 10곳을 점검하였지만 3개 업체에 대해 강제력이 없는 단순권고인 행정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심지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행사 안내 포스터에 집게손가락 모양의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는 비판을 받자 이를 회수조치하였다. 여성혐오를 시정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여성혐오에,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태는 기업과 정부의 자정작용을 기대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에 오늘 우리는 페미니즘사상검증공동대응위원회를 발족하여 이 심각한 사태에 대응하고자 한다. 여성혐오로 점철된 일터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하여 지원하고 함께할 것이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멈춰라!
기업은 성평등한 일터를 위한 법을 준수하고 노동자를 보호할 책임을 다하라!
정부는 여성혐오를 뿌리뽑고 성평등한 사회로의 대안을 만들어라!
2024. 3. 6.
페미니즘사상검증공동대응위원회
발언1]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자 발언(대독) - 여름 서울여성노동자회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 11월 말 경 서울 구로구 소재의 게임회사 A의 채용면접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질문을 받은 게임업계의 일원입니다.
저의 면접일 바로 전날 게임회사A는 두 건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건은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 일러스트의 집게손가락을 수정하겠으며, 향후에도 강경하게 조치하겠다는 사과 공지, 다른 하나는 일부 남성 유저들이 개최를 앞둔 행사 여성 패널의 SNS를 뒤져 '페미'같으니 배제하라는 의견에 편승하여 사과하고 해당 패널은 참가하지 않는다는 공지였습니다.
업계의 일원으로서 분노하였지만, 더하여 면접을 하루 앞둔 여성 구직자로서 불안감을 안고 위축된 마음으로 채용면접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잇단 사건들로 인해 면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명백히 게임회사의 과잉대처였습니다. 다수의 게임회사가 직원과 하청업체를 방패막이로 세워 꼬리 자르기 하는 비겁한 공지를 올렸습니다. 일부 유저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걸 넘어서 그들의 일부로서 앞장서 창작자의 작업물을 훼손하고 생계를 위협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면접을 앞둔 저는 그저 해당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저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게임회사A는 면접자리에서 "이번 '뿌리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완전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을 던진 면접위원이 '뿌리사태' 라고 지칭하였다는 점에서 저는 A사가, 해당 면접위원이, 이미 ‘넥슨의 갑질과 마녀사냥’을 ‘피해자인 뿌리스튜디오와 여성직원의 잘못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본인의 생각과 걸맞은 답변이 나오는지 아닌지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당혹스러웠습니다. 지원한 파트의 업무와 관련 없는 질문일뿐더러 사회에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이리도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지금 한국 게임업계의 현실임이 피부로 와 닿았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 개발 참여자의 SNS를 검열하고, 작업물을 삭제하고, 개발에서 제외시키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놀이처럼 퍼지고 있는 일부 유저의 이러한 악행들에 힘을 실어주고, 그들의 뒷배가 되어 직원 보호는 뒷전인 업계의 만행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하지 않아도 될 수정업무에 시달리고, 애써 제작한 작업물이 휴짓조각이 되고, 낙인찍히고, 불안에 떨며 자신을 검열하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A사뿐만이 아닌 한국의 게임업계 전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성 구직자의 사상을 검증하고 작업물을 검열할 것이 아니라, 악성민원인의 억지 요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합니다. 생계를 볼모로 개인의 정신과 삶을 쥐고 흔들어대는 게임업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발언2] 페미니즘 사상검증 주요 사례 발표 - 김유리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국장
<현재까지 알려진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사례>
1. (2016년-게임) 넥슨코리아 <클로저스> 성우 교체
2016년 7월 19일, 게임사 넥슨 코리아는 당사 게임 ‘클로저스’ 성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표방하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성우의 녹음 또한 교체하였다. 해당 성우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던 창작자들, 관련 업계 종사자들 대다수는 이를 이유로 현재까지도 업무 배제를 비롯한 심각한 불공정을 겪고 있다.
2. (2016년-게임 2차산업) 나이스게임TV 캐스터
2016년 7월 21일 나이스게임TV 캐스터가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관련한 사상검증과 사이버 불링을 SNS상에서 비판한 이후, 일부 유저들에게 논란이 되어 수행하던 모든 방송 업무에서 하차하였고, 나이스게임TV에서도 퇴사하였다.
3. (2016년-게임) 시프트업 <데스티니 차일드> 일러스트 교체
2016년 11월 1일, 개발사 시프트업은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일러스트 참여 작가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한 게시물을 리트윗한 이후 일부 유저들에게 논란이 되자, 해당 일러스트를 교체하였다.
4. (2018년-게임) XD GLOBAL <소녀전선> 일러스트 무기한 연기
2018년 3월 21일, 게임 배급 운영사 XD GLOBAL은 게임 ‘소녀전선’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에 관련한 게시글을 리트윗 했다는 이유로 일부 유저의 반발이 일자,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 추가를 무기한 연기하였다.
5. (2018년-게임) 넥슨 <클로저스> 원화가 사과문 게재
2018년 3월 24일, 나딕게임즈 개발, 넥슨 코리아 배급 게임 ‘클로저스’ 원화가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글을 게시하고 타 게임사의 사상검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6. (2018년-게임) 테일즈샵 <섬광천사 리토나 리리셰> 보컬 배제 및 작업물 삭제
2018년 3월 25일 게임 제작사 “테일즈 샵” 은 자사 게임 ‘섬광천사 리토나 리리셰’의 보컬이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을 작성하고 관심을 표했다는 이유로 일부 유저가 반발하자, 해당 작업자의 작업물을 게임에서 모두 배제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관련 판매물을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회수, 온라인상 업로드된 모든 관련 매체 또한 삭제조치 하였다.
7. (2018년-게임) IMC게임즈 <트리오브세이비어> 일러스트레이터 징계 및 대표 발언
2018년 3월 24일, IMC 게임즈 ‘트리오브세이비어’ 일러스트레이터는 페미니스트를 팔로우 하였다는 이유로 사과문을 작성하였고, IMC 게임즈 대표는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실명과 징계성 면담 기록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식 게시 하였다. 이 기록을 통해 IMC 게임즈 대표가 페미니즘을 반사회적 사상이라 서술한 바가 드러났다.
8. (2018년-게임) 스마일게이트 <소울워커> 일러스트레이터 작업물 교체
2018년 3월 26일, 게임 배급사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소울워커’ 일러스트레이터가 페미니즘 관련 SNS상 게시글에 관심을 표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물을 전면 교체하였다.
9. (2018년-게임) 테일즈샵 <Tic Tac Toe>, <탐정뎐> 위탁판매 중지
2018년 3월 28일, 게임 개발사 ‘테일즈 샵’ 은, 한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IMC게임즈의 사상검증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게임의 시나리오 작가 및 제작진들이 여타 게임사의 사상검증 사태를 비판하고 페미니즘 게시물에 관심을 표하였다는 이유로, 두 게임의 위탁 판매를 전면 중지한다고 발표하였다.
10. (2018년-게임) 넥슨 <클로저스> 제작사 나딕게임즈 일러스트레이터 퇴사
2018년 4월 4일, 나딕게임즈 개발 게임 ‘클로저스’의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을 리트윗하여 논란이 된 것을 이유로 나딕게임즈를 퇴사하였다.
11. (2018년-게임) 플레로게임즈 <여신의 키스> 일러스트 삭제
2018년 4월 18일, 게임 제작사 플레로게임즈는 게임 ‘여신의 키스’ 트레일러 영상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게시글을 리트윗하여 일부 유저의 반발을 샀다는 것을 이유로 해당 영상에서 관련 일러스트를 삭제하였다.
12. (2018년-게임) 네오위즈 <DJMAX RESPECT> 일러스트 교체 예고
2018년 4월 25일, 게임 개발사 네오위즈는 DJMAX RESPECT 원화 일부를 담당한 일러스트레이터가 게임업계 사상검증을 반대하고 페미니즘 관련 사항에 관심을 보여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해당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한 요소를 변경하겠다고 공언하였다.
13. (2018년-게임) X.D GLOBAL <벽람항로> 일러스트 교체
2018년 4월 27일, 게임 배급사 X.D GLOBAL은 게임 ‘벽람항로’ 일러스트를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상에서 다른 사상검증 피해작가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불공정 피해를 겪은 페미니스트 작가들을 지지하여 일부 유저의 반발을 사자 해당 일러스트를 교체하였다.
14. (2018년-게임) 드림플레이게임즈 <노아판타지> 번역물 폐기 및 교체
2018년 5월 9일, 게임 운영사 “드림플레이게임즈” 는 게임 ‘노아판타지’ 번역자가 SNS상에서 게임업계 사상검증 반대를 표방하자 해당 번역자의 번역물을 폐기, 재번역한다고 발표하였다.
15. (2018년-게임) Game Duchy <기동전대:아이언사가> 캐릭터 삭제 후 복구
2018년 12월 19일, 게임 개발 유통사 ‘game duchy’ 운영팀은 게임 ‘기동전대:아이언사가’ 에 사상검증 피해 작가가 캐릭터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하여 유저의 반발이 일자, 해당 캐릭터를 삭제한다고 발표하고 이를 이행하였다가 이는 오류라 번복하고 복구하였다.
16. (2019년-게임) 티키타카스튜디오 <아르카나택틱스> 블랙리스트 및 일러스트 교체
2019년 11월 17일 게임 제작사 ‘티키타카 스튜디오’는 자사 게임 ‘아르카나택틱스’ 사이트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게시글 제목 “금일 문제가 불거진 일러스트에 대한 안내” 게시글을 통해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가 리스트를 찾았다” 는 표현으로 일러스트레이터 블랙리스트를 언급하였다.
17. (2020년-게임) YOSTAR <명일방주> 일러스트레이터 축전 배제
2020년 1월 2일 게임 <명일방주>의 사전예약이 30만명을 돌파하자 이를 축하해주는 축전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특정 사상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이는”내용이 확인되었다며 해당 축전을 삭제하였다는 공지를 올렸다.
18. (2020년-게임) Al Fine <크로노아크> 게임개발자 엎드려 절까지 하며 사과
2022년 2월 3일 캐릭터의 일러스트를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SNS에 “여성살해 멈춰라” 프랑스 물들인 보랏빛 행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의 반발이 일자 개발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머리를 박고 절을 하는 사진과 함께 사과문을 올렸다.
19. (2020년-게임) 카카오게임즈 <가디언테일즈> 여성혐오 대사 수정한 직원교체
2020년 7월 30일 게임 내 여성비하 대사 “이 걸레 같은 년”이 문제가 되어 수정하였으나 유저의 반발이 일자, 8월 3일 대표가 사과문을 내고, 8월 5일 실무진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는 이유로 내부 직원 교체함.
20. (2021년-게임) 3N사 면접과정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2021년 3월 12일 시나리오 작가지망생이 게임회사 3N사 중 한 곳에 면접을 보러 가서 “페미니스트라고 이슈가 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게임에서 지우겠냐”고 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 (2021년-웹툰) 웹툰 <연애의바른길잡이> 악플 및 별점테러 공격
2021년 4월 18일 웹툰 <연애의바른길잡이>의 주인공 이름이 한남이고, “허버허버”, 특정 손모양을 썻다는 이유로 일부 유저들의 집단적인 악플 및 별점테러가 조직적으로 있었다. 이를두고 여성커뮤니티에서도 총공을 하는 등 집단적 대응으로 맞붙었다. 이에 작가는 23일 해명문을 올리고 휴재에 들어갔다.
22. (2021년-웹툰) 탑툰 <프렌즈> 서비스종료
2021년 4월 26일 탑툰 <프렌즈> 작가가 트위터에 남성혐오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었고 이에 탑툰 및 해당작가가 사과문을 올려 환불 및 무료연재를 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에 독자들의 항의가 계속 되자 2차 사과문을 게시하며 해당 작가와 계약해지 및 서비스종료를 알렸다.
23. (2021년-웹소설) 노벨피아 선정적 표지를 수정한 담당자 해고
2021년 4월 27일 노벨피아의 소설 표직 일러스트가 선정적이어서 이를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로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모회사의 탑툰의 페미니즘 사건과 연관지어 이를 해석하며 반발하기 시작했음. 이에 운영자는 공지를 올려 “페미니즘에 불든 창작자와는 일절 관계를 두고 싶지 않다”며 “표지 문제로 작가분께 불만을 안겨준 담당자와는 아까 이별했다”고 언급하였다.
24. (2021년-디자인) GS25 ‘손모양’ 포스터
2021년 5월 1일 GS25의 이벤트 포스터에 남성혐오를 표현하는 손모양이 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반발이 있었고 이에 GS25는 사과문을 작성, 해당 담당자는 블라인드에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음을 호소하였음. 이후 무신사, 제너시스BBQ, 오비맥주, 교촌치킨, CU, 다이소, 전쟁기념관 포토존 등 유사한 손모양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25. (2023년-게임) 프로젝트문 <림버스컴퍼니> 직원 회사를 비자발적 사직
2023년 7월 프로젝트문 <림버스컴퍼니>의 여성캐릭터가 전신을 가린 수영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해당 작품 일러스트레이터의 SNS계정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과거 혜화역 시위와 관련 게시글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이 회사를 찾아가는 등 적극적인 항의를 시작함. 이에 해당 직원은 회사를 그만두었다.
26. (2023년-게임) 넥슨 <메이플스토리> 손모양 작품 교체
2023년 11월 26일, 넥슨 <메이플스토리> 캐릭터가 리마스터되어 관련 뮤직비디오의 보컬이 페미니스트라는 의혹을 시작으로 에니메이션에서 캐릭터의 손모양이 남성혐오를 일으킨다는 유저들의 집단 주장이 생김으로서 해당 영상은 삭제되었다. 이후 던전앤파이터 등 게임 일러스트 및 영상 등에서 손모양을 찾아 인증하기 시작하고 회사는 이를 수정, 삭제를 하였다.
27. (2023년-게임) 카카오게임즈 <가디언테일즈> 코스튬 당선작 선정 취소
2023년 9월 27일 게임 캐릭터 코스튬 디자인 공모전의 당선자가 과거 과거 트위터에 페미니즘 관련 글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당선을 취소하였고, 공식카페에 관련 입장을 게시하였다.
28. (2024년-게임) YOSTAR <명일방주>일러스트레이터 축전 삭제
2024년 1월 17일, 명일방주 축전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과거에 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채용성차별을 규탄했다는 SNS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운영팀은 유저간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발언을 여러차례 한 사실을 확인하여 축전을 삭제했다는 공지를 게시하였다.
발언3] 페미니즘 사상검증 제보사례 발표 -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조사기관 : 전국여성노동조합
○ 보고서작성 : 한국여성노동자회
○ 조사기간 : 2023년 8월 - 12월
○ 총 응 답 : 56건 ※ 77건의 문제가 지목됨.
사이버
불링
작업물 교체 및 고지없이 무단수정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해고 및 계약해지
채용성차별 및 입사 취소
SNS 검열 및 관리
계약서상 불이익 조항
합계
9
19
17
7
14
9
2
77
응답자들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육하원칙에 의거하여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는 조사에 때론 짧게 때론 길게 각자가 경험한 피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었다. 56건의 사례는 각 사례가 한 가지 문제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부분 여러 가지 문제들이 겹쳐서 드러났고, 노동자들은 심각한 피해를 경험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여성들이 많지만 페미니즘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남성들에게도 무차별적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 공개 여부에 대한 응답자들의 각기 다른 요청에 따라 일부 응답은 통계에만 반영하였고, 일부는 그 내용을 공개한다. 피해자가 특정될 것이 우려되어 내용을 밝히지 못한 많은 응답 속에도 처절한 고통이 있음을 밝힌다.
- 노동자들은 자신의 재능과 작업 결과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성우 등 자신의 작업물이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SNS에 포트폴리오를 올려 홍보해야만 한다. 회사에 입사할 때도 포트폴리오는 필수적으로 제출해야만 한다.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와 결과물에 대해 스스로 홍보하지 않으면 일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SNS에 올려진 포트폴리오와 SNS 게시물은 네티즌들이 확인하기 쉬운 구조에 놓인다. 여성혐오주의자들은 이 점을 노려 노동자들의 게시물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사상검증을 한다. 단순한 기사RT, 지극히 합리적인 의견 개진에 ‘페미다’라고 지목하며 폭력적인 사이버 불링을 이어간다. 고객으로서의 컴플레인이라며 회사 측에 작업물 교체나 노동자의 해고 혹은 계약 해지를 요구하기도 한다. 상식적인 경우, 블랙 컨슈머로 치부되어 넘어갈 일이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회사들이 이런 폭력적 여성혐오주의자들에게 부화뇌동하며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적극적인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괴한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실태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SNS를 빌미로 한 여성혐오주의자들의 폭력적인 페미니즘 사이버 불링
여성노동자들이 SNS상의 페미니즘 활동으로 지목당한 이유를 살펴보면 “맞벌이 시대로 넘어가며 중년남성이 살림을 자주하지 않아 밥을 잘 챙겨먹지 않는다는 뉴스에 ‘우리 아버지만 봐도 엄마가 밥 안 차려주면 내가 차려야 했으니까’ 정도의 동의”, “페미니즘을 지지한 작가님의 그림과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리트윗을 했다는 이유”, “여성 방송인에 대한 옹호 글”, “2022년 대선 직전 윤석열 후보의 여가부 공약 비판” 등 사회적으로 비난받을만한 발언이 아닌 누구나 SNS 상에서 개진할 수 있는 의견들로 공격당하고 있었다. 여성노동자들은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혐오한 일도, 험한 말을 한 적도 없다. 누군가를 지목하여 공격하거나 악의적인 소문을 유포한 적도 없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의견을 개진하거나 기사를 리트윗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알 수 없는 익명의 공격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사이버 상의 공격은 개인 SNS 혹은 유튜브 채널에 달린 모욕적인 댓글, 남초 커뮤니티나 나무위키에 신상이 밝혀지면서 날조된 내용이 유포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무위키에 “정신병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성경 문구를 인용한 지인의 트윗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신성모독 전적이 있다는 거짓 정보”가 올려지거나 “남초 커뮤니티에 화제글까지 오르며 사이버테러를 당”하는 방식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페미아티스트라고 유튜브에 박제되었으며, 페미를 욕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페미니스트 사상검증을 함”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온라인 상에 개발일지를 종종 올리는 한 노동자는 “제 트위터에 조금이라도 성평등이나 성폭행 관련 트윗이 리트윗되어 있다면 페미라면서 제 트위터 링크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하였다. 이들의 여성노동자에 대한 신상 유포, 모욕, 거짓 정보 유포 등의 집단 행동은 집요하고 심각하게 폭력적이다.
이러한 여성혐오주의자은 페미니스트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회사에 컴플레인을 넣고 있다. “해당 게임의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저를 포함한 사상검증 대상의 피해자들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하고 커뮤니티 유저들이 회사에 컴플레인을 넣었다는 글들이 가득”했다고 응답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 뿐 아니라 게임 이용자들까지도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통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페미니스트가 아닌데 이 리스트에 올라갔을 경우 사상검증을 통해 닉네임을 지워주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혐오를 조장하고 신상을 공개하여 집단 폭력을 행하고 있으면서 자신들이 판관인 양 행세하고 있었다.
지독한 사이버 불링을 당한 노동자는 “더 이상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어 유서를 쓰고 극단적인 시도를 했을 때에도 유서가 커뮤니티 여기저기를 떠돌았고, 그걸 비웃기 위해 SNS와 유튜브 채널에 찾아와 불링을 이어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상대의 고통과 파괴된 삶을 더욱 비웃으며 폭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2. 원청 혹은 회사의 작업물 삭제 및 교체 요청, 그리고 협박
여성혐오주의자들은 회사에 컴플레인이라는 방식으로 여성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지지한 작가님의 그림과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트윗을 리트윗 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에게 사상검증을 당했고, 제 작업물을 전면 교체하겠다는 사측의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처럼 노동자들은 일방적인 유저들의 낙인과 회사의 강압적인 결정에 저항 한마디 할 수 없이 따라야만 한다. “작업한 일러스트를 교체하겠다고 메일을 보내 왔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제가 SNS에 특정 성향을 담은 글을 공유해 논란이 되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추가로 회사에서 저에게 사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식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해주길 희망하였습니다” 노동자 스스로가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표명까지 내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후 한국에서의 일이 끊겼고, 프리랜서로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혀 컴플레인의 대상이 된 여성노동자들은 더 이상 생계를 위한 일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데 다름 아닌 회사로부터의 손해배상 협박이다. 페미로 낙인찍혀 사이버불링과 스토킹을 당했던 한 응답자는 이직 전 회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신이 포트폴리오로 쓴 우리 회사 게임의 원화를 전부 내려달라. 아니면 고소하겠다”라는 협박이었다. 고소를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당신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작업한 당신의 모든 작업물을 전부 새로 교체해야 하는데 그 교체 비용을 지불하라는” 이유라고 했다. 변호사 상담을 한 응답자가 “내 작업물은 회사의 귀속되어 있으니 물론 원하는 대로 할 것이고, 다시는 귀 회사의 작업물을 업로드 하지 않겠다... 하지만 손해배상과 고소 건에서는 해보시라. 저도 협박으로 고소하겠다”라고 응대하니 그제서야 물러섰다. 회사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동조하여 과도한 여성노동자 통제와 작업물의 교체뿐 아니라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3. 손가락 모양에 대한 과도한 검열
엄지와 검지를 드는 손가락 모양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수많은 일러스트 속 수많은 인물 중 한 명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는 손 모양을 지목해 손가락 모양이 요즘 같은 때에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수정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거나 “손가락 모양을 수정하라고 권고받음”, “집게 손가락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외주로 그려드린 일러스트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받았다는 응답이 줄줄이 이어졌다.
게임 디렉터는 “아무 의미 없는 모양이지만 수정하겠다며 게임 내의 검지 손가락을 굽힌 모양의 맵, 이미지 등을 수정하겠다는 공지를 올”리고 있다. “회식 때 남자 상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이라는 표현을 하려고 한 손 엄지와 검지를 좁게 표현하는 손동작을 한 적이 있었는데 본인이 스스로 놀라며 아 이 손가락 사용하면 안되지 라며 황급히 손을 걷어낸 적”도 있었다. 이처럼 아무 의도 없이 만들어낸 손가락 모양에 대한 자체검열마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문제가 되어서가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흐름 상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손동작이기 때문에 넣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수정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원청회사들의 요구를 하청회사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 원청회사는 작업물 교체와 수정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웹툰에서 손이란 정말 자주 나오는 부분인데 검지와 엄지가 뻗어 있기만 하면 논란이 되고, 사이버 불링을 당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 말했다. 손가락 모양에 대한 집착적인 반응은 노동자들의 자연스러운 작업에 개입하여 왜곡시키고 불필요한 수정, 교체 작업을 만들고 있었다. 노동자의 작업 피로도를 높이고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있다.
4. 일상 대화에서조차 페미니스트라고 간주되는 발언에 대한 검증 : 비난과 조롱 그리고 해고
회사 내에서 일상 대화에서도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이어진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대화 중 “돈 많이 벌어서 집 살꺼예요”라는 말에도 “너 페미냐”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집은 결혼하면 남자가 마련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페미는 손을 들어보세요~ 례민하시네! 등 농담처럼 말하고 조롱하”는 경험은 허다하다. 비아냥과 조롱투로 대화가 끝나기도 하지만 강도 높은 협박이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회사에 페미없겠지? 있으면 잘려야죠. 하는 협박섞인 모욕을 3회 이상 당”하기도 하고, “입사 이후 사내에서 정치적 의견을 어필하지 않을 것을 강요받음”, “페미는 패버려야 한다느니 정신병이니 하는 맥락과 상관없이 사상을 검열하는 말을 듣는 건 일상”이라고 응답자들은 진술한다. 단순히 페미니스트라고 생각되는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이런 일상에서의 비난과 협박에 맞닥뜨려야만 했다.
비난과 협박은 실체적 위협으로 그 수위를 높여간다. 한 응답자는 “드라마 얘기 중 악역 남자캐릭터한테 한남이라고 했다가 사장에게 불려갔어요. 제가 그 단어를 말하는 걸 들었다며 그런 사상을 작업물에 써서 회사에 피해를 줄 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그러지 않을 거고 피해를 줄 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어요”라며 경험을 털어 놓았다. 각서라는 문서로 여성노동자를 구속하고 입을 틀어막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런 회사 내 분위기는 직접적 해고로도 이어진다. “대표가 자신이 대학생 때는 좋아하는 여학생을 밤에 따라다니는 것은 국룰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고 자신의 의견에 맞장구치며 동조하기를 종용... 동조하는 대신 그분은 좀 놀라셨을 수도 있겠어요”라는 답변에 “사상과 가치관이 맞지 않으니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며 돌연 해고통보를 당했다는 응답자가 있었다. “20대 남자직원이 점심을 먹으며 요새 사회문제는 다 메갈이 일으킨다며 여자들 욕을 줄줄이 하길래 그런 것 같진 않다. 여자들이 사회적으로 차별받으니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악의적으로 그런 딱지가 붙는거 아니냐하고 잠시 토론을 벌임.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이사가 다음날 갑자기 저만 따로 불러내서 다음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해고시킴... 자신들은 회사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을 용서 못 한다고 했음.” 이러한 직장 내 분위기는 말 한 마디 자유롭게 할 수 없게 여성노동자들을 통제하고 옥죄고 있다. 여성노동자들로 하여금 매순간 살얼음판을 내딛는 기분으로 직장생활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실제 말 한마디 잘 못 하는 순간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고 있었다.
5. 채용과정에서의 사상검증 : 성차별 질문과 SNS검열, 부당한 계약서
- 여성노동자들은 입사 과정에서부터 사상검증과 마주한다. 굳이 말이 아니라 차림새만으로 사상검증을 경험하고 있다. “면접 시 짧은 숏컷이나 화장을 하지 않은 차림으로 갈 경우에도 페미니스트로 지목당한다.” 면접자리에서는 “당신은 페미인가? 메갈인가?라고 질문하고 “그런거 안 한다”라는 답변을 하자 올바른 여성이다, 앞으로도 그 가치관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하거나 “혹시 페미니즘이나 메갈리아 같은 활동을 하느냐”고 질문을 받는다. 면접 자리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일과 관련한 질문보다 “군대에 대한 생각”, “성별 때문에 불합리한 피해 받을 때 어떻게 처신할거냐” 등의 생각에 대한 검증을 통과해야만 입사를 할 수 있다. 심지어 “결혼 할 생각있냐”는 질문까지 받아야 했다.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업무능력과 경험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자신이 페미니즘 사상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성차별적 사회현상을 비판없이 수용하고 있음을 입증해야만 했다. 이들은 면접 내내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꼈다. “면접관은 면접 내내 업무와 상관없는 질문들을 하며 공격적인 태도로 압박면접을 진행해 몹시 불쾌했습니다”라고 응답했다.
- 한 회사에서 남성 팀장이 “우리는 직원이 입사하기 전에 뒷조사 다 해요”라는 말을 했다. 실제 여성 노동자들은 입사 과정에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성향이 SNS에 드러난다며 압박면접 및 인신공격, 성차별 경험에 대한 2차 가해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 계약서 상 불이익 조항이 포함된 경우는 “재직 중 SNS에 물의를 일으킬 경우 본인이 피해를 보상한다”, “면접 중에 질문으로 여성 관련 커뮤니티나 활동을 한 적이 있는지 물었고.... 채용 후라도 활동한 사실이 밝혀지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면접 합격 후 입사계약서를 쓰는 날 특정 커뮤니티 활동하는 것 포함 게임 내에 특정 사상을 담으면 퇴사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을 함” 등 이었다. 피해보상, 인사상 불이익, 퇴사처리 등이 적힌 계약서를 들이밀지만 을인 여성노동자들은 이를 거부할 방법이 없다. 갑들은 지독한 갑질을 하고 있었다.
6. 회사에 의한 SNS 통제
회사는 소속 노동자, 외주 계약자를 가리지 않고 SNS를 통제하고 있었다. 작가 활동 당시 “SNS에 페미니즘 관련 예민한 이야기/RT는 하지 않기를 당시 이사님에게 통보 받”은 경험, 계약 미팅 중 “SNS를 하냐고 물어보며 사측은 작가들이 사회적 이슈에 관해 입장표명하는 행위를 싫어해서 작가들 SNS하는 거 싫어하고 직계작가들에게 메일로 이슈에 끼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말 등을 듣고 있다. 개인의 사생활 영역인 개인 SNS가 회사에 의해 철저히 통제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7. 정신적 피해와 고통, 실체적 해고의 위협
응답자들은 피해자가 되고 난 후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후로 다시는 제 작업물을 SNS에 올리지 않습니다. 무섭거든요... 이 일로 정신과 상담도 많이 다녀봤지만 달라진 건 없더군요.”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포기해야만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전보다 해고에 대한 위험은 더 가깝고 실체적”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나서고 있다. 어쩌면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 자체가 폭력적 여성혐오주의자들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공동체인지도 모르겠다.
8. 나가며 : 응답자들의 메시지
- 마지막으로 응답자들이 적어 내려간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저는 그저 개발자이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평범하게 월급을 받으며 정말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조용히 살던 저에게까지 불똥이 튈 정도면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해 통계자료로 활용하는 쪽으로 사례를 작성하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일이 끊기거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요즘의 분위기는 페미니스트로서 굉장히 괴롭습니다. 그런 상징을 은밀히 넣으며 즐거워하는 페미니스트 작업자는 없다 / 페미니스트라는 사상만 가지고 사람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말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마녀사냥을 당하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기득권자에게 반하는 의견을 갖는다는 이유만으로 낙인찍히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페미니즘사상검증공대위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범죄임을 선언하며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여 나아갈 것이다!
발언4] 페미니즘 사상검증 법적 대응 및 쟁점 - 강미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2016년 넥슨 게임 <클로저스> 성우가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혀 부당하게 교체된 이래, 여전히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휘말려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노동권, 나아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채용상 차별 및 입사 취소, 계약서 상 불이익 조항 삽입, SNS 검열 및 관리, 직장 내 괴롭힘, 작업물 교체 및 무단 수정, 사이버 불링, 부당해고, 계약 해지, 나아가 이직 시 레퍼런스 체크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여성 노동자의 삶에 있어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유형과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페미니즘과 관련한 글을 공유하거나 지지를 표했다는 것, 여성단체를 후원하거나 지지의사를 밝혔다는 것 등의 이유로 여러 불이익 대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표현의 자유 및 사상의 자유라는 기본적인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심각한 인권탄압입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여성혐오 및 차별적 관행에 근거한 것으로, 현행법률 역시 이를 금지하는 규정과 제도를 일부 두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균등한 처우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어,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ㆍ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의 모집, 채용, 임금, 교육, 배치 및 승진, 퇴직, 해고 등 모든 사항에 있어 남녀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고용상 성차별의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할 수 있고, 차별이 인정될 경우 노동위원회는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2항에 따라 사업주는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 제3자의 폭언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아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므로, 해당 노동자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을 이유로 한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이 해고의 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뿐 아니라 프리랜서 및 하청업체 근무 노동자에게도 발생하는데. 이들의 경우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각종 공격에 취약하고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입니다. 이에 법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은 기업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5월, 기업의 인권존중 책임을 강조하며, 기업들이 게임 이용자의 부당한 종사자 퇴출 요구에 동조하지 않거나, 혐오표현 및 부당한 종사자 퇴출 요구에 대해 제재를 함으로써, 혐오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들이 관련 업계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은 직원 보호 의무를 다하기는 커녕, 일부 게임 사용자들의 여성혐오·차별 언행을 방치하고, 일부 게임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계약을 중지하는 등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불이익 대우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여성혐오 및 차별적 관행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며, 문제 기업들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근로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나아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노동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의 종식을 간절히 바라며 연대합니다.
발언5]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대위 출범 취지 및 향후 계획 발표 - 보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2016년 게임 클로저스 성우 교체, 2018년 IMC게임즈 일러스트레이터 징계, 2023년 넥슨 집게손가락 논란까지. 수년간 게임⋅콘텐츠업계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반복되는 일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은 단지 개별 사건들이 아니라 ‘마녀사냥’식으로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관한 ‘표식’을 찾겠다며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유저들의 반페미니즘적 행태에 업체가 적극적으로 호응함으로서 벌어진 페미니즘 백래시로서, 일터에서 여성들을, 페미니스트를 검열하고 몰아내는 심각한 노동권 침해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노동은 생계유지를 위한 필수 수단으로 노동권을 위협받는다는 건, 생계에 대한 위협이기도 합니다. 앞선 발언에서 언급된 피해 사례를 보면 여성창작노동자들은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여성폭력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SNS 게시물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성평등을 말했다는 이유로, 결국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페미냐 아니냐’ 공격받고 불이익을 주겠다는 경고를 받습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회사는 오히려 '개인 SNS 사용을 주의하라'고 지시합니다. 억지 주장에 호응해 여성노동자의 작업물을 삭제하고 계약을 해지합니다
이제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여성노동자, 페미니스트를 위축시키고 괴롭히고 일터에서 몰아내고 일감을 뺏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놀이로, 문화로 자리잡지 않도록 이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반복되는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지속적으로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서울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청년유니온,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희망을만드는법이 모여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를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공대위 활동은 크게 다음 세가지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첫째, 여성노동자가 경험하는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이 사회적 문제임을 알리겠습니다.
실태조사, 토론회 등을 통해 콘텐츠 업계 내 여성노동자 당사자의 이야기를 모아내겠습니다. 이를 통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성차별적 구조 아래 발생하는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둘째,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신고 채널을 운영하겠습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겪은 여성노동자가 더 이상 홀로 싸우지 않도록, 함께 대응을 모색할 수 있도록 신고 채널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 신고센터 (구글폼) https://forms.gle/enLKxt7GtbT4ycsaA
셋째, 회사와 정부가 제 역할을 하도록 법·제도를 분석하고 회사와 정부를 압박하는 활동을 하겠습니다.
회사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성평등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국가는 모든 시민이 안전한 노동 조건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피해 사례 중에는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기존 법망에서 다뤄질 수 있는 사례도 있었으나 정부 역할이 부재한 사이 회사는 혐오에 호응하며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공대위는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회사와 정부를 압박함과 동시에 기존법에서 다뤄지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백을 채워나가는 활동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위 활동을 바탕으로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위원회는 게임⋅콘텐츠업계, 나아가 우리 사회가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단호히 저지하고 성평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활동하겠습니다.